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3 15:51
자동차

[황욱익 칼럼①] 폭주족들이여, 서킷으로 가라!

기사입력 2016.08.16 19:29 / 기사수정 2016.08.16 20:05

김현수 기자
보복 운전과 더불어 사회 문제로 떠오르고 있는 길거리 폭주족에 대해 면허 취소 처분이 내려졌다. 길거리에서 폭주를 즐기는 마니아층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유독 올해 내려진 처분은 강력하다. 면허 취소는 현재 도로교통법의 처분 중 구속 다음으로 강력한 처분이다. 

지난 6월 부산 신항만에서 검거된 11명의 길거리 폭주족 사건과 유명 자동차 커뮤니티 운영자가 연루된 도심 폭주 생중계 사건은 많은 자동차 마니아들의 질타를 받았다. 이들은 아직도 인터넷에서 활동하며 자신의 행위에 대해 반성의 기미가 전혀 없다. 한때는 길거리 폭주도 ‘레이싱’이라는 이름으로 언론을 통해 알려졌지만 실상 이들이 펼치는 도심 폭주는 레이싱과는 상당히 거리가 멀다. 

단순히 빠르게 달리는 것은 레이싱이 아니다. 레이싱은 안전이 확보된 정해진 공간에서 정해진 룰에 따라 실력을 겨루는 것이지 법까지 무시해가며 자신들의 욕망을 채우는 행위와는 전혀 다르다. 더 큰 문제는 이들이 이른바 자동차 업계에 직간접적으로 종사하고 있는 사람들이라는 점이다. 자동차로 생계를 유지하면서 범법행위를 일삼는 일부 마니아들의 일탈이라고 볼 수 있지만 이들은 사회와 격리되어야할 요건이 충분한 사람들이다. 


◆ 솜방망이 처분이 강력해지다

검찰과 경찰은 최근 길거리 폭주에 대해 면허 취소라는 강경책을 내놓았다. 과거 범칙금 6만 원 정도로 끝나던 수준을 벗어났다는 얘기이다. 과연 자동차를 즐기는 것 중에 길거리 폭주가 일부 마니아들이 주장하는 ‘별로 문제될게 없는 사안’일까? 전혀 그렇지 않다. 

이미 도로교통법의 테두리 안에서 도로는 여러 사람이 함께 사용하는 공용의 공간이다. 돈이 없는데 차를 즐길 공간이 없고 시간이 없어 서킷에 갈 여유가 없다는 것은 근거가 희박한 핑계일 뿐이다. 


만약 우리가 어떤 취미를 즐긴다고 가정해 보자. 정당한 비용이 투자 되지 않는 것이 있을까? 일부 마니아들은 열정과 노력이 비용보다 더 크다고 주장하지만 법을 어기고 다른 사람의 안전까지 위협하는 행위는 절대 정당화 될 수 없다. 

비용이 부담되고 시간이 없다면 즐기지 않거나 수준에 맞는 취미 활동을 찾아보는 것이 현명하다. 여러 가지 이유 그 중에서도 즐길 곳이 없다는 이유로 여러 사람이 함께 사용하는 일반도로에서 폭주 행위는 어떤 핑계를 댄다고 해도 절대 정당화 될 수 없다. 더군다나 자동차 전용도로라 할지라도 폭주를 즐기기에 일반도로의 노면 상태는 생각보다 좋지 않으며 일반통행이 아닌 이상 반대편에서 진행하는 차들도 위험요소가 된다. 

과거부터 길거리 폭주는 심심치 않게 사회적 문제였다. 그러나 최근 10년 사이 폭주로 인한 교통사고 사망률을 살펴보면 과거에 비해 현저히 줄어든 게 사실이다. 자동차 외에도 즐길만한 다양한 여가활동이 소개되고 가족들과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여유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전남 영암의 코리아 인터내셔널 서킷과 강원도 인제의 인제스피디움이 오픈 함에 따라 현명한 사람이면 더 이상 위험하고 타인의 안전까지 위협할 수 있는 일반도로에서 폭주를 즐기지 않는다. 

그렇다면 비용도 일부 마니아들이 주장하는 것만큼 높을까? 현재 국내 서킷과 자동차 동호회 등에서 운영하는 트랙 데이나 체험 주행의 가격은 라이센스 취득 비용을 포함해 1회당 20만원 내외이다. 물론 라이센스 취득을 위한 교육이나 서킷 주행을 위한 메인터넌스 비용이 추가로 들어가지만 일반도로에서 발생할 교통사고에 비하면 그 금액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저렴하다. 


또한 모터스포츠 선진국인 일본의 경우 서킷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JAF 라이센스 취득이 필수이며(등급에 따라 다르지만 연간 약 3만 5천 엔) 별도의 서킷 이용요금도 우리나라에 비해서는 높은 편이다. 언제 있을지 모를 타인과의 사고로 인한 금전적 정신적 피해에 비하면 서킷 이용 요금과 시간 투자 등은 매우 저렴하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  

한국에는 길거리 레이서들 모이는 유명한 도로들이 있다. 그러나 잦은 사고와 주민들의 민원으로 중앙 분리대와 과속 방지턱이 설치되면서 이런 곳을 찾는 마니아들도 점점 줄어들고 있는 실정이다. 자동차를 즐기고 싶으면 일반도로에서 다른 사람들의 안전을 위협하면서 즐길게 아니라 안전한 곳에서 즐기는 것이 좋다. 낚시를 좋아하는 사람이 아무 곳에나 낚싯대를 던지지 않듯 자동차 역시 제대로 즐기려면 그만한 시간과 비용 지출은 당연히 준비해야 할 것이다. 

글/ 자동차 칼럼니스트 황욱익

김현수 기자 khs77@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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