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이종서 기자] "준비 많이 했습니다. 하나씩 해가도록 하겠습니다." 삼성 라이온즈의 김정혁(31)이 뒤늦게 자신의 가치를 알리고 있다.
김정혁은 지난 4일 대구 한화전에서 5-8로 지고 있던 7회 선두타자로 나와 한화 송창식을 상대로 솔로 홈런을 날렸다. 김정혁의 데뷔 첫 홈런이자, 데뷔 첫 장타다. 그리고 5일에는 0-0으로 맞선 2회말 1사 2,3루 상황에서는 2타점 2루타를 터트려 팀의 선취점을 내기도 했다.
그러나 팀이 이틀 모두 경기에 패하면서 김정혁의 활약을 빛을 바랬다. 그러나 조동찬, 발디리스, 구자욱 주축 선수들의 연이은 부상 속 김정혁의 활약은 삼성으로서는 '가뭄의 단비'와 같았다.
김정혁은 지난 2011년 육성선수로 삼성에 입단했다. 그리고 2011년 1군 무대에서는 3경기 2타수 무안타에 그쳤지만, 2군에서는 타율 4할1푼8리 6홈런 57타점으로 2군 유일한 4할 타율을 기록하며 남부리그 타격왕에 올랐다.
그러나 좀처럼 1군에 올라올 기회를 받지 못했다. 지난 2014년과 2015년 각각 2경기, 17경기에 나서는데 그친 그는 올 시즌 역시 지난 4월 12일 1군에 등록됐지만, 12일과 19일 한 타석만 소화하고 다시 2군으로 내려갔다. 그러던 중 지난달 28일 구자욱이 허리 통증으로 2군에 내려가면서 다시 김정혁에게 기회가 왔다.
다시 1군에서 기회를 잡은 그는 6월 5경기에서 3할8푼5리(13타수 5안타 1홈런) 3타점을 기록했다. 김정혁은 최근 활약에 대해서 "경기에 계속 나가다보니 마음도 편해졌다. 스스로는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항상 못 치면 내려가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었던 것 같았다. 쫓기는 마음에 내 스윙도 못했다. 이제는 3~4타석씩 보장받다 보니 편안한 마음으로 경기에 나설 수 있게 됐고, 야간경기도 익숙해졌다"고 웃어보였다.
데뷔 6년 만에 나온 첫 홈런. 그는 "자신있게 풀스윙 돌리자고 생각했는데, 잘 맞았다"며 "예전부터 연습할 때마다 1군에서 홈런 한 개 치는 것을 꿈꿨다. 그게 이뤄지니까 치니까 소름 돋고 좋았다"고 소감을 전했다.
2군 생활이 길었던 만큼 그는 1군에서의 활약을 절실하게 꿈꿨다. 그는 "2군에서 준비를 많이 했다. 많은 도움도 받은 만큼 시즌 초 자신감있게 올라왔는데 한 타석만 소화하고 2군에 내려갔다. 그래서 더 열심히 하고 이미지 트레이닝도 많이 했다. 1군과 2군을 오가다보니 연습 방법도 어느정도 알게 됐다"고 이야기했다.
류중일 감독도 "데뷔 때 부터 방망이를 치는 자질은 뛰어났다"며 "정말 열심히 하는 선수"라고 최근 김정혁의 활약을 흐뭇하게 지켜봤다.
그러나 아직 붙박이 주전은 아닌 만큼, 부상 선수들이 올라오면 다시 2군으로 내려갈 수도 있다. 그 역시도 "부상 선수들이 오면 다시 내려갈 수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며 자신의 입지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그러나 이내 "백업이라도 팀에 필요한 역할을 하고, 언제든 준비하면서 필요한 선수가 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많은 준비를 했다. 처음에는 긴장도 많이 했지만, 점점 좋아지고 있다"고 미소를 지으며 "지금의 활약이 반짝일 수 있으니 계속 좋은 모습 보일 수 있도록 마음을 잘 잡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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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서 기자 bellstop@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