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아영 기자] 이렇게 맑은 눈동자와 선한 웃음을 가진 배우가 드라마에서는 천하의 나쁜 놈이 될 수도 있다는 것에 새삼 놀랐다. 무표정은 반항아인데, 웃으면 눈이 반달을 그리며 세상 순박한 얼굴이 된다.
배우 지일주는 JTBC 금토드라마 '청춘시대'에서 정예은(한승연 분)의 남자친구'였던' 고두영 역할로 출연 중이다. '연애 호구' 정예은을 이용하고, 그녀의 헌신을 헌신짝처럼 취급하다 결국 최근 방송에서 보기 좋게 차였다. 요즘 댓글로는 어마어마한 욕을 먹고 있지만, 촬영장에서는 칭찬 일색이란다.
"저런 똥차 같은 놈이랑 빨리 헤어지라는 욕을 댓글로 많이 먹었다. 그래도 연기 잘한다는 이야기니까 좋다. 현장에서도 저는 나쁜 연기밖에 안 하는데 이태곤 감독님이 '역시 고두영'이라며 박수를 치신다. '네가 했던 연기 중에 최고야'라면서."
지일주는 한승연과 함께하는 촬영이 독보적으로 많다. 한승연은 지일주에 비하면 이제 막 연기자의 길을 걷기 시작한 초심자다. 그런데 지일주가 한승연에게 조언하기보다, 본인 걱정을 더 많이 했다고 얘기했다.
"드라마 들어가기 전 관계자들로부터 '한승연이 칼을 갈고 왔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지일주가 눌릴 수도 있다'고 했다. 실제로 호흡을 맞춰본 한승연은 정말 착하다. 제가 '뭘 하자'고 제안하면 흔쾌히 응해주고, 잘 맞춰줬다. 정말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
언제나 호구일 것 같았던 정예은은 고두영에게 웃으며 작별을 고했다. 정예은의 당당함과 고두영의 얼빠진 표정이 대조되면서 시청자들에게 소소한 사이다를 선사한 장면이다. 지일주는 "그때 고두영의 느낌은 '언젠간 돌아오겠지'였을 것이다"라고 당시의 감정을 전했다.
지일주의 말처럼 고두영은 지난 20일 방송에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등장했다. 이게 끝이 아니다. 지일주는 "고두영은 끝까지 나온다. 나쁜 짓이 더하면 더했지 덜하진 않을 것이다. 한국 드라마에 나오는 남자 중 최악이 아닐까 싶다. 욕먹을 나를 생각하면 안쓰럽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또 "정예은의 통쾌한 사이다가 남아있다"고 귀띔했다. (인터뷰②에 계속)
lyy@xportsnews.com / 사진 = 권혁재 기자
[XP인터뷰②] '청춘시대' 지일주 "힘든 현실 버텨낸 20대, 그 자체로 대단"
이아영 기자 ly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