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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분전 스위스, 샤키리 원더골을 남기다

기사입력 2016.06.26 00:46

조용운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용운 기자] 스위스는 재미가 없다. 메이저대회마다 스위스 축구는 기대에 못미치는 경기력으로 새벽 시간대 졸린 눈을 비비며 지켜보는 이들을 하품 나오게 했다. 

유로2016이라고 다르지 않았다. 조별리그서 1승 2무를 거둔 스위스는 호성적을 거뒀음에도 기억에 남는 경기는 없었다. 세 경기 모두 지루한 90분을 보냈고 별다른 임팩트를 보여주지 못했다. 그러다보니 스위스의 이슈는 프랑스전서 드러난 신축성 없는 유니폼이 전부였다.

16강도 마찬가지였다. 25일(한국시간) 프랑스 생테티엔의 스타드 조프로이 귀샤르에서 폴란드를 만난 스위스는 전반 내내 눈길을 사로잡지 못했다. 경기 초반부터 수비진에서 패스 실수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주도권을 폴란드에 내준 스위스는 수세 속에 45분을 보냈다. 

폴란드에 전반에만 13개의 슈팅을 허용하며 주도권을 내준 스위스는 39분 상대 역습에 실점하면서 기선까지 헌납했다. 조별리그부터 전반까지 스위스가 보여준 경기력이라면 이대로 8강 진출팀은 폴란드가 될 것처럼 보였다. 

다만 스위스는 끈끈했다. 무색무취이면서도 늘 토너먼트까지 올라가는 스위스의 힘은 쉽사리 지지 않는다는 점이었고 넘치는 체력을 바탕으로 푸반부터 경기 분위기를 바꾸기 시작했다. 대회 내내 침묵하던 세르단 샤키리가 서서히 살아나면서 스위스가 모처럼 발톱을 꺼내들었다. 

공격하는 스위스는 날카로웠다. 하지만 운이 따르지 않았다. 후반 공세를 통해 시도한 회심의 슈팅은 번번이 상대 골키퍼를 뚫지 못하거나 상대 골대에 가로막혔다. 승리의 여신이 폴란드를 향해 웃을 때 스위스가 흐름을 바꿨다. 

샤키리였다. 후반 들어 몰라보게 빼어난 활약을 보여주던 샤키리는 후반 37분 대회 최고의 골을 만들어냈다. 왼쪽에서 문전으로 연결한 크로스가 2명의 동료를 맞고 다소 불규칙하게 떠오른 볼을 샤키리가 환상적인 시저스킥으로 마무리했다. 유로 전대회를 통틀어 가장 아름다운 득점이었다. 



조금은 무모해보인 슈팅이었으나 정확한 임팩트로 골을 만들었고 샤키리는 스위스 팬들로 다가가 큰 박수를 이끌어냈다. 특히 샤키리의 이번 득점이 의미가 있는 것은 논란을 잠재운 골이란 점이다. 

샤키리는 이번 대회 도중 스위스 팬들을 실망시키는 큰 말실수를 했다. 샤키리는 코보소계 알바니아 출신이다. 코소보 사태로 스위스에 정착하게 됐지만 최근 코소보가 국제축구연맹에 가입하며 축구팀을 꾸릴 수 있게 됐다. 이를 배경으로 코소보 대표팀으로 옮길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샤키리가 고려해볼 것이라고 폭탄발언을 하면서 비난을 받았다. 더구나 대회 내내 활약마저 부족했기에 더욱 논란이 됐다. 


샤키리는 자신의 힘으로 정면돌파했다. 환상적인 득점으로 패배 직전의 스위스를 살려냈고 연장전으로 승부를 끌고가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샤키리와 스위스는 끝내 웃지 못했다. 승부차기서 그라니트 자카의 실축으로 결국 폴란드에 4-5로 패했다. 16강서 짐을 싼 스위스로선 샤키리의 환상골이 팬들을 달래줄 유일한 선물이었다.  

puyol@xportsnews.com / 사진 ⓒ AFPBBNews=news1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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