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日 차이' 박병호 연봉 기대보다 적은 이유

[엑스포츠뉴스=나유리 기자] 포스팅 시스템은 특혜일수도, 걸림돌일 수도 있다. 적어도 박병호(29,미네소타) 계약의 경우는 아쉬움이 남는게 사실이다.

미네소타 트윈스는 2일(이하 한국시각) 박병호와의 계약을 공식 발표했다. 계약 기간은 4+1년에 연봉 총액 최대 1800만 달러(약 208억원)다. 구단 옵션이 걸린 5번째 시즌을 제외하면, 현재까지 보장된 기간 4년에 보장 금액은 1200만 달러(약 139억원)다. 

다소 실망스러운 것도 사실이다. 박병호는 4년 연속 홈런왕을 차지하며 KBO리그를 대표하는 강타자로 우뚝 섰다. 또 미네소타가 박병호 응찰에 성공한 액수는 1285만 달러(약 147억원)다. 지난해 강정호의 포스팅 금액이 500만2014달러였고, 박병호와 같은 4+1년에 4년 보장 금액은 1100만 달러(약 128억원)였다. 보통 포스팅으로 진출할 경우, 응찰 금액의 2배 이상을 계약금과 연봉 총액으로 추산한다. 하지만 박병호는 강정호보다 두배 이상 많은 금액에 포스팅 되고도 보장 금액은 큰 차이가 없다.

박병호도 미국 출국전 알고 있었던 부분이다. 앨런 네로를 필두로 한 옥타곤월드와이드 에이전시는 박병호의 대리인 자격으로 미네소타 구단과 협상을 진행해왔다. 프리미어12 대회와 시상식 등 국내 일정을 소화한 후 미국으로 직접 건너간 것은 사실상 협상이 마무리 단계에 있다는 뜻이다. 지난해 강정호도 똑같은 절차를 밟았다.

출국전 박병호는 "지금 정확한 숫자를 밝히기는 곤란하지만 미네소타 측에서 최종 제안한 조건이 주위에서 기대하시고, 예상하시는 것보다 적은게 사실"이라면서 "일단 직접 건너가 얼굴을 마주한 상황에서 마지막 희망을 걸고 있다"고 말했다. 

또 박병호는 도전 그 자체에 의의를 두고 있는 상황이다. 낯선 환경, 낯선 팀 그리고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모여있는 메이저리그 라는 무대에서 자신의 야구를 새롭게 시작하길 바라고 있다. 

하지만 KBO리그도 더이상 해외 포스팅이 낯설지 않다. 갈 수록 포스팅을 신청하고자 하는 선수들의 숫자도 늘어나는 형국이다. 현재 한국-미국간의 포스팅 제도는 선수보다는 원 소속 구단에 조금 더 유리한게 사실이다. 비공개 입찰 방식으로 포스팅 절차가 진행되고, 가장 높은 제시 금액을 써낸 구단만 30일간 선수와 단독 협상권을 갖는다. 또 협상이 결렬되면 1년간 같은 절차를 진행할 수 없다. 

일본도 KBO리그와 같은 방식으로 포스팅을 진행했었다. 아시아 선수 포스팅 금액 역대 1위에 올라있는 다르빗슈 유는 텍사스가 무려 5170만3411달러(약 601억원)를 지불했다. 2006년 마쓰자카 다이스케 역시 보스턴이 5111만1111달러11센트(약 594억원)로 응찰했고, 3위에 올라있는 이가와 게이는 2600만194만 달러(약 302억원)나 됐다. 

이처럼 선수들의 포스팅 금액이 천정부지로 뛰자 NPB는 제도 손질에 나섰다. 미-일 상호 협상을 맺어 포스팅 금액 상한선을 2000만 달러(약 233억원)로 조정했다. 만약 2000만 달러를 복수 구단이 써낼 경우 선수가 각 구단들과 협상을 해보고 한 구단을 선택하는 방식이다. 종전의 방식보다 선수에게 좀 더 유리하다. 바뀐 제도의 첫 수혜자는 다나카 마사히로였다. 이미 일본프로야구를 완벽하게 점령하고 메이저리그에 도전했던 다나카는 복수의 구단이 2000만 달러를 써냈고, 에이전트와 함께 협상을 꾸렸다. 그리고 최종 선택은 뉴욕 양키스였다. 다나카는 양키스와 7년 1억5500만 달러(약 1805억원)라는 초대형 계약에 성공했다. 만약 종전 방식이었다면 이정도의 계약을 얻어내기 어려웠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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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유리 기자 NY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