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30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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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P초점] '냉장고'를 아낀 정형돈의 따뜻한 배려

기사입력 2016.01.06 16:22 / 기사수정 2016.01.06 16:26

김승현 기자

[엑스포츠뉴스=김승현 기자] JTBC '냉장고를 부탁해'와 불가분의 관계였던 개그맨 정형돈이 조끼를 벗게 됐다. 

6일 FNC 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정형돈이 이날 '냉장고를 부탁해'에서 공식적으로 하차하겠다는 뜻을 제작진에 밝혔다.

정형돈은 지난해 11월 불안장애 치료를 위해 방송 활동을 전면 중단했다. 출연 중이던 '냉장고를 부탁해' 를 비롯해 MBC '무한도전', ' MBC에브리원 '주간 아이돌' 등 6개 프로그램에서 하차했다.

'냉장고를 부탁해'는 지난해 11월 30일 신승훈-박찬호 편을 끝으로 대체 MC를 투입했다. 장동민, 허경환, 이수근이 스페셜 MC로 나서며 정형돈의 공백을 메웠다. 하지만 김성주, 그리고 셰프군단과 찰떡 호흡을 과시하던 정형돈의 빈자리에 대한 그리움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았다. 이처럼 대체불가 MC로 떠오르며 정형돈이 과시한 남다른 영향력은 예상대로 거셌다.  

'냉장고를 부탁해'의 성공에는 정형돈의 공이 크다는 것은 제작진이 너무나 잘 알고 있다. 프로그램의 연출을 맡은 성희성 PD는 "정형돈의 공적이 큰 프로그램이다. 토크쇼 MC로 이야기를 이끌어 내는 것은 물론 전체 상황을 보고 캐릭터를 잡는 등 버라이어티 MC로의 능력이 탁월하다. 또 쿡방의 맥도 짚어줘야 하는 등 흐름을 꿰뚫는 시야가 있다"고 밝혔다.

전체를 아우르며 중계에 강점을 보이는 김성주와 함께 정형돈은 셰프들이 방송에 재빨리 녹아들 수 있게 캐릭터를 부여하며 시너지를 극대화했다. 게스트와 셰프들을 궁지에 몰아넣는 압박은 최고의 강점으로 꼽혔다.


정형돈에게 호되게 당한 '성자 셰프' 샘킴은 "헤이. 브라더. 잘 쉬고 빨리 온나. 벌써 당신의 괴롭힘이 몹시 그립네"라며 쾌유를 기원했다. 연신 자신을 놀리며 진땀을 흘리게 했지만, 밉지 않은 앙숙에 대한 그리움이 고스란히 묻어났다.

샘킴 아니, '냉장고'와 관련된 이들의 바람은 잠시 미뤄지게 됐다. FNC 측은 "현재 좀 더 안정적인 치료가 필요하며, 이처럼 복귀 일정을 정하지 못한 상태에서 대체 MC 섭외의 어려움 등으로 더 이상 제작진에 부담을 줄 수 없다고 판단했다"며 "명확히 하차 입장을 밝히고 새로운 고정 MC 체제에서 안정적으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이 '냉장고를 부탁해'를 아껴주시는 시청자를 위한 도리라고 생각한다"고 하차 이유를 밝혔다. 자신의 하차 때문에 자칫 프로그램이 갈피를 잡지 못할까 걱정한 흔적이 드러난다. 마지막까지 배려하고 예의를 갖춘 정형돈이다. 

이제 '냉장고를 부탁해' 앞에는 풀기 쉽지 않은 숙제가 주어졌다. "어떻습니까"를 외치며 프로그램을 장악한 사나이의 빈자리를 메워야 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제작진의 고민은 크다. 성희성 PD는 "어떤 분이 좋은지 고민 중이다. 스페셜 MC들은 물론 그외의 분들까지도 넓혀서 고려하고 있다. 조만간 결정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정형돈이 홑뿌린 짙은 여운을 걷어내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오랫동안 정이 든 관계는 쉽사리 뗄레야 뗄 수가 없다. 대신 그는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온 뒤에 불러만 준다면 어떤 식으로든 다시 한 번 시청자들과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 정형돈은 끝까지 놓지 않고 애정을 드러냈다.
 

drogba@xportsnews.com / 사진 = JTBC

김승현 기자 drogba@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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