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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준형의 긍정적 변화 "혼자 끙끙 앓지 않아"

기사입력 2015.12.15 06:00

이지은 기자


[엑스포츠뉴스=수원, 이지은 기자] "혼자 방에서 끙끙대는 편이었다. 이젠 안 그래야겠다고 생각했다." 

한국전력의 주전 세터 권준형이 변했다. 그간 자신없는 플레이로 빈번한 토스 실수를 범했던 4연패 기간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었다. 14일 홈에서 우리카드를 맞이한 권준형은 과감한 토스로 한국전력의 공격을 조율했다. 주포 얀스토크와 전광인 외에도 서재덕, 최석기, 방신봉 등 다양한 공격 루트를 활용해 득점 지원을 펼쳤다. 팀 4연패 탈출의 1등 공신이었다. 

하지만 과정은 녹록지 않았다. 권준형에게는 그 어떤 때보다도 큰 고비였다. "연패는 어느 팀이든 항상 괴롭다. 작년에 한전 온 이후 첫 4연패였다. 많이 힘들었다"며 운을 뗀 권준형은 "누구보다 내가 내 실력을 잘 안다 TV로 지켜봐도 잘하는 타팀 세터들과 비교하며 '왜 나는 저렇게 안 될까' 생각했다. 생각은 해도 막상 코트에 들어가면 또 잘 안됐다"며 그간 심경을 털어놨다.

권준형을 가장 괴롭게 하는 건 역시 토스였다. 그는 "제 손에서 나가면 공격수가 때려서 득점을 하든 아웃을 하든 하게 해줘야하는데, 때리는 것 자체가 힘들게 올려주는 공들이 많았다. 그러다보니 득점도 못하고 블로킹에도 걸리는 경우가 많았다. 그 점이 가장 힘들었다"며 고백했다. 결국 세터로서의 역할을 해주지 못하는 게 자신감 하락으로 이어졌던 셈이다.

그게 신명철 감독 눈에는 너무 잘 보였다. 하지만 감싸주지 않았다. 최근 연패기간 동안 신 감독은 "준형이가 최근 볼 컨트롤이 좋지 않다. 좋은 공격이 이뤄지지 않는 이유다"라며 공개적으로 질책해왔다. 이날 경기 시작 전에는 선수들을 모두 앞에서 "도망가는 유일한 방법은 배구를 그만두는 것이다. 심리적인 부분을 극복해야만 기술적인 부분에서도 성장할 수 있다"며 호되게 꾸짖기도 했다.

야속할 법도 한 상황이지만, 도리어 이를 변화의 계기로 삼았다. 그는 "도망가는 길은 배구를 그만 두는 것밖에 없다는 감독님의 말씀이 많이 와닿았다. 도망칠 수 없으니 잘하든 못하든 코트 위에서 한 번 해보자는 마음이 들었다"며 "감독님이 훌륭한 세터 출신이신 반면 저는 그렇게 못하는 것 같다. 그렇게 해주셔야 저도 더 잘 할 수 있다. 아직 많이 배워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외려 감사의 말을 전했다. 

변한 것은 또 있었다. 바로 '스트레스에 대처하는 자세다. 제 자신의 성격을 "친한 사람들에게는 활발하지만 생각보단 내성적이다"라고 묘사하는 권준형인만큼, 그간 이런 슬럼프가 오면 홀로 방안에 들어가 끙끙대왔다. 하지만 이번엔 달랐다. 바깥으로 발산시키는 쪽을 택했다. "답답하고 혼자 체육관 나가서 미친듯이 소리 지르고 뛰고 공도 던지고 그랬다. 그래도 그 때는 하고 나면 화가 풀렸다. 이제부턴 그래야겠다고 생각했다. 성격을 바꿔야할 것 같다"며 웃어보였다.

혼자 고민하는 대신 팀원들을 찾았다. 권준형은 "공격수들과 대화를 많이 했다. 분위기가 안 좋을 때 대화를 더 많이 해야하지 않나 싶다. 오늘은 동료들이 잘 해줘서 제가 잘 할 수 있었다"며 부진 탈출의 비결을 설명했다. 특히 고마웠던 건 레프트 서재덕. "어제 재덕이에게 도와달라고 얘기했더니 오늘 코트 안에서 내가 정신없고 들뜬다 싶을 때 가라앉혀주더라. 많은 도움을 받았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number3togo@xportsnews.com / 사진=수원, 권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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