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조용운 기자] '인류 대표' 이세돌 9단이 이제는 도전자 입장에서 '인공지능' 알파고를 상대한다.
철저하게 도전자의 자세로 임하는 이세돌 9단의 벼랑 끝 승부다. 처음만 해도 인공지능의 역습으로만 여겼다. 무한에 가까운 경우의 수를 자랑하고 직관이 더 필요한 바둑은 인간의 전유물로 생각됐다.
그러나 인류 최고의 기사 이세돌 9단은 알파고와 5번기 1,2국에서 각각 흑으로 불계패, 백으로 불계패했다. 1국 패배는 그러려니 했다. 이세돌 9단이 알파고의 역량을 재려는 듯 뜻밖의 수를 던지면서 자신의 기풍을 보여주지 않았다. 1국 패배에도 여전히 얼굴에 웃음기가 있었던 이유다.
두번째 판이 치명적이었다. 이세돌 9단은 전날과 달리 전력을 다해 임했고 지켜보는 프로기사들도 잘못 둔 수가 없다는 평가를 보냈다. 그런데도 먼저 돌을 던진 쪽은 이세돌 9단이다. 대국 종반에는 돌을 놓는 손이 떨렸고 벽에 막힌 듯 인상을 찡그리거나 긴 한숨도 자주 내쉬었다. 패배를 인정한 뒤에는 어디서 패했는지 복기에 공을 들였으나 마땅한 이유조차 찾아내지 못했다.
2국을 마치고 이세돌 9단도 "알파고가 완벽한 경기를 했고 (나는) 한순간도 앞선 적이 없었다"고 충격에 휩싸였다. 이어 그는 "0-2 상황이고 앞으로도 쉽지 않을 것 같다. 한판이라도 이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입장을 선회했다. 이세돌 9단은 2국이 끝나고 동료 기사들과 알파고 공략 대책을 찾느라 밤을 샌 것으로 알려졌다.
철저한 알고리즘에 따라 무한의 경우의 수를 계산해내는 알파고는 인간 두뇌의 정확도를 넘어선다. 1~2국을 통해 철저하게 집싸움으로 유도하는 알파고에 패한 이세돌 9단이 반격이 절실한 3국서 보여줄 비책이 무엇일지 관심거리다.
멀리 내다보고 집 계산을 하기 보다 팻감에 싸움을 걸면서 빠르게 승부를 보는 쪽이 거론되고 있다. 이세돌 9단도 2국이 끝나고 "중반 이후로 넘어가면 사실 이기기 어렵다고 본다"고 말해 이전보다 빨리 승부수를 걸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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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