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15 1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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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일형 감독, 모든 것이 감사했던 '검사외전' (인터뷰)

기사입력 2016.03.07 18:20 / 기사수정 2016.03.07 19:13


[엑스포츠뉴스=김유진 기자] '검사가 감옥에 간다'.

영화 '검사외전'은 이 한 줄에서 출발했다. 배우 황정민과 강동원의 첫 만남만으로도 일찌감치 화제를 모은 '검사외전'은 지난 달 3일 개봉해 966만 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검사외전'은 '비스티 보이즈'(2008)의 조감독을 시작으로 '마이웨이'(2011) 연출부, '군도:민란의 시대'(2014) 조감독을 거치며 탄탄하게 실력을 쌓아온 이일형 감독의 첫 장편 영화 입봉작이다.

'군도' 조감독으로의 역할이 끝나고, '군도'의 감독이자 영화사 '월광' 대표인 윤종빈 감독이 이 감독에게 "입봉을 준비해보자"고 제안했다. 그렇게 본격적으로 시나리오 작업에 들어갔다.

'검사외전' 개봉을 앞두고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이 감독은 "만감이 교차한다"는 말로 떨리는 마음을 드러냈다. 개봉 전부터 작품에 대한 기대가 유달리 더 높았기에, 그에 따른 부담감 역시 컸던 게 사실이다.

이 감독은 "모든 영화가 마찬가지겠지만, 처음에 진짜 '검사가 감옥에 간다' 한 줄을 가지고 시작해서 이렇게 수많은 대중이 보게 됐다. 개인적으로 가장 큰 감정은 아쉬움이다. 영화가 가진 모자란 지점들이 존재하니까, '그런 것들을 좀 더 메워서 관객들이 더 재밌게 보게 할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 곱씹었다. 그러면서도 "배우 분들을 비롯해서 정말 많은 분들이 열심히 하지 않으셨나. 그런 점을 재밌게 봐주시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가장 많이 든다"고 바라는 점을 언급했다.


입봉작부터 함께 한 황정민, 강동원이라는 걸출한 배우. 주위의 많은 관심을 받고, 또 개봉 후 흥행에도 성공했으니 이 감독은 그야말로 '복 받은 사람'임에 틀림없다. 이 감독 역시 "정말 감사하다. 그건 인터뷰라서 얘기하는 그런 문제가 아니라, 정말 누구라도 그렇게 느낄 수밖에 없는 감사한 일이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5월 크랭크인해 9월 크랭크업하기까지, 한창 더운 여름을 '검사외전'과 함께 보냈다. 조감독 시절과는 확연히 달랐던 현장의 분위기와 책임감에 날씨가 더운 줄도 모르고 일했다는 그다.

이 감독은 "제가 조감독을 하면서 감독이라는 직군을 바라보지 않았나. 감독님들을 바라보면서 했던 것과, 막상 제가 신인 감독이 돼 자리에 앉아서 OK나 NG 얘기를 하는 게 너무 많이 다르더라. 부담감이 컸던 것 같다. 날씨가 덥다는 것에 신경 쓸 정신이 아니었다.(웃음) 계속 배워가면서 연출해나갔던 현장이었다"고 회상했다.


촬영 후에 '어느 장면을 써야 할까' 고민할 정도로 호연을 펼친 배우들, 그리고 든든한 스태프들의 지원은 이 감독에게 큰 힘이 됐다. 이 감독은 "영화 한 편을 완성하는 것이 개인이 만드는 게 아니라는 것은 조감독을 하면서도 느낀 것이지만, '검사외전'을 통해 더 실감했던 것 같다. 그래서 영화가 어려운 거고, 서로의 팀워크가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느꼈다"고 털어놓았다.


이성민, 박성웅 등 극에 감칠맛을 더해준 배우들에게도 인사를 전한 이 감독은 "다들 너무나 감사하다. 제가 생각한 것 이상의, 훨씬 더 좋은 모습들이 영화에 많이 나온 것 같다. 스태프들과도 프리 프로덕션 때부터 캐릭터가 중요하다는 얘기를 많이 했고, 그렇게 배우와 제작진과 계속 소통을 하면서 하나하나 풀어나갔다"며 지난 시간을 돌아봤다.

'이야기 자체가 특별하지 않다'는 것은 이 감독도 충분히 인지하고 고민한 부분이었다. 때문에 차별점을 둘 수 있는 지점은 캐릭터라고 생각하고 극 중 인물들이 좀 더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게 하는 부분에 중점을 뒀다.

극을 이끌어가는 두 인물인 변재욱과 한치원이 서로 다른 공간에 있으면서도 함께 호흡하는 것처럼 느끼게 하는 것이 연출의 최대 난제이자, 다른 작품과 '검사외전'이 차별성을 지니는 지점이었다.

이 감독은 "버디무비의 일반적 형태는 같이 있지 않나. 아무리 티격태격해도 같이 있으면서 부딪히는 게 흥미를 유발하는데, 우리는 결국 치원이가 나가야 일이 해결되니까 그 시간이 굉장히 짧다. 가벼운 치원과 무거운 재욱이 가진 서로 다른 톤과 상황, 이 두 인물이 서로 떨어져 있으면서도 같이 있는 느낌을 주는 게 중요했다. '관객들이 이것을 어떻게 하나로 느낄 수 있게 할까'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다"고 설명했다.

계속해서 부족한 점에 대한 아쉬움을 떠올리던 이 감독은 관객들에게 "넓은 마음으로 봐주시면 좋겠다"고 전하며 "배우 분들의 연기에서 기존에 했던 것들과 다른 지점들이 있고, 재밌는 부분들이 존재할 것이다. 관객들이 두 시간 동안 영화를 보고 나와서 '재밌네' 생각해 주시고 영화 속 대사 한 마디 정도를 따라할 수 있게 된다면, 이 영화가 가진 가치는 충분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아직까지 이 감독이 다른 것은 마음에 둘 수 없을 정도로 가장 집중하고, 신경 쓰고 있는 것이 '검사외전'이다. '검사외전'이 세상의 빛을 보면서 이 감독은 어린 시절부터 늘 바라왔던 꿈을 이뤘다. 그리고 감격스런 마음은 잠시, 이제는 상업 영화라는 틀 안에서 새롭게 느꼈던 경험과 아쉬움들을 다시 조금씩 채워나갈 준비를 해야 한다. 첫 시작이라는 의미만으로도 모든 것이 감사했던, 이일형 감독의 새로운 발걸음이 다시 시작됐다.

slowlife@xportsnews.com / 사진 = 엑스포츠뉴스 권혁재 기자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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