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7.02.27 20:20 / 기사수정 2007.02.27 20:20
A: 터키로 가기 전에는 일단 늦게 시작한 것도 있고, 또 선수단에 대한 파악이 다 되지 않은 상황이었기 때문에 주로 기본적인 체력훈련에 중점을 뒀다. 그리고 터키 훈련에서는 경기력 및 전술 이해도 향상에 목표를 뒀는데 처음에는 그리 좋지 못했다.
하지만, 현지에서의 연습 경기들을 통해 일단 100%라고 할 수는 없지만 어느 정도 결실은 거둔 듯하다. 올해의 주안점은 주로 수비의 변화였는데, 기존의 맨투맨이나 스위퍼 시스템으로는 부족한 듯해 지역방어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잡음이 있었지만 훈련을 통해 상당히 완성된 듯하다.
다만, 아직 미드필드의 압박이나 공격의 부분에서 아직 용병수급이 끝나지 않은데다 중심선수도 마땅치 않아 어려움이 예상되지만 하대성, 문주원 등의 선수들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만큼 곧 개선될 거라고 본다. 특히 주목할 선수라기보단 대부분이 젊고 기량은 좋은 만큼 경험만 쌓는다면 모두 좋은 활약을 보여줄 거라고 생각한다.
Q: 대구 외에도 많은 팀이 터키에 캠프를 차렸는데 직접 본 바로 이번 시즌 가장 주의해야 할 팀을 꼽자면?
A : 우리가 어느 팀이라고 주의하지 않겠나? (웃음) 물론 포항의 경우에는 마지막에 합류했기 때문에 구체적인 경기를 볼 수 없었다. 그러나 이미 리그에서 검증이 된 팀이니 만큼 역시 좋은 경기력이 예상되는 팀이라 생각하고, 직접 경기를 살펴본 서울이나 울산, 전북 등은 사실 객관적으로 봐도 대부분 우리 팀보다 낫다고 본다. 경기력 면에서나 조직력, 자원, 구성면에서 모두 앞서는 게 사실이다. 또 전체적으로 매끄러운 플레이가 기억에 남는다.
Q: 시즌 첫 상대로 결정된 서울과 한 호텔에서 지냈다고 알고 있다. 그만큼 가까이서 관찰할 수 있었을 듯한데.
A: 뭐…. 일단 관찰은 했지만 서울은 워낙 좋은 선수들이 포진해 있고, 포백과 스리백을 번갈아 사용하는 게 인상적이었다. 또 공격 면에서도 무척 템포가 빠르고 위협적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개막전도 그 부분을 주의해 준비하고 있다.
Q: 터키 훈련 중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를 꼽자면?
A: 재미난 일? (웃음)있긴 있는데 그야말로 ‘남자들만의 에피소드’다. 이런 인터뷰에서 밝히기에는 당사자들에게 좀….
Q: 프로 감독으로서 첫 시즌이다. 감회가 남다를 것 같은데
A: 처음에는 뭐…. 사실 터키 전지훈련 초기에는 불안하기도 하고 걱정도 되고 그런 것들이 짓누르는 느낌이 컸다.
하지만, 다녀온 후로는 선수단에 대해서 어느 정도 파악도 됐고, 길지는 않지만 서로가 서로를 알 수 있는 시간을 가진 덕분에 우리만의 응집력이 생긴 것 같다. ‘가난한 팀에 웃음꽃이 핀다’고(웃음) 우리는 그런 조직력과 응집력으로 믿음을 가지고 매 경기에 도전하는 정신으로 시즌에 임하는 것이 제일 잘 맞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뚜렷하게 그림이 그려진 뒤로는 오히려 자신감이 생겼다. 물론 여전히 걱정도 되고 부담도 되지만 동시에 흥분도 되고 ‘한번 해보자’하는 의지가 생겼다. 약체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Q: 올해는 여러 국제 대회 일정이 맞물리면서 한 달 평균 8경기를 치르게 됐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어떻게 대비할 생각인지?
A: 어려운 질문이다. 솔직히 말해 대구는 다른 팀에 비해 자원도 부족하고 많은 부분에 있어 여유가 없는 팀이다. 또 31명에서 부상자가 3명 정도 발생한 상황인데다 기존의 좋은 선수들이 이번 이적 시장을 통해 대거 빠져나갔다.
또 아무래도 젊은 선수가 많아 체력으로 승부를 해야 할 팀이니만큼 체력의 고갈에 주의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그로 인한 고비도 있을 거라고 본다. 그래서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보고, 일정에 대해서도 신경을 써서 조율을 할 생각이다. 또 선수가 충분하지 않은 만큼 선수들의 컨디션 조절에도 신경을 쓸 생각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팀의 승패에 상관없이 심리적인 상승세를 꾸준히 유지하고자 한다.
Q: 서울의 박주영이나 경남의 정경호, 성남의 김경호 등 K리그 대부분의 구단에 청구고 시절 가르쳤던 제자들이 포진해 있다. 또 그 외의 젊은 유망주들 역시 그 당시 직접 그 기량에 대해 미리 살펴봤다고 볼 수 있는데, 이런 점에서 오히려 상대하는 데 유리하게 작용할 거라고 보지는 않는가
A: 물론 리그에서 뛰는 제자들을 보면 반갑기도 하고 대견하기도 하다. 가르쳤던 제자들이 좋은 플레이를 보여줄 때는 자랑스럽다. 그러나 선수에겐 선수 개인의 능력이 있고 감독이 그 선수의 능력을 끌어내는 역할을 해주긴 하지만 감독마다 끌어내는 내용이나 크기는 다르지 않을까.
과거 내 제자였다고 하지만 지금은 각자의 소속팀에서 그 팀의 감독의 지시와 가르침을 받고 뛰고 있다. 모두가 재미있어하기는 하지만 그들도 프로 선수인 만큼 그들 역시 각자 프로로서 경기에 임하고 생각하며 플레이를 할 것인 만큼 오히려 최선을 다해 상대하고자 한다.
Q: 이번 시즌에는 컵 대회와 리그 모두 방식이 바뀌었는데, 대구의 감독으로서 이에 대한 장단점을 이야기하자면?
A: 사실상 우리 같은 경우는 인원이 적고 그래서 컵 대회 자체는 따로 치러졌으면 했다. 그러나 결국 리그와 맞물려 빡빡하게 치러지게 됐다는 점이 아쉽다. 하지만, 컵 대회의 경우는 이미 전년도 성적을 통해 이미 시드가 배정된 팀이 있고, 경기 수도 적어 기존의 두터운 선수층을 가진 강팀보다는 대구처럼 선수층이 얇고 단기전에 강한 팀이 노려볼 수 있는 형태가 됐다는 점이 반갑다.
그리고 리그는……. 솔직히 리그 일정은 리그 일정으로 독립해서 봐야 된다고 본다. 아무래도 빡빡한 일정을 소화해야 한다는 점에서 당장은 체력적인 부담이 매우 크겠지만 이 일정 역시 연맹이나 협회가 열심히 짜낸 것인 만큼 장단점을 따지기보다는 리그를 뛰는 입장에서 충실하게 소화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한다.
지난해 대구 MBC해설위원으로 활동했던 변병주 감독
Q: 지난해까지 대구MBC의 해설위원으로 활동하며 꾸준히 대구FC라는 팀을 지켜봐온 것으로 알고 있다. 해설자로 봐 왔던 때와 감독으로서 보는 대구FC의 차이점은?
A: 아무래도 해설자 시절에는 객관적인 시각이 더 컸다. 그러나 감독으로 들어와서 직접 보니 현장 밖에서 보는 것과 속에서 보는 건 역시 느낌이 다르다. 현장 속에 들어와 보니 참, 전임 박종환 감독님이 이렇게 할 수밖에 없었고, 이러면서도 성적을 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참 잘하셨구나 싶고 대단하다는 생각이 드는 게, 이런 구성과 내용으로 꾸준히 상승세를 냈다.
해설자에서 감독이 되어 팀을 맡아보니 뭐…. 나도 솔직히 매일 좋은 경기 펼치고 싶고 이기는 경기, 멋있는 경기를 팬들에게 선보이고 싶지만 아무래도 현실과 이상은 다르지 않은가. 그래서 아직은 밸런스가 맞지 않는 데가 있지만 꾸준히 변화를 시도해 볼 생각이다.
Q: 이번 시즌의 목표는?
A: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일단 6강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사실 리그와 컵 대회가 분리돼있었다면 좀 더 여유를 가지고 두 가지 모두 노려보겠지만 두 일정이 맞물려 진행되면서 체력적인 부분에서나 선수단 운영 문제 등에서 이래저래 부담이 크다. 하지만, 가지고 있는 자원을 최대한 활용해 홈경기만 잡는다고 하면 노려볼 만한 목표라고 생각한다.
ⓒ 엑스포츠뉴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실시간 주요 뉴스
실시간 인기 기사
엑's 이슈
주간 인기 기사
화보
통합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