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송경한 기자] 이제서야 그 진가가 드러난 게 아쉬울 정도다. 배우 이광수가 예능인의 오해를 벗고 자신의 연기력을 뽐냈다.
지난 1일 오전 방송된 SBS 신년특집 단막극 '퍽'은 우리가 잊고 있었던 연기자 이광수의 모습을 일깨웠다. 사채업자 조준만 역을 맡은 이광수는 돈을 갚지 못하는 사람들을 찾아 거친 폭력과 언행을 보이며 강렬한 연기를 보였다.
특히 "애들도 지각하면 혼나는데 어른이 늦으면 안되지" 라며 채무자를 계단 아래로 던지는 충격적인 모습은 '런닝맨' 속 허당 기린의 이미지를 잊기 충분했다.
이같은 이광수의 활약 덕일까. 대부분의 단막극이 평균 2~3%의 시청률에 머무르지만 '퍽'은 이보다 두 배가량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 코리아에 따르면 '퍽'은 1, 2회 연속방송에서 전국기준 7.1%를 기록했다.
사실 이광수는 SBS '일요일이 좋다-런닝맨'(이하 런닝맨)을 통해 간신, 배신자 등 역대급 예능 캐릭터를 선보이며 국내외를 막론하는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그는 '런닝맨' 속 예능인의 모습 이전에 배우 이광수로 데뷔했다. 또 색다른 모습을 보여준 '퍽' 이전에도 배우로서 경험을 착실히 쌓아왔다.
이광수는 2009년 MBC 시트콤 '지붕뚫고 하이킥'을 시작으로 MBC '동이', KBS 2TV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 남자' 등에서 찌질하면서 코믹한 캐릭터를 연이어 선보이며 시청자를 찾았다.
이어 2013년 MBC '불의 여신 정이'에서 생애 첫 악역 임해군을 맡은 이광수는 포악함보다 찌질함과 푼수 같은 면모로 임해군을 해석했다. 이 같은 이광수의 임해군은 팟캐스트 방송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의 패널인 역사학자 신병주 교수, 박시백 화백 등에게 배우의 연구와 해석이 좋다는 호평을 이끌어 냈다.
또 2014년 SBS '괜찮아 사랑이야'에서 투렛증후군 환자 박수광 역을 맡아 실감 나는 연기를 선보였다. 또한 2015년 자신의 첫 주연 영화 '돌연변이'를 통해 토론토 국제 영화제, 부산 국제 영화제 등 국내외 주요 영화제에 초청받기도 했다.
이광수는 그동안 '런닝맨' 속 예능인의 모습으로 인해 진짜 배우의 모습을 시청자에게 각인시키기 어려웠다. 하지만 '런닝맨' 뒤에서 착실히 자신의 연기 경력을 쌓으며 배우로서 노력해 왔다.
물론 이광수가 '런닝맨'의 그늘을 쉽게 벗어내기는 힘들다. 여전히 국내외 팬들은 그를 '런닝맨' 속 예능인의 모습으로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런닝맨' 속 이광수의 모습 뒤에서 노력한 배우 이광수를 한번쯤 돌아볼 필요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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