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수원, 조용운 기자] 수원 삼성을 위한 반전 드라마는 없었다. 대신 반등할 계기를 얻은 점에 서정원(46) 감독은 희망을 얘기했다.
수원이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서 탈락했다. 상하이 상강(중국)을 완파하면서 마지막까지 실낱같은 희망을 이어갔던 수원은 멜버른 빅토리(호주)의 최종전 결과에 따라 챔피언스리그서 짐을 싸게 됐다.
자력으로 16강에 진출하는 것이 어려웠던 만큼 탈락의 충격을 감수했던 수원이다. 대신 유종의 미를 확실하게 거두며 도약할 발판을 만든 것이 고무적이다. 그동안 1골 내지 2골의 답답한 공격력을 보여주던 것과 달리 상하이 상강을 맞아 3골을 넣는 득점력으로 시원함을 안겼다.
수원은 개막부터 스타트가 좋지 않았다. 초반에는 한동안 승리가 없었고 4월에는 무승부만 쌓으며 제자리걸음을 했다. 터닝포인트를 찾기 위해 애를 썼지만 들쭉날쭉한 모습에 해법을 찾기란 어려웠다. 그래도 서정원 감독은 지난달 FC서울과 치른 슈퍼매치가 끝나고 "우리는 저력이 있다. 5월부터 올라서겠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5월의 출발이 산뜻하다. 비록 상하이 상강이 2군으로 나서고 수원도 염기훈과 권창훈, 산토스 등 핵심자원을 활용하지 않아 정확한 평가를 내릴 순 없지만 무승부에 지쳐가던 분위기를 탈피하는데 분명 큰 힘이 되는 승리를 기록했다.
김건희의 멀티골이 시사하는 바는 크다. 최전방 공격수에 대한 갈망이 상당하나 현 구단 씀씀이나 이적시장을 살펴보면 마땅히 보강하기도 어렵다. 불확실한 자리일수록 김건희에게 기회는 더 갈 수밖에 없고 올해 성적을 가늠할 마지막 퍼즐인 셈이다. 프로에 올라와 데뷔골이 쉽사리 터지지 않아 떨어지던 자신감을 멀티골로 해결하면서 향후 활약상을 예고했다.
김건희를 비롯한 어리고 경험이 없던 선수들의 준비성 확인도 수확이다. 지난 몇년간 스타가 사라진 수원이 버티는 힘은 로테이션이다. 선수층이 얇아 가급적 많은 선수를 활용했고 지난해에는 부상 병동으로 고생해 강제 로테이션을 돌리기도 했다.
그로인해 스쿼드에 안정감이 생겼다. 서 감독은 지난달 광주FC와 원정경기에 나서 "로테이션을 오랜기간 하다보니 뒤에서 기다리는 선수들에 대한 믿음이 생겼다. 이제는 주전 11명 중 5~6명 정도는 걱정없이 바꿀 만한 힘이 생겼다"고 말했다. 이는 상하이 상강전을 통해 증명됐고 장현수와 김종우, 이용래 등의 활용폭을 확인하는 성과를 보였다.
챔피언스리그 탈락은 아쉽지만 조용했던 겨울 이적 시장으로 얇아질대로 얇아진 스쿼드를 생각하면 리그 집중에 이점도 무시할 수는 없다. 서 감독도 "리그와 챔피언스리그를 병행하면서 체력 문제가 있었다. 선제골을 넣고 실점하는 것도 따지고 보면 체력 문제"라면서 "탈락이라는 결과물을 받은 이상 짚고 넘어갈 부분을 파악한 뒤 해결하겠다. 리그에서 반등은 시간문제라 보고 5월 반드시 반등의 기회로 삼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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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