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8 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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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저스를 지탱하는 '가족이란 이름의 힘'

기사입력 2016.04.29 11:15 / 기사수정 2016.04.29 11:15

나유리 기자


[엑스포츠뉴스=나유리 기자] 타국에서 뛰는 외국인 선수들에게 가족은 특별한 의미로 다가온다. 

한화 이글스의 외국인 투수 에스밀 로저스(31)는 대단한 '패밀리 가이'다. 가족에 대한 애정이 유난히도 크다. 

로저스가 올 시즌 처음으로 실전 등판에 나섰던 28일. 퓨처스리그 경기가 열리는 김해 상동구장에는 로저스와 함께 '로저스 패밀리'가 떴다. 현재 대전에서 함께 머물고 있는 어머니 바스케즈 로저스 여사와 여자 조카, 절친한 친구의 남동생인 호세까지 로저스와 동행했다. 

경기 준비를 위해 몸을 풀고, 트레이닝을 하는 전후로 로저스는 가족들을 살뜰히 챙겼다. 식사에 어려움은 없는지, 관중석 어디에 앉아 경기를 보면 좋을지 등을 계속해서 체크했고, 중국집에서 배달시킨 점심식사는 어머니에게 직접 숟가락을 챙겨 가져다주는 등 불편함이 없도록 신경썼다. 이날 로저스는 좋은 투구내용으로 1군 복귀를 위한 컨디션 점검을 마쳤다. 등판을 마친 로저스는 가족들과 같은 차를 타고 대전으로 향했다.

외국인 선수의 성격에 따라 다르지만, KBO리그에서 뛰는 외인들은 절반 정도가 가족들을 데리고 들어와 한국에서 함께 생활하곤 한다. 가족들이 고국에서 생활해야 해서 홀로 외로움과 싸우는 선수들도 있고, 한국에서 싱글라이프를 즐기는 경우도 있다. 지난해 한화에서 뛰었던 탈보트나 NC의 에릭 해커 등은 야구장에 아내와 아이들이 자주 방문해 힘을 북돋아주곤 한다. 

그중에서도 로저스의 가족 사랑은 특별하다. 본인 스스로도 자신을 '패밀리 가이'라고 일컬을 정도로 가족에 대한 애정, 특히 어머니에 대한 효심이 무척 깊다. 한화와 로저스의 재계약은 사실상 어머니의 마음에 달려있었다는게 결코 과장이 아니다. 로저스와 심지어 도미니카에 있는 가족들도 '팀 로저스'가 영문으로 새겨진 티셔츠, 스냅백 등을 입고 서로의 유대감을 과시한다.

로저스는 이번 시즌을 준비하면서, 어머니, 사촌 여동생과 함께 요리를 해줄 수 있는 사람까지 함께 고용해 데리고 왔다. "작년에 엄마의 음식을 먹을 수 있어서 좋았지만, 엄마는 이미 충분히 고생을 하셨으니 좀 편안하게 쉬셨으면 좋겠다"는게 그의 설명이다. 

가족들과 함께 지내기 어려웠던 이번 스프링캠프때는 밤낮으로 도미니카에 있는 가족들과 SNS를 통해 채팅을 하고, 일과 틈틈이 영상 통화를 했다. 로저스는 "우리는 이런 방식으로 매일 함께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비록 시차 때문에 가족들이 '굿모닝'이라고 말하면 나는 '굿나잇'이라고 해야하지만 이 모든 것들에 감사하고 행복하다"고 했다. 

누군가 보기에는 '유난'일 수 있지만, 구단 입장에서도 로저스가 어머니와 함께 지내면서 갖는 안정감이 오히려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고 있다. 오직 어머니, 가족들에게 몰두하고 그들하고만 시간을 보내다보니 외로움이나 향수병을 느끼지도 않고, 또 가끔 외국인 선수들이 일으키는 사고(?)를 칠 겨를도 없다. 로저스가 겉으로는 마냥 당당해보이지만, 예민하고 눈물도 종종 흘리는 섬세한 부분이 있어 어머니의 콘트롤 능력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어떤 이들은 여전히 외국인 선수들을 '용병'이라 부르며 '실력이 떨어지면 언제든지 버릴 수 있는 카드'라고 냉정하게 본다. 대놓고 차별을 하는 경우도 왕왕 있었다. 눈치만 보다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돌아간 선수들도 여럿이다. 하지만 로저스의 성공적인 KBO리그 착륙 그 뒤에는 분명히 가족이라는 이름이 가져다 준 힘이 있었다. 


NYR@xportsnews.com/사진 ⓒ 한화 이글스

나유리 기자 NY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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