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조용운 기자] 요즘 리버풀의 골문에는 누군가 기름을 부은 듯하다. 골키퍼들이 돌아가면서 실수를 해 탄식이 끊이지 않는다.
리버풀이 크게 흔들리는 뒷문 탓에 3경기 연속 승리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위르겐 클롭 감독이 부임한 이후 한동안 상승세를 그리던 리버풀은 실수가 발목을 잡으면서 급격히 분위기가 내려가고 있다.
수비 핵심 자원들이 연달아 이탈하면서 최후방 조직력에 문제가 생겼다고 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골키퍼다. 팀에 안정감을 불어넣고 때로는 눈부신 선방으로 팀을 위기에서 구해내기도 하는 골키퍼가 오히려 리버풀에는 적군과 다름없다.
주전 골키퍼 시몽 미뇰렛은 지난 14일(이하 한국시간) 웨스트 브로미치 알비온과의 경기에서 판단 실수로 인해 어이없는 실점을 했다. 당시 미뇰렛은 코너킥 수비 과정에서 골문을 비우고 나와 펀칭을 하려던 것이 헛손질을 하면서 실점했다. 클롭 감독은 "미뇰렛의 실수는 내 잘못이다. 나는 그런 상황에서는 골키퍼에게 공을 잡으라고 주문을 한다"는 말로 감쌌지만 종종 불안한 모습을 보였던 터라 힘이 실리지 않았다.
이런 상황서 지난 20일에는 백업 골키퍼였던 아담 보그단마저 실수를 연발했다. 보그단은 경기 시작 3분 만에 코너킥 상황서 볼을 잡았다가 놓치는 실수를 하면서 골을 허용했다. 이 실점이 빌미가 된 리버풀은 왓포드에 0-3으로 크게 패했다.
골키퍼 문제가 분명해지면서 리버풀 팬들이 먼저 수문장 교체를 주문하고 나섰다. 영국 언론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리버풀 팬들이 클롭 감독에게 테어 슈테겐(FC바르셀로나) 영입을 요구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겨울 이적 시장에서 매물로 나올 골키퍼 중에 가장 영입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에서다.
슈테겐은 올 시즌에도 클라우디오 브라보에게 밀려 백업 골키퍼로 뛰고 있다. 지난 시즌에는 루이스 엔리케 감독이 브라보와 슈테겐을 각각 정규리그와 컵대회로 나눠 사용했지만 이제는 경계선이 무너진 상황이다. 스페인 언론 '마르카'도 "바르셀로나가 클럽월드컵 2경기를 모두 브라보 골키퍼에게 맡겼다. 슈테겐이 미래를 고민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슈테겐은 지난해 바르셀로나가 빅토르 발데스의 장기 대체자로 영입됐다. 독일 무대서 실력을 인정받고 바르셀로나로 이적한 슈테겐은 첫 시즌 유럽챔피언스리그와 코파 델 레이에 나서 팀을 우승으로 이끄는 활약을 펼쳤다. 그러나 올 시즌 초반 출전한 경기서 몇 차례 실수를 저지르면서 브라보에게 우선권을 내준 상황이다.
puyol@xportsnews.com / 사진 ⓒ AFPBBNews=News1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