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박진태 기자] 보상선수라고 얕보면 안 된다.
1999년 FA 제도가 처음 생긴 이래로 KBO리그에서는 현재까지 총 51차례의 이적 사례가 있었다. 또한 지난 시즌 기준으로 총 44차례의 FA 이적에서 30명의 보상선수가 있었다. FA 이적 선수와 보상 선수의 이후 활약상은 대부분 FA 이적 선수의 승리로 끝났지만 그렇다고 보상 선수로 이적한 선수가 전 소속팀의 뒤통수를 쳤던 적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지난 2003년 스토브리그에서 LG는 뒷문 강화를 위해 KIA 타이거즈에서 진필중을 영입한다. 그러나 진필중은 LG로 둥지를 옮긴 이후 3년간 단 15개의 세이브를 기록하는 데 그쳤고 계약기간조차 채우지 못하며 은퇴의 길로 접어들었다.
그러나 반대급부로 KIA로 팀을 옮긴 보상선수 손지환은 2004년 114경기에 출장해 타율 2할7푼1리 홈런 13개 타점 42개를 기록하며 쏠쏠한 활약을 펼쳤다. 반짝 활약이 아님을 증명하듯 그는 2004년에도 타율 2할7푼1리 홈런 11개를 만들어내며 LG에 뒤통수를 쳤다. 손지환이 LG에서 마지막 시즌을 보냈던 2003년 기록했던 성적은 타율 1할8푼9리였다.
세 팀이 얽힌 특별한 사연도 있다. 지난 2004년 스토브리그 때 롯데는 당시 최고액이었던 6년 40억 6000만원에 두산에서 정수근을 데리고 왔다. 2003년 정수근은 두산에서 정규타석을 채우지는 못했지만 자신의 두 번째 3할 타율을 기록하며 승승장구했다. 그러나 2004년 정수근은 롯데에서 92경기 타율 2할5푼7리를 기록하는 데 그쳤고 평균 40.4개를 기록하던 도루 개수도 24개로 절반 가까이 줄어들었다.
반면 두산으로 보상선수로 이적한 문동환은 그 해 겨울 또다시 한화로 둥지를 옮겼고 대전에서 제 2의 전성기를 만들어냈다. 이적 첫 해 뚜렷한 활약을 펼치지 못했던 그였지만 2005년 173⅔이닝 10승 평균자책점 3.47을 기록한 데 이어 2006년에도 189이닝 16승 9패 평균자책점 3.05를 기록하며 2년 연속 에이스 역할을 해냈다.
FA 이적 선수와 보상 선수 모두 활약했던 윈-윈 사례도 있다. 지난 2009년 홍성흔은 롯데로 이적하면서 친정팀에 보상 선수로 이원석을 안겨줬다. 이원석은 이적 첫 해 125경기 타율 2할9푼8리를 기록하며 두산 내야에서 활약을 펼쳐줬다. 또한 지난 2013년 홍성흔이 두산으로 돌아오면서 롯데는 김승회를 보상 선수로 받았다. 잦은 보직 번경으로 크게 활약하지 못했던 김승회는 롯데로 적을 옮긴 이후 마무리 투수로서 자리를 잡으며 마운드를 지켰다. 지난 2014년 김승회는 56이닝 20세이브 평균자책점 3.05를 기록했다.
FA 이적 사례만큼이나 보상 선수 지명에 눈길이 가는 이유는 원 소속팀에게 부메랑으로 돌아오는 선수들의 활약이 있기 때문이지는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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