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나유리 기자] 왕좌를 둘러싼 전쟁은 올 시즌에도 계속된다. 새로운 왕들은 누가 탄생할까.
야구는 기록의 스포츠다. 과정에 과정을 더해 결국 마지막까지 남는 것은 결과다. 박병호, 김현수 등 해외에 진출한 스타 플레이어들이 늘어나고, 외국인 타자들의 활약이 커져가면서 올해 KBO리그 성적표에도 많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 에릭 테임즈, 자기 자신에게 도전?
테임즈는 지난해 엄청난 1년을 보냈다. 역대 최초 한 시즌 두번의 사이클링 히트, 역대 최초 40홈런-40도루라는 대기록을 세우며 정규 시즌 MVP에 등극했던 그는 NC에서 세번째 시즌을 맞이한다. 외국인 선수 보유 제한이 2명이었을때는 '대세'가 투수였다. 거의 전 구단이 외국인 선수 카드를 투수를 영입하는데 썼기 때문에 '거물급' 타자를 보기 어려웠다. 하지만 보유 제한이 3명으로 늘어났고, 의무적으로 투·타를 나누게 되면서 판도에 변화가 일어났다.
테임즈는 가장 대표적인 성공 사례다. 마이너리그와 메이저리그를 오가는 '유망주' 생활이 지겨워 한국행을 택한 그는 매해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더욱이 NC는 올 시즌 전력 보강과 더불어 유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고 있다. 팀이 강해지면 당연히 개인 성적을 향상시킬 기회도 늘어난다. 테임즈가 지난해의 테임즈를 뛰어넘을 수 있을지 당연히 주목을 받는다.
◆ 새로운 홈런왕의 탄생을 기다린다
박병호의 빈자리는 리그를 지켜보는 재미를 증가시킬 수도, 감소시킬 수도 있다. 박병호는 KBO리그 4년 연속 홈런왕, 4년 연속 타점왕을 거머쥐었던 한국의 대표 슬러거다. 박병호의 존재는 분명한 의미가 있었다. 이승엽, 심정수 이후 처음으로 50홈런을 돌파했기 때문이다. 그만큼 차별성이 분명한 홈런형 타자였다.
야구의 꽃이라 불리는 홈런은 경기의 흐름을 뒤바꾸고, 팀 타선의 지형을 바꾸는 판도가 된다. 박병호가 메이저리그에 진출하면서 KBO리그의 새 홈런왕은 누가 될지가 관심사다. 지난 시즌에는 53개의 홈런을 기록한 박병호 이후 2위와 3위 모두 외국인 타자였다. 테임즈가 48홈런, 나바로가 47홈런을 각각 기록했고 한국인 선수 가운데서는 두번째 순위가 강민호(35홈런)였다. 지난 시즌까지는 박병호를 뛰어넘을 수 있을만한 토종 타자는 없었는데, 혜성처럼 등장하는 새로운 후보가 급부상할 것인지 아니면 외국인 타자가 홈런왕의 자리를 채울 것인지 기대를 모은다.
◆ FA 타자들, 새로운 대박 혹은 쪽박?
이번 겨울 FA 대박을 터트린 타자들의 계약 첫 해 성적도 왕좌 싸움의 분수령이 될 수 있다. 대형 계약을 맺은 NC 박석민, kt 유한준, 한화 김태균 등이 어느정도의 성적을 내주느냐에 소속팀 성적도 달려있다. 특히 야수 최대어로 4년 96억원에 NC로 이적한 박석민은 지난해 KBO리그 득점권 타율 1위(0.420)였고, 4년 60억원에 kt로 이적한 유한준은 득점권 타율 2위(0.395)에 각각 오르며 클러치 히터로서의 성장을 보여줬다.
반대로 '대박' 성과를 내지 못한 타자들은 반증할 수 있는 기회다. 각각 2년 5억원, 2년 5억5천만원에 원 소속팀에 잔류한 두산 고영민과 SK 박재상은 계약 합의에 도달하기까지 큰 진통을 겪고 비교적 무척 낮은 가격에 도장을 찍었다.
또 삼성 이승엽, 넥센 이택근, 한화 조인성, KIA 이범호 등 은퇴까지 염두에 두고 FA 재계약을 맺은 베테랑 선수들의 활약도도 관건이다.
◆ 삼성, 수비만큼 공격도 강했다
삼성이 5년 연속 정규 시즌 1위에 오를 수 있었던 까닭은 강한 선발진을 필두로 한 수비력 덕분이다. 하지만 삼성은 수비만큼이나 공격도 강한 팀이었다. 삼성은 지난 시즌 팀 타율 1위(0.302), 팀 안타 1위(1515안타), 팀 출루율 1위(0.378), 팀 득점권 타율 1위(0.311) 팀 타점 2위(850타점), 팀 장타율 2위(0.486), 팀 홈런 3위(176홈런) 등 공격지표 다수 부문 최상위권에 위치했었다.
하지만 지난해와 비교했을때 올해 전력 변화가 있다. 타선에서는 중심 타선의 핵심 2인이었던 나바로와 박석민이 타 리그, 타 팀으로 이적했다. 신인왕 구자욱은 지난해와 달리 이제 팀 전력 계산에 미리 포함되는 주축 선수로 자리잡았다. 삼성 류중일 감독 또한 달라진 전력을 감안해 시범경기에서부터 여러 포메이션을 시험 가동하고 있다.
그간 굳건했던 삼성의 독주 체제가 드디어 허물어질까. 팀 공격 지표 순위에도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NYR@xportsnews.com/사진=에릭 테임즈 ⓒ 엑스포츠뉴스DB
나유리 기자 NY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