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김현정 기자] 시청률은 동시간대 꼴찌다. 그러나 실망하기엔 아직 이르다. 이경규와 김성주 콤비가 프로그램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금요일에서 목요일 오후 11시 10분으로 시간대를 옮긴 MBC 예능프로그램 '능력자들'이 7일 편성 변경 후 처음 전파를 탔다.
새 MC 이경규와 김성주의 재치있는 진행이 돋보였다.예능 대부 이경규는 "목요일은 황금 시간대다. 김구라는 감당 못 한다. 20회까지는 김구라가 MC를 맡았고 40회까지는 김성주와 같이하겠다. 나 혼자다. 가장 오래 있을 사람은 나"라며 초반부터 거침없는 입담을 선보였다.
덕후에 대한 그만의 지론도 내놓았다. "덕후는 3독이 필요하다. 지독, 중독, 고독이다. 지독하든지, 중독돼 있든지, 덕후들은 돌아서는 뒷모습이 쓸쓸하다. 고독하다"고 했다.
이경규가 트레이드마크인 버럭 진행을 보여줬다면, 김성주는 특유의 순발력과 안정된 진행으로 균형을 맞췄다. 시기적절한 설명과 질문으로 능력자들의 지식을 펼치는 데 도움을 줬다. 이경규에 못지않은 입담도 눈에 띄었다. 자칭 예능 수명 판독기라는 이경규에게 "그중에 틀린 사람은 나다. 성주는 금방 떠내려갈 거라고 말했었다"고 폭로했다.
두 사람은 '능력자들'의 MC답게 각자 자신의 능력을 과시했다. 이경규는 안대로 눈을 가린 채 소리만 듣고 성룡, 이소룡, 이연걸의 영화 제목을 맞추는 등 액션 영화광임을 인증했다. 김성주는 월드컵 중계의 달인답게 골 장면만 보고 선수의 이름과 세리머니를 맞췄다.
일반인 출연자인 능력자들이 주인공인 만큼 능력자들을 아우르는 진행이 가장 중요하다. 이들은 30년 경력의 철도 덕후와 '덕질'만 근 20년 경력이라는 19세 날씨 덕후의 말에 집중하고, 편안한 진행으로 긴장감을 풀어줬다. 그러면서도 적재적소에 유머를 활용해 웃음을 배가했다.
이경규와 김성주의 고군분투와 별개로 시청률은 저조하다. MBC 목요일 예능의 저주를 풀지 주목됐지만, 2.2%(닐슨코리아 전국기준)로 동시간대 꼴찌를 기록했다. 목요일 시청층을 선점한 SBS '백년손님-자기야'(6.7%), KBS '해피투게더3'(7.4%)의 벽이 높았다.
그러나 실망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능력자들'은 금요일 방송 당시 5~6%대를 꾸준히 유지하며 금요일 예능 격전지에서 살아남았다. 이색적인 능력을 지닌 이들의 열정을 들여다보는 신선한 콘셉트로 호응받았다. '능력자들'만의 장점과 확실한 콘셉트, 그리고 '잘 맞는' MC진이 있기에 개편 후 첫 회의 시청률로만 판단하기는 아쉬운 상황이다. 새로운 분위기로 정비한 '능력자들'이 부진을 뒤로 하고 예능 격전지에서 살아남을지 지켜볼 만하다.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 MBC 방송화면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