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신태성 기자] 웨일스와 북아일랜드의 경기에서는 '가레스'가 모든 것을 결정지었다.
26일(한국시간) 열린 16강 경기에서 후반전이 한창이던 75분, 웨일스의 가레스 베일이 올린 크로스를 북아일랜드의 가레스 맥컬리가 자책골로 연결했다. 이 골이 경기의 승패를 가르는 결승골이 돼 웨일스에게는 8강 진출의 기쁨을, 북아일랜드에게는 탈락의 슬픔을 안겨줬다.
베일은 빠른 타이밍의 강한 크로스로 굳게 닫힌 북아일랜드의 골문을 열었다. 상대 수비수가 마크해야할 선수를 찾기 전에 공격을 전개하며 나름대로 수비축구에 대처하는 방법을 찾은 장면이었다. 베일은 골키퍼들이 가장 처리하기 힘들어하는 골키퍼와 수비수 사이 공간으로 공을 투입시키며 웨일스를 구했다.
득점 이전까지도 베일은 활발한 움직임을 보였다. 아론 램지와 호흡을 맞추며 득점 기회를 만드는가 하면 신속한 드리블로 상대 진영을 헤집기도 했다. 비록 계속해서 크로스의 정확도가 아쉬웠지만 중요한 상황에서는 완벽한 크로스를 성공시켰다. 실로 '에이스'다운 활약이었다.
맥컬리는 경기 내내 웨일스의 공격을 온몸으로 방어하며 준수한 활약을 펼쳤지만 단 한 번의 수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아쉬움을 삼켰다. 크로스가 워낙 날카로웠고 맥컬리가 발을 대지 않았으면 뒤에서 따라 들어오던 롭슨-카누가 골로 마무리했을 가능성이 컸다는 사실로 위안을 삼아야 했다.
북아일랜드 입장에서는 맥컬리에게 탈락의 책임을 물을 수는 없다. 오히려 팬들은 고마움에 위로를 건낼 것이다. 웨일스를 상대로 선전을 펼치기는 했으나 많은 공격을 허용했고 그때마다 맥컬리의 수비는 빛났기 때문이다. 또한 맥컬리는 북아일랜드에게 역사적인 유로 본선 첫 골을 안겨준 선수다. 북아일랜드가 16강 경기를 치를 수 있는 데에는 맥컬리의 공이 컸다. 자책골로 팀에 탈락을 안겨줬음에도 북아일랜드 팬들이 고국에서 맥컬리를 따뜻하게 반길 것이 예상되는 이유다.
브렉시트와 맞물려 더 주목받았던 '영국 더비'는 결국 웨일스의 승리로 끝났다. 웨일스는 유로2016에서 성사된 영국 더비에서 1승1패를 기록 중이다. 웨일스로서는 다시 잉글랜드를 만나 지난 패배를 설욕하기 원할 것이다. 이번 대회에서 또 한 번의 영국 더비를 구경하려면 결승전까지 잉글랜드와 웨일스가 올라가야만 가능하다. 쉽지 않은 도전을 위해 웨일스는 이제 한 단계 높은 위치에서 헝가리와 벨기에 경기의 승자를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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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