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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디 부실' 아프지만 되새겨야 할 슈틸리케의 일침

기사입력 2015.11.10 06:16 / 기사수정 2015.11.10 06:18

조용운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용운 기자] 수원월드컵경기장 관리 실태가 연일 입방아에 오르고 있다. 

수원시는 '축구 수도'를 자부한다. 지난 9월 2017 대한민국 20세 이하(U-20) 월드컵 개최 도시로 선정되면서 축구 수도의 명성은 더욱 올라갔다. 

수원월드컵경기장은 세계가 주목하는 명품 축구구장이다. 2001년 국제축구연맹(FIFA) 컨페더레이션스컵을 시작으로 2002 한일월드컵, 2007 FIFA 17세 이하(U-17) 월드컵을 개최했고 U-20 월드컵 유치에 성공하며 아시아 최초로 FIFA 주관 4개 메이저대회를 모두 치르는 명예를 안게 됐다.

위상은 올라갔지만 정작 경기장 관리 실태는 명성에 부합하지 않는다. 이곳을 관리하는 재단법인 경기도수원월드컵경기장관리재단은 홈구장으로 사용하는 수원 삼성과 광고 권한을 두고 첨예하게 대립해 문제를 일으키더니 잔디 관리마저 정상적이지 못했다. 

울리 슈틸리케(61) 축구대표팀 감독이 수원월드컵경기장과 보조구장의 그라운드 상태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9일 수원월드컵 보조구장에서 소집 훈련을 하기 전 "팀을 먼저 생각하고 축구 목적에 맞게 잔디 관리를 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표팀은 오는 12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미얀마와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5차전을 치른다. 미얀마전을 앞둔 슈틸리케 감독은 훈련장에 도착하고 상기된 반응을 보였다. 

수원월드컵 보조구장은 한눈에 봐도 정상적인 훈련을 진행할 장소가 아니었다. 잔디는 군데군데 파여 있고 롤링작업을 하지 않아 평탄하지 않았다. 잔디 곳곳은 뭉개져 떡이된 모양새에 구멍이 숭숭 뚫려있는 곳도 있었다. 

잔디 상태를 확인한 슈틸리케 감독은 작심한 듯 "이런 곳에서 어떻게 정상적인 훈련을 하느냐. 오히려 상대를 도와주는 훈련장"이라며 "경기장 선정을 하는 대한축구협회가 대표팀을 먼저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못마땅한 속내를 숨기지 않았다. 소집 첫날 회복 훈련의 일환이겠으나 불과 1시간 만에 훈련을 마친 데는 부상 위험이 있는 훈련장 상태도 분명 한몫했다.



축구협회는 이번 소집에 앞서 훈련장을 두고 고민했다. 일반적으로 대표팀은 파주NFC(축구대표팀트레이닝센터)에 여장을 풀지만 지도자 강습회가 열린 탓에 입소할 상황이 아니다. 고민 끝에 경기장과 가까운 수원에 캠프를 차리고 보조구장을 훈련장으로 택했으나 잔디 상태에 당혹감을 숨기지 못했다.   


더욱 큰 문제는 경기가 펼쳐질 주경기장의 잔디 상태도 좋지 못한 점이다. 관리재단이 수익 도모를 위해 주경기장을 공연과 행사에 활용하면서 잔디 문제가 심각하다.축구협회 관계자는 "주경기장은 미얀마전에 맞춰 잔디 보식 작업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 경기날은 큰 문제 없을 것"이라고 말하지만 단기간에 얼마나 개선됐을지 의문이다. 

"잔디 문제는 대표팀만 겪는 문제가 아니다. K리그 구단들도 제대로 된 경기장에서 경기를 펼치지 못한다. 운영권을 가진 단체에서 축구장 본연의 목적에 맞게 관리해야 한다. 잔디 상태도 한국 축구의 명함"이라는 슈틸리케 감독의 말이 아픈 이유다.

puyol@xportsnews.com / 사진 ⓒ 엑스포츠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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