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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P인터뷰] 김시후 "'반올림' 친구들, 잘되는 모습에 덩달아 기분 좋죠"

기사입력 2016.03.25 07:00 / 기사수정 2016.03.25 01:28

최진실 기자
 
[엑스포츠뉴스=최진실 기자] 배우 김시후는 어느덧 데뷔한지 13년이 됐다. 아직도 교복이 낯설지 않고 막내가 어울리지만 13년 동안 차근차근히 내공을 다져왔다.
 
그렇게 김시후는 영화 '친절한 금자씨'의 박찬욱 감독, '베테랑'의 류승완 감독 등 한국 대표 감독들과 함께하며 인정 받고, 성장했다. 20대의 마지막에 들어선 김시후는 영화 '커터'에서 무언가 비밀을 가지고 지내는 조용한 전학생 윤재 역을 맡았다. '커터'는 술에 취한 여자들이 사라지는 밤 그들을 노리는 검은 손길과 그에 휘말리게 된 고등학생들의 사건을 그린 범죄드라마다.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엑스포츠뉴스와 만난 김시후는 자신이 출연한 '커터'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사실 아쉬웠던 점이 굉장히 많았습니다. 어떤 장면을 보다가도 '아! 저기서 조금만 더 이렇게 하는 것도 좋았을텐데' 하는 마음이 있더라고요. 아쉬움 가득한 작품이었습니다. '커터'에 출연하게 된 이유는 아무래도 고등학생이 사건에 휘말리게 됐던 부분이 와닿았던 것 같아요. 학생이었기 때문에 휘말리게 됐을 때 대처나 이겨내야 할 방법을 잘 모르는데 그런 것에 있어서 애매모호한 윤재의 캐릭터가 욕심이 났어요. 초반에는 뭔가 드러내지 않고 안고 가며 혼자 이겨내려 했던 윤재가 어려웠는데 윤재의 배경과 그에 대한 것을 맞추고 생각하며 이해하려고 했습니다."
 
극중 김시후가 연기한 윤재는 세준(최태준)과 미묘한 단짝으로 지낸다. 세준은 윤재에게 다가갔지만 윤재는 세준과 친하게 지내면서도 어딘가 벽이 있다. 김시후 역시 이런 윤재의 감정을 쉽게 이해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윤재의 나이인 고등학생 당시로 돌아가 그 때의 생각을 다시금 회상했다. 김시후는 학창시절 윤재보다 밝고 운동을 좋아하던 학생이었다. 다만 지난 2003년 청소년 드라마 '반올림'으로 이른 나이에 데뷔하며 고등학교 시절의 추억이 많이 없었다. 때문에 다시 교복을 입게 된 '커터'는 그의 고등학교 시절의 공백을 조금이나마 채울 수 있는 소중한 기회였다.
 
김시후와 함께 '커터'에서 호흡을 맞춘 최태준과 문가영. 세 사람의 공통점은 아역 출신이란 점이다. 이들 중 가장 맏형이었던 김시후는 빠듯한 촬영 일정으로 인해 배우들끼리 좀처럼 친해질 기회가 없었던 점을 아쉬워했다.
 
"여유가 있었다면 술이라도 한잔 하며 가까워질 기회가 많았을텐데 아쉬웠습니다. 대신 태준 씨, 가영 씨와는 영화를 준비하며 이야기를 많이 나눴어요. 리딩을 하면서도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 있다면 서로 이야기를 하며 공유하고 의논했습니다. 가영 씨는 저보다 여덟살이 어리고 태준 씨는 세살 정도 어려서 초반에는 조심스럽게 다가갔어요. 셋이 또래 같아 보였다면 정말 감사하죠. (웃음)."

 
김시후와 이야기를 하면 그가 꽤나 진지한 사람이라는 것을 쉽게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자신은 정작 진지한지 모르겠다며 쑥스러워했다. 낯을 많이 가리는 성격 때문에 가끔씩 오해를 사기도 한다고. 김시후가 술을 좋아하는 이유는 술을 한잔 마시면 맨 정신으로 일년이 걸릴 것을 하루만에 친해질 수 있기 때문이었다. 김시후는 최태준, 문가영과도 꼭 한번 술자리를 가지며 편안하게 영화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싶다는 소망을 드러냈다.
 
10년이 훌쩍 넘었지만 아직도 김시후를 생각할 때 '반올림' 속 순신이를 떠올리는 이들이 많다. 아직도 포털사이트 검색어에서 연관검색어로 등장할 정도다. 김시후와 함께 '반올림' 동기였던 고아라, 유아인, 김정민, 이은성, 오연서 등은 각자 다방면에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아무래도 순신이란 이름이 강렬했던 것 같아요. 아직도 순신이가 회자되는 것에 대해서는 이름이 큰 효과가 있지 않았나 싶어요. '반올림' 친구들이 활동하는 모습을 보면 감회가 남다릅니다. 연락이 못 닿긴 하지만 잘 되는 것을 보면 저도 덩달아 기분이 좋더라고요. 시간이 정말 빨리 가는 것 같습니다. 그동안 수만가지 일들이 있었고 굴곡도 있었던 것 같아요. 힘든 상황도 많았고 좋았던 상황도 많았기에 제게 있어 피와 살이 됐어요. 일찍 경험을 쌓았다는 것이 도움이 많이 됐습니다."
 
작품 속 김시후를 떠올리게 된다면 조각 같은 외모와 함께 무언가 사연이 있는 듯한 모습 혹은 아련한 청년의 모습이 가장 먼저 등장한다. 김시후 또한 예전에는 강렬하고 남자다운 역할을 해보고 싶어했지만 최근에는 사랑스러운 멜로 장르를 해보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작품에서 늘 첫사랑이나 아련한 사랑을 해왔기 때문에 한번 쯤 이뤄지는 사랑을 연기해보고 싶다고. 연기에 있어서는 누구보다 욕심이 많은 그였기에 로맨스, 멜로 등의 기회가 없었던 것에 대해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김시후는 영화 외 드라마 출연에 있어서도 "드라마라면 뭔들! 좋습니다!"는 유쾌한 열정을 보였다.
 

"내년이면 서른인데 30대가 된다면 부담이 되기도 할 것 같아요. 박상민 선배님의 '서른이면'이란 노래를 들으며 서른에 대해 생각한 적이 많았는데요. 가사 속에 서른이면 장가도 갈 줄 알았는데 더 오히려 힘들어진 상황 속에 살아가고 있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정말 저도 지금은 20대 초반 당시 생각했던 모습과 달랐습니다. 그래도 서른이 됐을 때는 계획적으로 맞진 않았지만 그를 딛고 더 파이팅하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김시후는 지금부터 시작이라 생각하며 최대한 긍정적인 마인드로 생각하려 한다는 소신을 밝혔다. 누군가가 봤을 때 '이때 쯤이면 뭔가를 가져야 하지 않나'라 생각하더라도 계속해 꾸준히 만들어 나가겠다고. 김시후는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이 연기며 그를 이루기 위해 끊임 없이 작품을 하는 것이 목표라 말했다. 어쩌면 터닝포인트,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한 김시후에게 있어서 '커터'는 어떤 작품일지도 궁금했다.
 
김시후는 '커터'에 대해 공부도 많이 됐고 배웠던 작품이라 말했다. 그는 윤재를 이해하며 감정에 대해서도 시선을 바꿔서 생각하고 직접 찾아나갔다고. 시선을 바꾸며 윤재에게 다가갔던 것이 생각의 폭을 넓게 만들었던, 아주 소중한 작품이었다.
 
"예전에 '카멜레온 같은 배우가 되고 싶다'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그 말처럼 작품마다 색다른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어? 이 사람이 그 사람이야?'라는 말이 나올 수 있는 모습으로요. 연기적으로나 외적으로나 그런 배우가 되고 싶습니다. 저라는 배우보다도 영화에 오롯이 집중할 수 있는 그런 배우로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true@xportsnews.com / 사진=권태완 기자

최진실 기자 tur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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