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P인터뷰①] '싸우자 귀신아' 권율 "악귀 역할 부담감, 감독님만 믿었죠"

[엑스포츠뉴스 김선우 기자] 배우 권율에게 '싸우자 귀신아'는 연기 인생의 도전과도 같았다. 권율은 쉽게 접할 수 없는 악귀 역할을 선뜻 택했고, 시청자들마저도 현혹되게 만들었다.

권율은 최근 엑스포츠뉴스와의 tvN '싸우자 귀신아' 종영 인터뷰에서 "소재나 캐릭터에 대한 부담감도 분명히 있었다"라며 "이 드라마를 선택한 계기는 오로지 박준화 감독님에 대한 믿음이었다. 감독님과 다시금 작업을 한다는 것에 대한 확신이 있었고 촬영을 하면서도 많은 대화를 나눴다"라고 이야기했다.

지난 30일 종영한 tvN '싸우자 귀신아'에서 권율은 박준화 감독과 두번째 호흡을 맞추게 됐다. '식샤를 합시다2'에서 이미 작업을 해본 두 사람의 케미는 이번에도 더욱 빛났다. 권율은 "주혜성이라는 역할에 대해서도 감독님을 통해 가이드라인만 알고 있었다. 사실 그렇게만 듣고서는 초반에는 연기를 하기 쉽지 않았다"고 털어 놓았다.

이어서 그는 "대신 비주얼적으로 감독님과 의논을 많이 했다. 신 바이 신으로 쪼개고 기술적으로 접근했던 점도 있다. 눈을 치켜뜨는 각도나 목소리를 낮게 깐다는 등 여러가지의 경우의 수를 대입해가면서 장면을 만들어갔다"라고 설명했다.

권율과 악귀를 대입해보면 선뜻 상상이 되지 않는다. 하지만 박준화 감독은 그런 의외성에서 권율을 주혜성 역할에 캐스팅했다. 부드러움 속에서 나오는 악귀의 모습은 섬뜩함을 배가시켰다. 더욱이 사연이 있는 악귀 역할에도 제격이었다. 마지막 장면에서는 주혜성이 참회하는 모습도 그려져 짠함을 더했다.

"주혜성이라는 인물이 시청자들로 하여금 단순한 악귀가 아니라 피해를 입은 불쌍한 가여운 영혼으로 남게 돼서 마음에 든다. '싸우자 귀신아'가 단순히 킬링타임이나 기획적인 특수 드라마로 봐주셔도 감사하지만 주혜성이라는 인물을 통해서 조금이나마 현실에 대한 문제도 돌아봐졌으면 좋겠다. 악귀라는 자체는 비현실적일 수 있지만 그 안의 사연을 들여다보면 현실적으로 학대와 핍박을 받고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이었다. 현실에서도 소외당하고 힘들어하는 것에 대해서 따뜻하게 봐줄 수 있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다. 주혜성처럼 가여운 사례가 나오지 않게끔 잘 전달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시청자들이 그걸 보고 연민을 느꼈다면 실제로 주변에 벌어지고 있는지 관심있는 눈길로 봐주셨으면 좋겠다"

권율은 드라마가 종영한 후에도 '싸우자 귀신아'와 주혜성 캐릭터에 녹아든 모습이었다. 하지만 그가 캐릭터를 벗어나는 비결은 색달랐다.

"'싸우자 귀신아'가 끝나고 나니 폭염 속에서 고생도 했기 때문에 짐을 털어버린 것 같은 시원함만 있을줄 알았는데 애틋한 마음이 더 크다. 배우들이 각자 캐릭터에서 빠져나오는 방식들이 있다. 나 같은 경우에는 인터뷰를 하면서 캐릭터와 이별하는 편이다"

하지만 '싸우자 귀신아'는 권율에게 성장의 발판이 됐다. 그 동안 장군부터 엄친아 역할까지 다채로운 연기를 해왔지만 악귀 역할은 권율의 연기 스펙트럼을 넓히는 계기가 됐다.

"어느 작품이나 성장하게 되는데 이번에는 특히 남달랐다. 장르의 힘든 부분이 있었기 때문이다. 연기를 할 때, 연기자로서 말이 되는지 안되는지 고민되는 지점들이 있는데 감독님을 믿고 따른 부분이 있었다. 이번 캐릭터를 맡으면서 권율의 새로운 얼굴을 보여드릴 수 있었다. 스스로의 가능성을 발견했다는 점에서 만족한다. 훗날 지금을 돌아봤을 때 '연기를 할 수 있었던 자양분이 될 수 있었구나'라고 느낄 것 같다"

권율은 주혜성을 통해 선과 악을 넘나드는 배우로 거듭났다. 그는 개인적으로 마음에 드는 수식어나 이미지를 묻는 질문에 "질문을 듣자 마자 떠오른 게 있다. 이번 드라마를 하면서 기억에 남았던 댓글이 생각난다. '선과 악이 공존하는 얼굴'이라는 이야기를 봤다. 기쁘고 감사했다"라고 전했다.

하지만 권율은 여기서 만족하지 않고 또 다시 도전해보고픈 장르에 대해 막힘 없이 이야기해 기대감을 높였다.

"악역에 대해서도 열린 마음이다. 대놓고 악역도 기회가 된다면 해보고 싶다. 특히 조금 더 남성적인 역할을 해보고 싶다. 실제로도 운동하는 것도 좋아하기 때문에 느와르나 액션에 대한 열망이 있다"(인터뷰②에서 계속)

sunwoo617@xportsnews.com / 사진 = 권혁재 기자, 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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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우 기자 sunwoo617@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