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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P인터뷰①] 민경훈 "'아는형님', 처음으로 마음 열게된 예능"

기사입력 2016.06.30 13:40

정지원 기자

[엑스포츠뉴스 = 정지원 기자] JTBC '아는 형님'의 민경훈은 완전히 '물 만난 고기'처럼 뛰어노는 중이다. 심드렁한 표정으로 무기력하게 앉아있다가도 돌연 강호동에게 날라차기를 하고, 저보다 한 뼘은 더 큰 서장훈을 쥐락펴락하는 것은 물론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뜬금없이 음란마귀를 소환해 웃음을 선사한다. 

내로라하는 방송고수들마저 당황케 하는 전무후무한 캐릭터 민경훈이지만, 그는 과거 숫기없이 러브 버라이어티를 돌아다니다 결국 예능판도에서 종적을 감췄던 전력이 있다. 그런 민경훈이 버라이어티 루키로 떠올랐으니 세상이 참 많이 변했다. 그래서 물어봤다. 민경훈에게 '아는 형님'은 대체 어떤 프로그램인지. 다음은 민경훈과의 일문 일답이다. 

◆'아는 형님' 재밌게 보고 있다. 현재 포맷은 매번 '최고'다 
-감사하다. 혹시 예전 포맷일 때도 봤냐. (일부만 봤다) 요즘 포맷만 봐달라. 요즘이 재밌다. 
 
◆민경훈의 예능 고정, 정말 신기했다. 
-원래는 출연하지 않으려고 했었다. 예능은 늘 부담스러웠거든. 섭외를 받고 소속사, 제작진과 정말 오래 얘기를 나눈 뒤 '일단 출연은 하지만, 스트레스 받는다면 하차하겠다'라는 전제로 출연을 결정했다. 혹시나 싶으니 일단 약속 받아놓고 시작한거다. 하하. 

◆여운혁 CP가 제작발표회에서 "민경훈은 고정이 아니다"라고 말했던 이유를 이제야 알겠다. 

-^^ 

◆그럼 이젠 솔직해지자. 고정이냐, 반고정이냐, 게스트냐. 
-고정이다. 아니 아니, 잠시만. 사실 사람 일이 어떻게 될 지 모르는 건데 이렇게 답해도 되나 모르겠다. 그래도 지금 난 제작진과 형들이 정말 좋다. 다른 프로그램에 출연할 때마다 느끼는 건데, '아는 형님'은 정말 편안하다. 내가 뭔가를 하지 않아도 날 알아주는 프로그램이라는 생각을 한다.

◆뭔가를 하지 않는다고? 반향은 정말 크다.
-난 열정적이지도 않고 열심히 사는 사람도 아니다. 제작진이 날 섭외한 이유도 '열심히 하는 사람이 있으면 그에 반대되는 사람도 필요해서'였다. 보통 때의 내 모습이 섭외 이유가 된 셈이다. 

◆'아는 형님' 속 민경훈과 실제 민경훈이 거의 흡사한가보다.

-평상시에는 더 집중력이 없다. 하하. 그리고 카메라가 수십 대가 있으니 좀 더 조심스러워지기도 하고. 


◆강호동 이수근 김영철 등 '방송 고수' 사이에서 열심히 해야한다는 부담감이 생기진 않았나. 
-형들이 있으니 더 잘해야한다는 부담감도 없었고, 그렇다고 형들만 믿고 편하게 방송해야겠다는 생각도 없었다. 연예계 생활 하면서 그들과 친해질 계기가 많지 않았기 때문에 '사람 대 사람으로 알아가자'는 생각만 있었다. 마음 참 편했었다. 하하.

◆그래서 '사람 대 사람'으로 알아가는데 성공했나.
-그렇다. 처음엔 형들과 멤버들의 말 중 어떤게 진심이고 어떤게 비즈니스인지 구분을 못했는데 이젠 아니다. 사소한 이야기도 즐겁게 나누는 사이가 됐다. 또 '아는 형님'이 시행착오를 겪은 뒤 요즘 좋은 소식이 들려오고 있으니 힘도 나고. 

◆말한 대로, '아는 형님'이 시행착오를 겪더니 대세가 됐다. '고정 멤버'로서 남다른 기분이겠다
-언젠가 '아는 형님'이 위기였을 때, 회의 시간에 '너도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는 형들의 조언을 듣고 많이 바뀌었다. 위기감도 느끼고 책임감도 느끼고 고민도 하게 됐지. 이젠 어딜 가도 본방 시청해달라고 홍보한다. '아는 형님' 재밌게 보고 있다는 말을 들으면 '그래요? 어때요?'라고 물어보고 반응도 많이 듣고.

◆정작 민경훈은 '아는 형님'을 못 본다는 것이 아이러니하다. 
-아직은 내가 출연한 방송을 보는 것이 민망하다. 그래도 최근엔 짧은 클립 영상들을 보고 밑에 달린 댓글을 모니터링한다. (주로 어떤 반응이었나) 내 모습이 재밌고 웃기다고 하더라.

◆설마 본인 위주의 영상만 보는거냐. 
-사실 내 위주로 보긴 한다. 아니, 내 모습은 내가 볼 수 없으니까 그래서 보는거다. 다른 형들은 어떻게 말했는지 내가 직접 봐서 알고 있으니까! 

◆자신을 향한 '웃기다'는 말들이 어색하진 않나
-댓글에 민감한 편이라 내 이름도 검색하지 않았던 시기가 있었다. 하지만 세월이 흐르고나니 대중의 반응도 유해지고, '민경훈에게 저런 면이 있었어?'하는 반응이 나오더라. 아마 데뷔했을 때 지금처럼 예능을 했다면 신인이 열심히 안 한다고 한 소리 들었을 지도 모른다. 하하. 그동안 예능 흐름도 바뀌고 대중이 좋아하는 스타일도 바뀐거라 생각한다. 난 그대로인데. 

◆그렇다면 시청자가 좋아하는 '민경훈의 매력'은 뭐라고 생각하나.
-이걸 스스로 말해야 하나. 굳이 꼽자면 의외성? 내가 어떤 반응을 보일지 예상을 못하겠다는 반응을 보고 느꼈다. 하지만 난 아무 생각 없을 때 가장 재밌는 것 같다. 그래서 이젠 댓글을 최대한 안 보려고 한다. 보면 또 분명 신경 쓰면서 촬영하게 될거다. 


◆이젠 멤버들과 관련한 질문을 해보겠다. 사석에서 제일 웃긴 '아는 형님' 멤버는?
-이수근. 그 형 자체가 너무 재밌다. '아는 형님' 속 콩트 코너도 제일 잘 한다. 나머지는 기복이 심하다. 한 번 망하면 끝도 없이 망한다. 편집의 힘으로 그만큼 살아남은거다. 

◆솔직히 나를 너무 좋아하는 것 같은 멤버는? 
-서장훈. 처음에 내게 장난을 친다고 '언제적 버즈야~'라고 말했다가 댓글 공격을 받은 형이다. 하하. 그 형은 좋으면 좋다고 말하는 스타일인데, 나같은 스타일이 자기 개그 코드와 맞다면서 좋아해주더라. 

◆내 캐릭터를 살려주는 멤버는? 
-당연히 강호동. 혼잣말을 하더라도 그걸 캐치해 재차 물어보고 '경훈이가 뭐라고 했는지 들었나?'라고 하면서 분량을 만들어준다. 내 반응을 이끌어내기 위해 일부러 건드려보기도 하고. 상대에게 관심이 없다면 절대 이렇게 할 수 없는 것 아니냐. '연애편지' 시절엔 강호동을 어려워했었지만 그땐 내가 너무 어렸었다. 이젠 호동이 형이 무섭지도 어렵지도 않다.  

◆생각했던 이미지와 가장 다른 멤버는? 
-김영철. 옛날에 김영철과 모 프로그램 대기실을 함께 쓴 적 있었는데 초면에 '응, 왔어?'라고 너무 편하게 반말을 해 알게 모르게 선입견이 있었다. 하지만 오해였다. '아는 형님'을 통해 알게 된 김영철은 정말 착하고 본받을 점이 많은 형이다. 해외 진출을 위해 항상 최선을 다해 노력하고 조금씩 이뤄나가고 있지 않냐. 대단한 형이다. 

◆얘기하는 것만 들어봐도 '아는 형님'에 대한 애착이 남달라보인다.
-요즘은 모두가 친구처럼 편하다. 형들도 회식 자리에서 '이제 네가 마음을 좀 연 것 같다'고 하더라. 실제로도 마음을 많이 열었고. 그 전까지는 예능을 하시는 분들과 친해질 기회가 없었으니 알아갈 길이 없었거든. (회식을 자주 하나보다) 강호동 형이 밥을 산 적도 있고, 프로그램 회식도 있었고. 아, 호동이 형은 밥 딱 한 번 샀다. 딱~ 한 번! 

◆마지막으로 초대하고 싶은 게스트는? 
-박근혜 대통령? 이거 농담이다. 내가 말하고도 너무한 것 같다. 그 분을 제외하면 신민아. 이유?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를 재밌게 봤었다. 

jeewonjeong@xportsnews.com / 사진= 산타뮤직, JTBC 

정지원 기자 jeewonjeong@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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