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조용운 기자] 경기 전날은 원정골이 없다며 자극하고 경기 당일에는 메시의 이름이 울려퍼졌다. AS로마(이탈리아) 원정서 자존심이 상할대로 상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1,레알마드리드)는 화려하고 가혹하게 반응했다.
레알 마드리드가 유럽챔피언스리그 8강 진출의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레알 마드리드는 18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로마에 위치한 올림피코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16강 1차전에서 후반 11분 터진 호날두의 결승골에 힘입어 2-0으로 승리했다.
해결사는 역시 호날두였다. 이번 대회 조별리그서 11골을 터뜨리면서 챔피언스리그의 새로운 득점 기록을 세웠떤 호날두는 토너먼트 첫 경기부터 골을 기록하며 득점왕을 향한 행보를 이어갔다.
호날두만 할 수 있는 골장면이었다. 마르셀루의 침투패스에 맞춰 페널티박스 왼쪽 근처로 쇄도한 호날두는 왼발 뒷꿈치로 슬쩍 볼의 방향을 돌려놨다. 순간적으로 박스 안쪽으로 치고 들어온 호날두는 강력한 오른발 슈팅을 연결했고 그대로 골망을 흔들었다. 골을 넣은 호날두는 평소보다 더 포효하며 기쁨을 표했다.
호날두는 경기 시작부터 뭔가 보여주겠다는 듯 힘이 잔뜩 들어가있었다. 과감한 드리블 시도와 슈팅을 보여주면서 골을 향한 강한 의지를 보여줬다.
그럴 만했다. 호날두는 경기 전날 사전 기자회견서 폭발햇다. 한 기자는 호날두에게 "지난해 12월부터 원정경기에서 골이 없는데 로마전에 대한 부담감이 없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호날두는 "내가 스페인에 온 뒤로 원정경기에서 나보다 많은 골을 넣은 선수를 들어보라"고 반문했고 답이 없자 "1명이라도 말을 해달라. 없지 않느냐"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뒤 회견장을 빠져나갔다.
올 시즌 호날두의 기록을 살펴보면 홈보다 원정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시즌 통틀어 넣은 32골 중 21골이 홈경기서 나왔고 11골이 원정경기서 뽑아냈다. 이 추세는 최근 들어 더욱 뚜렷해져 홈경기는 3경기 연속 골을 넣고 있지만 원정에서는 4경기째 침묵 중이다.
또 스페인 언론 '스포르트'에 따르면 경기 전 호날두가 몸을 풀 때는 로마 팬들이 라이벌 메시의 이름을 연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도적으로 호날두를 자극하려는 움직임이었다. 그러나 골장면을 비롯해 호날두가 보여준 이날 활약은 불필요한 신경전의 대가가 어떤 것인지 확실히 증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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