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김현정 기자] 정의라는 이름으로 거대 악에 맞서는 이들이 있다.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과 다를 바 없지만 이들은 투쟁을 계속한다. 힘없는 약자들의 통쾌한 반란은 불합리한 세상을 미약하게나마 변화시킨다.
뮤지컬 ‘뉴시즈’ 속 뉴스보이들의 이야기다. 서울 충무아트홀 대극장에서 공연 중인 '뉴시즈'는 19세기 말 뉴욕 시, 거리 위의 어려운 생활 속에서 더 나은 삶을 꿈꾸는 10대 뉴시즈 소년들의 열정적인 이야기를 담아냈다. 이번 공연은 아시아 초연으로, 8번의 아카데미상을 받은 디즈니의 작곡가 알란 맨켄과 작사가 잭 펠드맨이 음악을 만들었다. 토니어워즈에서 4회 수상한 하비 피어스틴이 대본을 작업했다.
힘없는 노동자는 강자의 결정에 순응해야 한다. 비록 그것이 올바르지 못하다고 느끼더라도 생계를 위해 참는 게 최선이다.
그러나 20명의 뉴스보이들은 달랐다. 부당하게 신문값을 인상하는 등 ‘갑질’을 하는 윗사람들의 행태에 신문값 인상 철회를 요구하는 파업을 선언한다. “일하는 건 우리니까 할 말은 해야 돼”라고 말하는 잭 켈리를 필두로 정의 구현을 위해 계란으로 바위치기를 시도한다.
사실 줄거리는 단순하고 결말은 지극히 디즈니답다. 이들의 갈등과 뉴스보이즈들의 용감한 투쟁은 의외로 ‘매우 쉽게’ 해결된다. 얽히고 얽힌 매듭이 단 한 번에 풀어지는 듯한 느낌이다. 잭 켈리와 캐서린 플러머의 로맨스도 갑작스럽게 이어진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작품의 매력은 그런 단순함에 있다. 사람답게 사는 인생을 느끼기 위해 목소리를 내는 뉴스 보이들과 자신의 이익만 탐하는 권력자들은 선과 악으로 뚜렷하게 대비된다. 이는 무대 장치에서도 드러난다. 거대 신문사의 권력자들은 무대 상단에, 뉴시즈들은 아래에 배치돼 권력구조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청춘들의 패기로 중무장한 약자들의 승리로 대변되는 결말은 뻔한 스토리를 상쇄한다. 앙상블들의 화려한 단체 군무가 백미다. 경쾌한 넘버와 어우러지는 이들의 밝은 에너지는 유쾌함을 배가한다.
배우 온주완을 향한 의심의 눈초리는 거둬도 될 듯하다. 데뷔 13년 만에 뮤지컬에 처음 도전한 그는 무대 위를 열정적으로 활보하며 우려를 불식한다.
온주완은 엑스포츠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뮤지컬을 처음 하는 온주완이 궁금해서 온 분들도 있겠지만 무대 위 온주완은 다를 거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쌓아온 인지도로 버틴다고 봐주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으면 한다. ‘뮤지컬 잘하네’라는 얘기가 나오게 하겠다”고 각오를 밝힌 바 있다. 진취적인 캐릭터와 어울리는 연기와 무리 없는 가창력으로 기대에 부응한다.
뉴스보이로 나오는 앙상블을 비롯해 잭 켈리의 친구 크러치 역을 맡은 강은일, 동생과 함께 잭 켈리를 지지하는 데이비 강성욱 역시 각자의 캐릭터를 자연스럽게 소화한다.
7월 3일까지 서울 충무아트홀 대극장에서 열린다. 만 7세 이상. 150분.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 오디뮤지컬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