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8 16:15
스포츠

'영웅의 이별' 서울과 최용수, 그들의 마지막 예의

기사입력 2016.06.22 21:22

조용운 기자


[엑스포츠뉴스=서울월드컵경기장, 조용운 기자] FC서울은 FA컵을 하루 앞두고 긴급한 발표를 했다. 2011년부터 팀을 이끌어온 최용수(43) 감독이 시즌 도중에 떠난다는 소식이었다. 지난해 한차례 거액의 제안을 거절했던 중국 슈퍼리그 장쑤 쑤닝이 행선지로 밝혀지면서 놀라움은 더욱 컸다. 

선수 시절부터 지도자가 된 현재까지 서울과 함께했던 최 감독이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최 감독은 내달 1일부터 장쑤 감독직에 부임하며 중국 무대에 도전장을 던졌다. 1년 전보다 더욱 거절하기 힘든 제안을 가지고 자신을 다시 찾아온 장쑤에 거절 의사를 밝히기 어려웠다. 

예상치 못한 순간에 감독직을 사임한 이유가 중국행이란 것에 팬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최 감독의 선택을 존중하는 입장이 있는가하면 시즌 도중에 무책임하게 떠났다는 불만도 심심찮게 들렸다. 최 감독도 이를 모르지 않다. 22일 안산 무궁화와의 2016 하나은행 FA컵 16강전을 앞두고 만난 그는 "시즌 중간에 떠나니 부정적인 의견은 어쩔 수 없다"고 비판의 소리를 이해했다. 

작별을 앞두고 착잡한 심정의 최 감독이었지만 서울의 팬들은 아름다운 이별을 준비했다. 경기 시작 전 서울 서포터 '수호신'은 특별한 현수막을 다수 제작해 최 감독에게 마지막 선물을 했다. '정말 고맙습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서울의 영웅 최용수', '독수리 더 높은 곳을 향해' 등의 진심이 담긴 현수막을 통해 마지막 예우를 차렸다. 



이들은 하프타임에 흘러나온 들국화의 '걱정말아요 그대'의 '그대여 아무 걱정 하지 말아요 우리 함께 노래 합시다. 지나간 것은 지나간 대로 그런 의미가 있죠'와 같은 가사를 최 감독에게 투영하며 응원을 이어나갔다. 

팬들이 보낸 정성어린 메시지에 최 감독은 승리로 보답했다. 자신의 마지막 경기인 만큼 평소 생각만 해왔던 전술을 꺼내들 만도 한 상황이었다. 실제로 최 감독은 불과 나흘 전 "데얀과 아드리아노 투톱에 박주영과 윤주태를 측면에 세운 4-4-2를 부담없을 때 한번 가동해보고 싶다"고 농담 삼아 말했다. 상대도 부담 없는 K리그 챌린지의 안산이기에 팬서비스 차원에서 접근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최 감독은 단호했다. 그는 "내가 가는 것은 가는 거고 서울을 8강에 올려놓을 임무가 있다. 경기에 집중해 깔끔한 승리를 선물해야 한다"면서 "한경기 한경기 최선을 다했던 그대로 접근했다. 다음 감독을 위해 로테이션을 하는 등의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 감독은 마지막 순간까지 서울의 감독으로 승리하길 바랐고 그의 생각대로 경기는 순조롭게 진행돼 윤주태의 멀티골로 2-1 승리를 따냈다. 마지막 임무라 여겼던 FA컵 8강 티켓을 남긴 최 감독은 서울의 영웅으로 작별 인사를 했다. 



puyol@xportsnews.com / 사진=서울월드컵경기장 박지영 기자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

ⓒ 엑스포츠뉴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실시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

주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