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도쿄(일본), 이종서 기자] '적의 적은 친구'라고 했던가. 일본 관중들은 미국 응원에 여념이 없었다.
김인식 감독이 이끄는 한국야구대표팀은 21일 일본 도쿄 도쿄돔에서 열린 미국과의 '2015 WBSC 프리미어12' 결승전에서 8-0으로 승리했다.
결승전에 오르기전 한국은 준결승전에서 일본을 4-3으로 잡았다. 0-3으로 지고 있던 경기를 9회 4점을 몰아내면서 4만명 넘게 가득 들어찬 도쿄돔에 시원하게 찬물을 뿌렸다. 특히 '프리미어12'의 흥행을 위해서라면 자국의 우승이 필수적이라고 외쳤던 일본이었던 만큼 시나리오에 없던 '라이벌팀' 한국의 승리는 일본에게 더욱 배아픈 상황이었다. 이런 일본의 마음은 한국과 미국의 결승전에서 그대로 드러났다.
이날 경기의 입장권으로 일본과 멕시코의 3,4위전과 한국과 미국의 결승전을 동시에 관람이 가능했다. 그만큼 결승전에 앞서 치러진 3,4위전을 관람한 일본 팬들 일부는 자리를 지키고 결승전을 관람했다.
경기 시작전 미국선수들이 몸을 풀러 그라운드에 나오자 1루쪽에서 환호성이 나왔다. 휘파람을 불기도 했고, 미국 선수들을 향해 박수와 응원의 목소리를 일제히 보냈다. 뿐만 아니었다. 미국의 공격 중간에도 일본 특유의 나팔소리와 함께 '간바떼!(힘내라!)'를 외치는 일본 응원단들도 있었다.
3루 한 켠을 채운 한국 응원단도 지지 않고 목소리를 높여 응원전을 펼쳤고, 결국 9회 한국이 8-0으로 앞서가자 일본팬들은 한국의 파도 응원에 호응을 하는 등 경기 자체를 즐기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그러나 9회말 다시 일본의 응원 대상은 미국으로 바뀌었고, 결국 한국이 경기에 승리하면서 일본팬들은 또 한 번 씁쓸함 안고 자리를 뜰 수 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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