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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나의 순간' 승부처 변수가 된 '홈 충돌 방지법'

기사입력 2016.05.06 06:57 / 기사수정 2016.05.06 06:57

이종서 기자


[엑스포츠뉴스=이종서 기자]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의 치열한 어린이날 더비를 끝낸 것은 '신설 규정'이었다.

5일 LG와 두산의 맞대결이 펼쳐진 서울 잠실구장. 팽팽하게 맞선 두 팀의 경기는 7-7 동점인 상태로 연장으로 흘렀다. 그리고 연장 10회말. LG는 선두타자 채은성의 2루타와 이병규의 진루 땅볼로 1사 3루 끝내기 기회를 맞았다. 

후속타자 루이스 히메네스가 3루 땅볼을 쳤고, 전진 수비를 펼치고 있던 허경민이 공을 잡았다. 홈 승부 상황. 허경민은 홈으로 곧장 공을 던졌지만, 송구가 다소 높았다. 포수 양의지는 점프해서 공을 잡은 뒤 곧바로 채은성을 태그했다.

홈 접전 상황. 타이밍상 아웃이었지만, 심판은 세이프를 선언했다. LG 선수들이 승리의 기쁨을 누리기 위해 더그아웃을 박차고 나오는 순간, 두산 벤치에서는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다. 중계화면에서는 양의지의 태그가 더 빨랐다. 그러나 판정은 번복되지 않았다.

심판은 '홈 충돌 방지법'을 이유로 들었다. 공을 잡은 양의지는 채은성의 홈 터치를 막기 위해 오른발로 홈 플레이트를 가렸기 때문이다. 결국 어린이날 더비는 4년 만의 LG의 승리로 끝났다.

올 시즌 신설된 '홈 충돌 방지법'에 따르면 a.득점을 시도하는 주자는 포수와 접촉할 목적으로 홈을 향한 자신의 직선주로에서 이탈할 수 없고, 혹은 피할 수 없는 충돌을 시도할 수 없다. 위반 시 심판은 해당 주자에게 아웃 선언을 하며 b. 포수는 공을 갖고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득점을 시도하는 주자의 주로를 막을 수 없다. 위반시 심판은 주자에게 세이프 선언을 한다.

현재 이날 경기를 포함해 '홈 충돌 방지법'에 관련한 비디오 판독은 총 세 차례 나왔다.

첫 번째는 지난달 12일 치러진 롯데와 LG의 경기다. LG가 11-10으로 앞선 9회초 1사 만루 상황에서 황재균이 땅볼을 치자 3루주자 손아섭이 홈으로 달려 들다 정상호에게 태그를 당했다. 원심에서 '아웃'을 선언한 심판은 판독 후에도 '아웃'을 선언했다. 송구를 받으려는 시도 과정에서 이뤄진 정당한 동작이라는 뜻이었다.

두 번째 역시 LG전이었다. 지난달 28일 LG와 삼성의 맞대결에서 6-4로 삼성이 앞선 6회말 무사 1,3루 상황에서 삼성은 이중 도루를 시도했다. 홈에서 삼성 이지영과 LG 정상호의 홈 충돌이 일어났고, 원심은 아웃이었다. 그러나 비디오 판독 결과 정상호가 공이 오기 전 주로를 가로 막았다고 판단돼 세이프로 정정됐다. 홈 충돌 방지법에 따라 처음으로 판정이 번복되는 순간이었다.

올 시즌을 앞두고 홈 충돌 방지법이 시행된다고 발표돼 포수들은 스프링캠프에서 이 부분에 대해서 집중 훈련을 했다. 그러나 홈 접전 상황이 대부분 승부처에서 이뤄지고 있고, 긴박한 상황인 만큼 포수들은 본능적으로 과거의 습관이 나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심판이 찰나의 순간 이뤄지는 공과 태그 되는 순간을 모두 보기는 쉽지 않다. 여기에 비디오 판독 제한도 2번인 만큼 경기 후반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또한 규정에서는 어디까지를 정당한 블로킹으로 봐야하는 지도 아직 명확하지 않다. 매 순간 논란을 낳고 있는 이유다. 그만큼 올 시즌을 바탕으로 추후 세밀한 보완이 필요해 보인다.

bellstop@xportsnews.com / 사진=엑스포츠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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