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16 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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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쥬크박스] '키리에', 깊어지고 무거워진 김윤아의 무채색 독백

기사입력 2016.04.29 13:50

김경민 기자

[엑스포츠뉴스=김경민 기자] 김윤아가 돌아왔다.
 
자우림 멤버가 아닌 솔로 가수 김윤아의 신곡은 늘 반가운 일이다. 1997년 자우림 데뷔 이후 독보적인 한국 록밴드의 싱어송라이터로 활동하던 김윤아는 2001년 발표한 솔로 1집 '섀도우 유어 스마일'을 통해 솔로가수로도 성공 가능성을 내비쳤다.
 
솔로 가수 김윤아의 완전한 앨범은 2집 '유리가면'을 통해서 절정에 달했다. 타이틀곡인 '야상곡'을 비롯해 1번 트랙 '불안은 영혼을 잠식한다' 부터 이어지는 '사랑, 지나고 나면 아무것도 아닐 마음의 사치', '봄이 오면' 등 어느 한 곡도 빼놓을 곡이 없다.
 
김윤아의 강점인 아름다운 노랫말은 솔로앨범에 정점을 찍는다. '가장 아름다운 노랫말'로 선정된 야상곡은 그 가사 자체가 한편의 시로 봐도 무방할 정도의 완성도를 지닌다. 곡을 받는 가수가 아닌 곡을 쓰고 만드는 싱어송라이터만이 가능한 영역을 김윤아는 완벽하게 보여준다.
 
자우림이라는 밴드를 벗어난 김윤아는 자신의 장기인 건반악기를 비롯해 각종 브라스와 오케스트라를 이용하는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에 도전한다. 재즈는 물론, 라틴 음악까지 김윤아의 색깔에 오롯이 품어냈다. 자우림과는 다른 김윤아의 색깔을 확립한 것이다.
 
하지만 솔로 앨범을 통한 김윤아의 색깔은 자우림으로도 번지기 시작했다. 5.5집 '청춘예찬'의 동명 타이틀곡에서 그런 뉘앙스를 풍기기 시작하더니 6집 'Ashes To Ashes'에서 극에 달한다. 이후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자우림과 솔로가수 김윤아는 어느 정도 타협점과 음악적 거리를 두면서 작업을 해 왔다.

 
이 사이 김윤아는 개인적으로 큰일(결혼과 출산)을 치르면서 솔로 음반은 3집 '315360'을 끝으로 더 이상 내지 않았다.
 
그랬던 김윤아가 6년여 만에 EP로 돌아왔다. '키리에'라는 제목의 한 곡 뿐이지만 오랜 공백을 가진 김윤아의 건재함과 함께 더 깊어진 삶에 대한 성찰을 엿볼 수 있다.
 
곡명인 '키리에'는 그리스어인 'Kyrie eleison'(주님, 자비를 베푸소서)에서 기반한 말이다. 곡명에서 보듯 '키리에'는 삶의 고통에 대한 이야기다.
 
노랫말 또한 "나는 지옥에, 나는 지옥에 있나봐", "울어도 울어도 네가 돌아올 수 없다면 이건 꿈이야"라며 지독한 고통을 끝 없이 호소한다. 극도로 절제된 악기 구성 속에서 김윤아의 목소리는 강렬한 메시지를 던진다 때로는 독백을, 때로는 절규를 하는 김윤아의 목소리는 과거의 발랄함은 찾아 볼 수 없을 정도다.
 

2001년 발표한 솔로 1집과 16년이 지난 2016년 발표한 '키리에'의 김윤아는 세월 만큼이나 달라진 음악성을 보여준다. 하지만 김윤아가 최고의 여성 가수로 존재할 수 있게 해준 메시지를 담은 노랫말은 여전하다.
 
CD 시대인 90년대를 거슬러 MP3를 지나 스트리밍 시대를 관통하고 있는 김윤아의 새 앨범은 언제나 반갑다.

fender@xportsnews.com

김경민 기자 fend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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