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이종서 기자] '국가대표 3루수' 허경민(26, 두산)이 한 단계 도약을 다짐했다.
지난해 허경민은 누구보다 바쁜 시즌을 보냈다. 주전 3루수로 정규시즌을 보낸 뒤 포스트시즌에 이어 프리미어12 국가대표로 선발됐다. 팀과 대표팀 모두 우승을 하면서 행사도 많았고, 그만큼 허경민의 쉴 시간도 줄어들었다.
스스로도 "제대로 쉬지 못했다. 열흘 쉬고 다시 운동을 시작했다"고 말할만큼 빡빡한 스케쥴이었지만 그는 오히려 "더 많이 운동을 하고 있다. 내 연차, 내 나이에 훈련량을 조절하는 건 아직 이르다고 보고 있다. (김)현수 형과도 통화했는데 아직 내 연차에는 훈련량을 조절할 때가 아니라고 조언해줬다. 훈련량을 줄여도 잘한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에 더 열심히 해야할 것 같다"고 긴장을 늦추지 않았다.
그러나 바빴던 것은 그만큼 성장했다는 뜻이기도 했다. 올 시즌 처음으로 풀타임 주전으로 뛴 그는 "지난해 이맘 때는 1년 전보다 더 잘하자는 마음 뿐이었다. 주전이나 국가대표 이런 것은 꿈도 못꿨다. 주전보다는 내가 스스로 발전하려는 생각 뿐이었다. 그런데 주전이 되고 한 시즌을 소화하니 여유가 생겼다. 야구를 바라보는 생각의 폭이 넓어졌고, 멘탈도 강해졌다"고 웃어보였다.
기술적인 깨달음도 있었다. "공이 빠르고 변화구도 많아서 뒤에서 끝까지 보고 치는 건 불가능하다는 걸 느꼈다. 방망이 포인트를 앞으로 가져갔는데 그러다 보니 잘 풀렸고, 포스트시즌서도 좋은 기록을 낸 것 같다"
국가대표의 경험 역시 허경민을 한 단계 도약시켰다. 그는 "2009년 청소년대표팀 이후 처음이었다. 얻은 게 많았다. 개막전에서 결정적 실책을 범했는데 앞으로 뛰어가면서 잡을까 기다린 뒤 잡을까 고민하다 공을 놓쳤다. 물론 그 실책으로 인해 자신감이 떨어지지도 않았고 후회하지도 않는다"며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고 우승한 게 기쁘다. 평생 한번 있을까 말까한 일이었다. 자부심을 느꼈다"고 되돌아 봤다.
최고의 한 해를 보냈지만 아직 주전 1년 차를 지낸만큼 아직까지는 허경민의 성공에 대해 물음표를 다는 시선이 있다. 그 역시도 "여전히 주변에서 내가 잘할 수 있을까 물음표를 다는 분이 있다. 이해 된다"고 미소를 지었다. 그러나 이내 "그런 평가가 오히려 내겐 자극이 된다. 오기가 생긴다. 시즌 준비를 철저히 해서 더 좋아지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의지를 보였다.
아울러 "보통 3루수는 홈런과 타점을 많이 올리는 이미지인데 중요한 순간 잘 치고 득점을 많이 하고 수비를 잘하는 것도 매력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다. 보통의 3루수와는 다르다는 이야기를 듣고 싶다"며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보고 싶은 욕심이 있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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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서 기자 bellstop@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