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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P 분석①] '두점 베어스'는 옛말, 역대 최고 타고투저 시즌

기사입력 2016.08.04 23:46 / 기사수정 2016.08.04 23:49

나유리 기자


[엑스포츠뉴스 나유리 기자] '두점 베어스', '삼점 라이온즈', '기탈리아'는 이제 없다. KBO는 지금 '타고투저'에 익숙해지고 있다. 

1군 경험이 많은 투수들도 수술로 1~2 시즌을 쉬고 복귀하면 입을 모아 "타자들 발전 속도를 못따라가겠다"며 혀를 내두른다. 투수와 타자가 힘 대 힘으로 싸웠을 때 이제는 투수가 더 불리한게 사실이다. 웬만한 공은 커트해버리고 집요하게 쫓아들어오니 결국 승부구를 가운데로 던질 수 밖에 없다.

걸출한 신예 투수는 등장하지 않는데 타자들의 성장 속도는 갈 수록 빨라진다. 그 많던 투수들 모두 어디로 갔을까?

◆ 올해도 방망이는 뜨겁다 = 2014년에 이어 역대 최고 타고투저

가장 먼저 숫자를 통해 타고투저 현상을 확인할 수 있다. 8월 3일까지의 기준으로 KBO리그의 전체 평균 타율은 0.288이다. 팀 타율 1위인 두산(0.298)과 10위 kt(0.272)의 차이는 2푼6리 가량 차이가 난다. 리그 전체 홈런은 984개로 1000홈런 돌파를 눈 앞에 뒀다. 

역대 기록과 비교해보면 어떨까. 1982년 프로야구 출범 이후 2015년까지 전체 평균 타율은 0.264. 그러나 리그 전체 타율은 갈 수록 수직 상승 중이다. 꾸준히 2할 5~6푼대를 유지했던 리그 타율은 2011년 0.265, 2012년 0.258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2013년 0.268로 회복했고, 2014년은 무려 2푼 이상 상승한 0.289로 시즌을 마쳤다. 지난해 0.280으로 전체 타율이 소폭 하락했으나 현재 페이스가 유지된다면 역대 최고 타율이었던 2014년의 기록을 깰 수도 있다. 

투수들의 수난은 평균자책점으로 확인할 수 있다. 3일까지의 기준으로 팀 평균자책점 1위인 두산이 4.45, 최하위 kt는 5.82다. 3점대 팀 평균자책점은 머나먼 이야기가 됐다. 리그 전체 평균자책점도 5점대(5.16)다. 

KBO리그 역사상 최악의 평균자책점이다. 90년대 초반까지 꾸준히 3점대를 유지했던 리그 전체 평균자책점은 4점대로 올랐다가 2006년과 2007년 다시 3점대로 하락하기를 반복했다. 그러나 2014년 5.21로 처음 5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했고, 올해 역시 2014년 이후 두번째 5점대 평균자책점이 유력하다. 



◆ '3할 타자' 이제는 차고 넘친다


예전부터 '3할 타자'는 잘 치는 타자의 표준이었다. 10번 시도해 3번만 성공해도 '성공'이라 부를 수 있다는게 야구 종목의 매력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제는 다르다. 3할 타자가 차고 넘친다.

한 야구계 원로는 타격 순위표를 훑어보더니 "예전에는 규정 타석을 채운 3할 타자가 10명이 될까 말까 했다. 그만큼 3할을 치기 어려웠고, 3할 타자에 대한 대우도 확실했다. 하지만 지금은 3할 타자가 40명 가까이 나온다. 후반기로 접어들어도 숫자는 줄어들지 않더라. 기이하다"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팀별로 훑어봐도 3할 타자가 무척 많다. 3일까지의 기준으로 리그 전체 타율 1위는 한화의 이용규(0.359)다. 그리고 3할을 간신히 맞춘 넥센 김하성과 서건창이 나란히 전체 37위, 38위에 랭크되어 있다. 0.299인 SK 고메즈나 0.297인 SK 이재원 등 3할 진입을 눈 앞에 둔 타자들까지 감안하면 얼추 40명선이다. 팀당 100경기 가까이 소화한 페넌트레이스 종반인 것을 고려했을때 대단한 숫자다. 또 규정 타석에 약간 미달된 타자들까지 포함하면 팀당 '베스트9' 중 5~7명이 3할을 치고있다고 볼 수 있다. 

◆ 평균 시간, 작년보다 5분 늘어

경기에 따라 타격전, 투수전에 대한 팬들의 호불호 취향은 갈린다. 하지만 최근 추세는 '5점차도 안심할 수 없다'고 말한다. 1~2점차는 한 이닝에 쉽게 얻어낼 수 있기 때문에 마무리 투수들의 블론세이브 확률도 갈 수록 늘어났다. 압도적인 마무리 투수 품귀 현상에 정상급 마무리 요원을 한 손에 꼽기도 어렵다. 경기 후반부에 들어갈 수록 투수들의 체력이 떨어지고 타자들의 집중력은 향상된다. 

타고투저 현상은 경기 시간을 늘리는 주범이기도 하다. KBO는 지난해부터 '스피드업'을 강조하며 각종 룰을 신설했다. 경기 시간이 지나치게 늘어지면, 관중들의 몰입도도 떨어지고 결국 야구에 대한 지루함을 느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474경기가 진행된 현재까지 전체 평균 경기 시간은 3시간 26분(연장 포함)으로 지난해 연장 포함 평균 시간(3시간21분)보다 5분 늘었다. 역대 최고의 타고투저였던 2014년 평균 경기 시간은 3시간27분이었다. 이 역시 프로야구 출범 이후 최고 시간이다. 올 시즌이 2014년에 버금가는 타고투저라고 볼 수 있는 이유다. 

10개 구단 중 한화(3시간41분)의 평균 경기 시간이 가장 길지만, 넥센(3시간20분), 두산(3시간23분), SK(3시간17분), KIA(3시간24분), kt(3시간25분) 등 대부분 평균 소요 시간이 비슷비슷하다. 

'스피드업' 효과도 타고투저 경기 앞에선 무용지물인 셈이다.

NYR@xportsnews.com

※관련 기사 더 보기 : [XP 분석②] '못 버티는' 투수들, 타자들의 발전 때문일까
 

나유리 기자 NY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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