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0-26 18:34
연예

김유정, 한 계단 한 계단씩…열일곱 여배우의 성장 (인터뷰)

기사입력 2015.10.26 13:55 / 기사수정 2015.10.26 13:57



[엑스포츠뉴스=김유진 기자] 배우 김유정이 영화 '비밀'(감독 박은경, 이동하)을 통해 또 다시 한 뼘 성장했다.

김유정은 지난 15일 개봉한 '비밀'로 관객들을 마주하고 있다. '비밀'은 만나서는 안 될 살인자의 딸, 그녀를 키운 형사 그리고 비밀을 쥐고 나타난 의문의 남자 세 사람이 10년 뒤 재회하며 벌어지는 미스터리 드라마다.

극 중 김유정은 살인자의 딸 정현으로 등장한다. 정현은 자신의 삶을 송두리째 바꿔놓은 10년 전의 사건을 계기로 가슴 깊이 상처를 감싸 안은 채 일찍 어른이 돼 버린 소녀다.

자신의 친아버지를 향한 연민과 분노, 자신을 길러준 의붓아버지 상원(성동일 분)을 향한 친근함과 적대감,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난 담임선생님 철웅(손호준)을 향한 알 수 없는 동질감과 죄책감까지, 극과 극의 감정을 오가는 복합적인 내면 연기를 소화해야 했다.

'비밀' 개봉 후 서울 종로구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김유정은 영화 속 어두웠던 정현의 모습과는 180도 다른, 일상 속 해맑은 열일곱 소녀 김유정으로 돌아와 있었다.

"영화가 너무 어려웠던 것 같다"는 이야기에 김유정은 "시나리오로 보는 것이 영화로 보는 것보다 쉬웠다. 시나리오는 스토리가 흘러가는 대로 따라가면 되지 않나. 오히려 나중에 영화를 보면서 더 어렵게 느꼈던 것 같다"고 미소 지었다.



"정말 좋은 경험이었다"고 '비밀'이 자신에게 준 의미를 되짚은 김유정은 "가장 많이 배웠던 것 같다. 작품을 통해서 깨달은 것도 많고, 제가 연기를 하면서 앞으로 필요한 것도 차차 배워나갈 수 있게 도와준 작품이었다. 처음부터 '비밀'을 하고 싶었던 이유가 이것이기도 했다. 촬영하면서 딱히 힘든 점도 없었다. 고민하고 생각하는 과정들이 좋은 시너지를 준 것 같다"고 얘기했다.

김유정은 정현을 '외로운 아이'로 생각하고 캐릭터에 대한 밑그림을 그려나갔다. "모든 상황들이 정현이 나이 대에는 받아들이기 힘든 것이지 않나"라고 말문을 연 그는 "마음속에서 무언가를 삭혀두고, 감춰두는 것이 외로운 마음을 더 크게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밝고 명랑하고, 학교에서는 또 우등생이지만 그 속에 많은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을 표현하려고 했다"고 차분하게 설명했다.

티 없이 맑아 보이는 김유정이 한없이 어두운 정현을 연기하기 위해 어두움을 꺼내는 과정이 어렵지는 않았을까. 김유정은 "원래 성격이 밝고 명랑하긴 하다"고 웃으며 "그렇지만 사람은 저마다 다양하지 않나. 정현이를 통해서 제 안의 어두운 모습들, 내면을 끌어내보고 싶었다"고 작품을 준비했던 과정을 털어놓았다.


완성된 결과물을 보고 당연히 기뻤지만, 한편으로는 정현이에게 가졌던 애정만큼이나 더 잘 드러내고 싶었던 부분이 부족하게 나타난 것은 아닌지 아쉬운 마음이 드는 것도 사실이었다.

김유정은 "매 작품마다 아쉬운 게 많다. 항상 배우는 자세로 많이 노력해서, '최대한 많이 표현하자'라고 마음을 먹고 들어간다. 여러 상황 속에서 그게 잘 안 될 때도 있지만, 그래서 또 더 욕심이 많이 생기는 것 같다"고 성숙해진 자세를 엿보였다.



올해 열일곱, 이제 고등학교 1학년이 된 김유정이지만 어느덧 연예계에 발을 놓은 지 13년차가 됐을 만큼 오랜 시간을 연기와 함께 보냈다. '학생 김유정'과 '배우 김유정'의 균형을 최대한 맞춰가려 애쓰는 것이 요즘 그의 모습이기도 하다.

이런 사실을 스스로도 느낀다며 "정말 신기한 것 같다"고 웃은 김유정은 "연기할 때의 평소의 성격이나 다른 사람들과 얘기를 나누고 행동을 할 때 '내가 전보다 더 생각과 고민이 많아졌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무언가를 할 때 더 조심하게 되고, 내 자신이 컨트롤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느낄 때마다 더욱 그렇다. 물론 또래 친구들에 비해 성숙해 보인다는 말이 때로는 서운할 때도 있지만, 그만큼 성장해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고 속내를 밝혔다.

쉼 없이 이어지는 연기 활동에 잠시 지칠 법도 하지만, 김유정은 쉼표를 찍고 싶지는 않다고 했다. 그는 "여행을 가고 싶다는 생각은 한다. 평소에는 영화도 많이 보고, 책도 읽으면서 스트레스를 푼다"고 소소한 자신의 일상을 덧붙였다.

"영화를 보면 진짜 제가 그 곳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예전에는 어떤 걸로 스트레스를 풀어야 할 지 그런 것을 잘 몰랐는데, 지금은 조금씩 나를 알아가고 있는 것 같다"고 미소를 보인 김유정은 "책을 읽는 것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소설을 읽거나 교과서를 읽어도, 그동안 몰랐던 것들을 다 체크해서 내 것으로 흡수하고 싶은 욕심이 있다"고 얘기를 이었다.

높아지는 인기에 이어지는 온라인상의 악플 등으로 의도치 않게 마음속에 상처도 받았지만, 이 역시 마음가짐을 더욱 단단하게 해주는 계기로 생각하고 극복해 나가고 있다.

김유정은 "(악플 때문에) 너무 힘들고 우울해서 울어버릴 때도 있었지만, 이렇게 이겨내고 힘들어하고 아파하는 시간이 지나야 앞으로 더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나를 향한 안 좋은 잣대들을 보면 삐뚤어진 마음이 들 때도 있다. 하지만 이런 것을 버틸 수 있어야 나중에 더 어려운 상황을 마주하게 돼도 버틸 수 있는 계기가 될 것 같다"라고 의젓한 면모를 뽐냈다.

'늘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마음먹고 있다'는 김유정은 차기작인 영화 '사랑하기 때문에'에서 다시 밝은 캐릭터로 돌아와 관객을 만날 예정이다.

"모든 연기의 깊이와 넓이가 전부 다르니 배우로서 경험할 수 있는 것도 그만큼 많은 것 같다. 이렇게 한 계단, 한 계단씩 올라가는 게 정말 좋다"고 당차게 포부를 전하는 김유정이 걸어나갈 다음 발걸음에 기대가 더해진다.

slowlife@xportsnews.com/ 사진= 엑스포츠뉴스 권태완 기자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 엑스포츠뉴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실시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

주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