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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슬&패션] 비키니 어벤져스, 하루아침에 되지 않았다 (인터뷰③)

기사입력 2016.06.15 11:49 / 기사수정 2016.07.06 11:16

조용운 기자

비키니 어벤져스 (좌측부터) 황아영, 홍유리, 형주현, 최지수, 김유정

[엑스포츠뉴스=조용운 기자] "우리 팀 이미지라면 어벤져스죠."

강하게 내리쬐는 5월의 태양 아래 다양한 비키니 의상을 입은 명품 몸매 군단이 푸른 바다를 수놓는다. 잘록한 허리와 글래머러스한 몸매가 때이른 백사장을 찾은 이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낯선 눈길은 아니다. 팀 JT가 움직일 때면 늘 따라오는 자랑거리다. 

팀 JT는 비키니 전문 선수로 구성한 피트니스 선수단이다. 면면이 화려하다. 비키니부터 피규어까지 다양한 분야의 몸을 만들며 피트니스 열풍을 주도했던 홍유리를 축으로 몸매종결자들이 몰려있다. 형주현은 이를 두고 "어벤져스"라 칭한다. 무대 위에서 자신감 넘치는 눈빛과 예술을 표현하는 몸의 움직임을 보면 저절로 수긍하게 된다. 이들은 최근 진행된 2016 나바코리아 서울오픈 챔피언십서 전원 입상하며 더할나위 없이 좋은 성적을 거뒀다. 

빼어난 외모와 아름다운 몸매, 명성까지 갖춘 이들은 많은 이의 부러움을 산다. 하지만 보이는 모습 뒷편을 물어보자 고개를 가로젓는다. 무대에 올라 보여주는 30분 남짓의 시간 외에는 고충의 나날이라는 설명이다.



지난해 IFBB 프로 코리아 그랑프리 비키니모델 노비스 1위에 이어 올해 나바코리아 서울오픈 비키니 프로 1위를 차지해 현존 가장 핫한 몸매를 과시한 형주현은 챔피언의 무게를 이겨내는 것이 숙제였다. 

그는 "첫 대회부터 성적이 좋아 부럽다는 말을 많이 들었는데 좋은 것만은 아니다. 지켜야 한다는 부담감이 상당했다. 운동과 식단이 문제가 아니었다"며 "내가 생각했던 성적이 안 나오면 버틸 수 있을까 걱정도 됐다. 나를 보고 팀에 들어온 친구도 있을 텐데 기대감에 미치지 못할까 많은 고충이 있었다"고 남모를 마음고생을 드러냈다.

울기도 많이 울었다. 어쩔 때는 런닝머신에 올라 뛰는 순간에도 눈물이 흐르곤 했다. 그래선지 최근 대회서 우승자로 호명되는 순간 형주현은 힘들었던 시간이 주마등처럼 지나간 탓에 무대서 뜨거운 눈물을 흘려야 했다. 



애플힙으로 누리꾼의 관심을 불러모은 황아영은 어린 시절 골프선수를 꿈꿨다. 21살까지 골프채를 놓지 않았던 황아영이 단시간에 비키니 선수가 되려면 그만큼 큰 노력이 뒤따라야 했다. 그는 "골프를 하면서 요가 트레이닝을 겸해 자연스럽게 넘어왔는데 내가 생각했던 운동이 아니었다. 원래 하던 운동방식과 많이 달랐다"면서 "6개월을 준비했는데 시간이 짧게 느껴졌다. 아침•저녁으로 운동하고 밤에 유산소를 뛰었다"고 말했다.

운동량보다 시간의 부족이 더 극복하기 힘들었다. 황아영은 "운동 시간 외에 개인 시간이 없다. 비키니도 직접 만들어야 하고 여러모로 준비할 것이 많다. 하루 일과에서 뺄 수 있는 시간이 없는 일반 직장인이었다면 힘들었을 것"이라고 돌아봤다. 모든 시간을 투입한 덕분에 첫 대회 출전에 비키니 톨 클래스 1위, 프로 3위의 성적을 냈지만 "사람도 많이 못만난다. 만나면 먹어야 하기 때문에 사람과 단절된다. 생각보다 화려하지 않은 6개월이었다"고 회상했다.  

색다른 고충도 있다. 황아영은 대회 당시 흰 피부로 큰 주목을 받았다. 흔히 머슬 대회라면 검게 태운 피부가 연상이 되는데 황아영은 달랐다. 혹시 개인만의 전략이었는지 묻자 손사레를 친다. "다들 태닝을 안 하고 출전했다고 생각하는데 사실 많이 한거다. 워낙 하얘서 태닝을 해도 벌게지기만 할 뿐 타지 않더라. 피부가 검게 변해야 근육의 선명도가 잘보이는데 나는 운동량을 늘려 대응을 해야 했다"고 울상을 지었다.

그래도 무대에 올라 화려하게 자신의 몸을 과시할 때만 생각하며 입술을 깨문다. 그랑프리 우승에 대한 꿈을 실현하기 위해 더욱 운동화 끈을 동여맸다. 강심장이 아닌 남 얘기까지 다 신경 쓰는 타입이라 더욱 신중하게 운동에 매진하고 있다는 설명을 붙인다.  



또 다른 신예 탄생을 알린 김유정은 자신의 성격과 반대인 화려함에 이끌려 비키니 선수가 됐다. 지금 생각해도 어떻게 무대에 올랐는지 놀랄 만하다.

"처음에는 개인 운동을 할 겸 트레이닝을 시작했다. 성격이 화려한 것을 좋아하지 않아 비키니 선수에 대한 생각은 전혀 하지 않았었다"는 그는 "팀에 대한 설명을 듣고 난 후 다시 보니 화려한 무대에 서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골프를 치다 도중에 관둬 실패한 입장이라 이것만큼은 잘하고 싶은 마음이었다. 골프를 할 때는 자신감이 없어 첫 티샷에 시간이 오래 걸렸다. 이번에도 그럴까 걱정했는데 친구들이 보더니 '얘봐라' 그러더라"고 웃어보였다. 



패션디자인을 전공해 패션 회사서 인턴으로 일했던 독특한 경력의 최지수는 오히려 비키니 선수가 된 후 자신을 되돌아보게 됐다. 자아를 찾아 진로를 패션으로 택했지만 정작 실망감이 컸다. 그는 "인턴기간 동안 내가 없었다. 자기만을 위한 생각의 여유조차 없었다"며 "오히려 지금은 최지수라는 이름으로 내 길을 찾아가고 있다. 없던 자존감도 생겼다"고 순기능을 설명했다. 

남들보다 천천히 데뷔를 준비한 최지수는 "출전하기 전에 다른 대회를 지켜보면서 상을 받지 못했을 때 실망하지 않는 법을 저절로 터득하게 됐다"면서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이기에 남들 기대에 보답해야 한다는 부담은 조금 내려놓았다. 대신 꾸준히 오래 비키니 선수로 남고 싶다"는 포부를 전했다.



[장소=서피비치, 촬영지원=스프링데이스튜디오, 헤어메이크업=주선진 뷰티아티스트]

puyol@xportsnews.com / 사진=양양, 권혁재 기자 

◆인터뷰 전문보기 
[머슬&패션①] "이제는 팀 스포츠" 피트니스의 세계
[머슬&패션②] 홍유리 "예쁘고 화려? 건강한 비키니를 그려요"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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