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최진실 기자] 충무로의 기대주를 꼽으라면 단연 최우식이 돋보인다. 최우식은 영화 '부산행'(감독 연상호)을 통해 다시 그 기대를 채웠다.
'부산행'은 7일, 개봉 19일 만에 천만 관객을 돌파하며 2016년 첫 천만 관객 돌파 영화가 됐다. 한국형 좀비물이란 신선한 소재로 천만 영화가 될 수 있었던 데는 배우들의 실감나는 연기도 큰 공을 세웠다. 최우식 역시 자신의 자리에서 '부산행'의 한 칸을 오롯이 채웠다. 최우식은 최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엑스포츠뉴스와 만나 '부산행' 열차에 함께 하며 많은 사랑을 받게 된 소감을 밝혔다.
"영화가 잘 돼서 정말 좋아요. 그런데 사실 저는 영화에 한 것이 없어서요. (웃음) 다른 분들이 정말 잘 하셔서 저는 함께 가는 기분이었죠. 숟가락을 얹은 느낌이랄까요. 좋은 분들과 함께 작업해서 좋은 경험을 많이 했습니다. 사실 화제가 될 것이라는 것은 예상했습니다. 한국에서는 워낙 신선한 소재잖아요. 화제가 될 것은 생각했지만 이렇게 많은 사랑을 받을 줄은 몰랐어요.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최우식은 극중 야구부 고등학생 영국 역을 맡았다. 영국은 야구대회를 위해 진희(안소희 분)를 비롯한 친구들과 서울역에서 부산행 KTX를 탔지만 감염의 습격으로 친구들과 이별한 석우(공유), 상화(마동석)와 감염자에 맞서게 됐다. 최우식은 감염자에게 야구 방망이를 휘두르며 영국의 사투를 연기했다. 해본 적 없는 액션에 길이 조절도 힘든 야구 방망이였지만 자신감 있게 휘둘렀고 자신 역시 만족한다고.
최우식은 '부산행' 팀의 돈독한 친분도 자랑했다. 공유, 정유미, 마동석, 안소희, 김의성, 김수안 등 배우들의 합 역시 최고였다고 함박웃음을 지었다. 재난 영화기 때문에 현장 분위기가 힘들지 않을까 걱정도 했지만 선배, 후배 할 것 없이 모두 서로를 잘 챙기며 즐겁게 사랑 받는 현장이었다고 회상했다.
"수안이를 닮고 싶다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 어린 감성이라는 것이 왜 큰 무기인지 수안이를 통해 알 수 있었어요. 수안이라는 어린 친구가 몰입을 하고 감정이 나오는 것이 닮고 싶고 부럽기도 했습니다. 수안이의 연기는 정말 히트였어요. 어떻게 아이가 이렇게 하는지 정말 대단하다고 느꼈어요. 공유 선배님과 마동석 선배님의 주변 환경을 만드는 능력도 닮고 싶어요. 두 분은 모든 사람을 챙겨주고 좋아해주는 그런 매력이 있거든요. 정말 배우고 싶습니다."
최우식은 영화 '거인'(감독 김태용)을 통해 지난해 청룡영화상 신인남우상 등 신인상 4관왕을 휩쓸며 주목 받았다. '부산행'의 연상호 감독 역시 '거인'을 보고 최우식에게 시나리오를 건넸다. 최우식은 이미 애니메이션으로 유명한 연상호 감독을 알고 있었고 실사 첫 영화 그리고 한국에서 좀비를 다룬다는 것에 대해 의아하기도 했다는 솔직함을 전했다.
하지만 연상호 감독과 만난 최우식은 그에 대한 확신을 가졌다. 친근하게 대화가 잘 통했고 애니메이션을 통해 뚜렷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으며 배우가 생각하는 이야기를 연상호 감독이 이미지로 이야기를 전해주는 것이 재밌었다. 자유로운 분위기의 연상호 감독에게 믿음을 가졌고 연상호 감독의 스타일은 즐거운 현장을 만들었다.
"'부산행'은 일부러 무섭게 하는 장치는 없습니다. 오히려 그런 것이 없어서 좋았던 것 같아요. 한국 정서에도 맞고 더 자연스러운 것 같았습니다. 현실감도 있었고요. '거인'을 통해 관심을 많이 받고 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거인'을 통해 주목 받은 것도 타이밍과 운이 좋았습니다. 연상호 감독님도 '거인'을 보고 '부산행'을 제안한 것이니 연결고리가 신기한 것 같아요. '거인' 이후 어떤 상황이 오더라도 그에 취해 있으면 안 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부산행'이 잘 돼서 기분이 좋고 감사하지만 심취되지 않으려 합니다. 아직도 성장기인 것 같아요. (웃음)"
최우식은 '부산행'이 자신의 기록적인 최고 흥행작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부산행'과 같은 대 프로젝트에 참여한다는 것 자체가 자신의 필모그래피에 뜻 깊은 이름일 것 같다며 행복하다고 전했다. 그에게 있어 '부산행' 현장은 지난해 여름을 눈 깜짝 할 새 지나가게 했던 즐거운 현장이었으며 많은 것을 배우고 좋은 사람들과 함께 할 수 있었던 곳이었다.
최우식은 봉준호 감독의 신작 '옥자'에 함께하며 '그대 이름은 장미'에서도 색다른 모습으로 출연할 예정이다. 보여줄 것이 많은 배우 최우식은 언젠가 언어를 뺀 연기를 해보고 싶다며 연기에 대한 도전과 의욕을 전했다.
"'부산행'에서 연기했던 캐릭터가 10대라는 점이 제게 있어서는 굉장히 큰 의미였던 것 같습니다. 10대는 어떻게 보면 도움을 받아야 할 나이인데도 10대로서 책임감을 가지고 행동한 모습이 참 좋았던 것 같더라고요. 영국이가 대견했어요. 아! 저도요. 하하."
true@xporsnews.com / 사진 = 권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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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실 기자 tu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