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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KLPGA 결산③] '세계 No.1 향해' KLPGA의 빛과 그림자

기사입력 2015.11.16 06:30 / 기사수정 2015.11.16 10:23

조희찬 기자


[엑스포츠뉴스=조희찬 기자] "세계 넘버원 KLPGA, 세계를 향해. 세계 최고 선수들의 보금자리."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로고송'의 도입부다. 

2015년 29개 대회, 약 184억원의 상금과 함께 최다 규모로 시즌을 치른 KLPGA. 성공적인 한 해를 보내며 로고송 가사대로 세계 최고의 투어로 거듭나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고 있다.

하지만 보완할 점도 분명 존재했다. 올시즌 KLPGA의 빛과 그림자를 돌아봤다.

외국인 대상 퀄리파잉 토너먼트 시작

KLPGA는 올해 처음 외국인 대상 퀄리파잉 토너먼트를 실시했다. 4일간의 라운드를 통해 상위 30%에게 정규투어 및 드림(2부), 점프(3부) 투어 시드 순위전 참가자격을 부여한다. '세계 넘버원', '글로벌 투어'를 외치던 KLPGA의 개방에 투어는 다양한 인재들을 확보, 더 큰 경쟁력을 갖추게 됐다.

'단비' 같았던 스폰서의 위로금

1명의 선수가 평균 대회를 치를 때 드는 경비가 만만치 않다. 한 선수 부모에 따르면 가족단위로 이동할 경우, 숙소와 유류비 등 100만원을 훌쩍 넘기기도 한단다. 

여기에 선수들은 대회에서 컷을 통과 못 하면 고스란히 빈손으로 돌아가야 한다. 비교적 주머니가 두둑한 선수들은 버틸만하나, '생계형' 골퍼들은 10~20만원이 아쉽다.

몇몇 스폰서들은 이를 헤아려 '위로금' 명목으로 컷 탈락자에게도 현금 및 상품권 등을 제공했다. BMW레이디스챔피언십에선 주최 측에서 컷 통과하지 못한 모든 선수에게 50만원씩 전달했다. E1채리티오픈에선 선수들에게 상품권 30만원이 건네졌다.

BMW레이디스챔피언십 당시 위로금을 건네받은 한 선수의 부모는 "이 정도 금액도 큰 도움이 된다. 컷 탈락해 한 푼도 못 건지고 가면 허무함이 크다. 이런 지원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큰 힘이 된다"고 했다.


'스캔들' 청정지역 KLPGA

올해 종목을 가리지 않고 도박, 약물, 승부조작 등 폭풍이 몰아쳤던 국내 스포츠계에서 KLPGA는 단 한번도 언급되지 않았다.

KLPGA는 특히 불법 약물 청정지역이다. 골프라는 종목 특성상 관심이 덜할 수도 있다. 그러나 A선수는 "골프선수라고해서 약물의 유혹이 전혀 없다고 말할 수는 없다. 약물을 통해 급격히 근육량을 늘려 비거리를 얻을 수 있다. 충분히 유혹이 있을 법하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올해 PGA에서도 한 선수가 약물 사용으로 적발됐다. 

그럼에도 KLPGA서 단 1차례의 도핑테스트 불합격자가 나오지 않은 이유는 강한 처벌과 체계적인 관리다. 금지 약물 사용이 적발되면 1차-1년 자격정지, 2차-2년 자격정지와 회원 박탈, 3차-영구제명이다.

또한 선수들을 위한 지정병원을 따로 둬, 검증된 약만 제공한다. 단순히 감기약을 먹을 때도 선수들은 확인된 것만 복용한다.

상금 양극화, 빈익빈 부익부

프로의 세계는 냉정하다. 잘하면 일반인이 평생 만져보지 못할 돈을 번다. 못하면 생계유지에 급급하다. 

그래서 상금 분배는 중요하다. 우승자가 가장 많은 상금을 갖는 건 당연하다. 대신 하위 랭커들도 최소한의 '생계유지'는 할 수 있도록 정해진 비율 내에서 골고루 나눠 갖는 게 맞다.

하지만 올시즌 첫 메이저대회였던 기아자동차 한국여자오픈부터 균형이 깨졌다.

KLPGA 상금분배표에 따르면 총상금 12억원 이하 대회에선, 우승자에게 총상금의 20%가 돌아가는게 규정이다. 한국여자오픈이 총상금 7억원 대회였다. 우승자 박성현은 2억원을 가져갔다. 총상금의 약 28.5%다. 원래대로라면 1억 4000만원이 맞다. 대신 8050만원이어야 할 준우승 상금이 7500만원으로 내려갔다.

한국여자오픈은 대한골프협회(KGA) 주관 대회다. 다시 말해 위 분배표를 굳이 따를 필요는 없다. 다만 거액의 우승상금을 내세워 대회 규모를 커 보이게 하려하는 인상을 지울 수 없었다. 평소보다 약 10% 넘게 얇아진 봉투를 쥐고 선수들은 쓸쓸히 발걸음을 돌렸다.

메이저대회, 기대 큰 만큼 아쉬움도 컸다

PGA 투어가 100년 가까이 사랑받는 이유는 전통을 지키려는 고집 때문이다. 특히 일정 '단축'에 대해선 쉽게 타협하지 않는다. PGA는 일반적인 대회도 예비일을 대부분 잡아놓는다. 악천후 등으로 주어진 시간 내 라운드를 치르지 못할 경우, 예비일에 남은 경기를 매듭짓는다.

하지만 올시즌 KLPGA에선 예비 일이 준비됐던 메이저대회는 한 곳도 없었다. 그리고 결국 시즌 2번째 메이저대회인 하이트진로 2라운드가 악천후로 취소됐다. 4라운드 운영이 기본인 메이저대회가 3라운드로 축소 운영됐다. 

예비 일을 정하는데 가장 큰 걸림돌은 역시 '돈'이다. 주최 측은 월요일 경기를 위해 골프장을 하루 더 빌려야한다. 만만치 않은 액수다. 하지만 세계 넘버원을 외치는 투어에서 3라운드 메이저대회는 뭔가 허전하다.

이 밖에도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인 KB스타금융그룹챔피언십에선 골프장에 드라이빙 레인지가 마련되지 않았다. 선수들은 샷 연습을 위해 연습장을 찾아 골프장 밖으로 나가야 했다. 여러모로 아쉬움 남는 2015 메이저대회였다.

etwoods@xportsnews.com / 사진 ⓒ 엑스포츠뉴스DB

시리즈 모아보기
[2015 KLPGA 결산①] '2·0·1·5'로 돌아본 KLPGA
[2015 KLPGA 결산②] '역대 최대규모' 시즌이 남긴 것들

조희찬 기자 etwood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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