[엑스포츠뉴스 조용운 기자] 풀백이 문제다. 한때는 어느 포지션보다 먼저 주전의 이름을 채울 수 있던 자리가 풀백이었는데 지금은 누구하나 믿음직하지 못하다. 풍성하지 않아도 경쟁력이 있으면 될 일인데 그마저도 고개를 갸웃거리게 한다.
차두리가 떠난 슈틸리케호의 오른쪽 풀백 주인은 장현수다. 장현수는 다재다능하다. 센터백이 주 포지션인 장현수지만 측면 수비도 가능하다. 때로는 수비형 미드필더로 한발짝 위로 올라서지만 그 역시 낯선 자리는 아니다.
울리 슈틸리케 축구대표팀 감독은 장현수의 멀티플레이어의 재능을 높게 봤다. 차두리의 대체자가 마땅치 않자 장현수에게 오른쪽을 맡겼다. 풀백 장현수는 곧잘 하지만 본업이 아니기에 부족함이 있다.
장현수의 풀백 기용은 공격 한부분을 포기하게 만든다. 공격적인 재능이 없는 장현수로선 쉽사리 자기 포지션을 박차고 올라갈 수 없다. 실제로 중국전에서 장현수는 이렇다할 오버래핑을 보여주지 못하고 볼을 잡으면 주변 선수들에게 전달하기 바빴다. 그마저도 전진패스가 안돼 자주 상대에게 끊기면서 위기를 허용했다.
믿음직한 카드였던 장현수의 낙제점으로 시리아전은 새로운 경쟁의 문을 열게 했다. 슈틸리케 감독으로선 시리아전을 통해 장현수에게 신뢰를 한 차례 더 줄지 아니면 전문 풀백인 이용에게 기회를 건넬지 고민하게 됐다. 이용은 공격 재능이 출중한 만큼 다득점 경기가 필요한 시리아전에 안성맞춤이 될 수도 있어 눈길이 간다.
장현수가 흔들린 사이 걱정하던 왼쪽은 오재석이 의외로 훌륭한 경기력을 선보였다. 본래 오른족 풀백인 오재석은 박주호와 김진수가 낙마한 왼쪽 풀백의 대안으로 중국전에 나서 준수한 활약을 펼쳤다. 클리어링 실수로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지만 오버래핑을 통해 선제골에 기여하며 합격점을 받았다.
시리아전은 주전으로 도약할 가능성을 엿보는 자리다. 슈틸리케 감독은 시리아전을 앞두고 오재석과 사전 기자회견에 동석하며 신뢰를 불어넣었다. 제자리인 오른쪽으로 나설 수도 있지만 왼쪽의 주인을 찾는 것이 시급한 만큼 한 차례 더 왼쪽 풀백으로 검증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puyol@xportsnews.com / 사진=엑스포츠뉴스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