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김형민 기자] 변수가 하나 없어졌다. 손흥민(23, 토트넘 훗스퍼)은 영국 무대에 첫 발을 내딛을 위르겐 클롭(48) 감독에게는 큰 변수 중 하나였지만 아직 회복되지 못한 부상 탓에 경기에 나설 수 없게 됐다.
토트넘은 15일(한국시간)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서 손흥민이 리버풀과의 경기에 나서지 못한다고 전했다. 손흥민이 속한 토트넘은 오는 17일 화이트하트레인에서 리버풀과 2015-2016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9라운드 홈경기를 펼칠 터였다.
A매치 휴식기 이전에 맨체스터 시티와의 경기에서 발 부상을 당한 손흥민의 복귀 시점에 대해 궁금증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일단 이번 리버풀전에는 결장하는 것이 확정됐다. 미러풋볼 등 영국 매체들은 길게는 11월 아스날과의 런던더비까지 나서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손흥민이 리버풀전에 나서지 못하게 되면 조용히 웃을 사람이 한명 있는데 바로 적장 클롭 감독이다. 지난 시즌까지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를 이끌었던 클롭은 공백기를 접고 A매치 휴식기 중에 리버풀 사령탑으로 부임했다. 공교롭게도 첫 경기부터 만만치 않은 토트넘과 손흥민을 만나야 했는데 다행히 손흥민과의 만남은 성사되지 않게 됐다.
손흥민이라는 이름은 클롭에게는 부담스러운 세글자다. 독일 분데스리가 레버쿠젠에서 뛰던 시절 손흥민은 클롭이 이끄는 도르트문트에 유난히 강했다.
2012-2013시즌 함부르크 유니폼을 입고 도르트문트 상대 2경기에서 4골을 터트렸다. 레버쿠젠 유니폼을 입고도 2013년 12월에 도르트문트 수비라인을 파괴시키는 결승골로 팀의 1-0 승리를 이끄는 등 꿀벌군단의 킬러 면모를 과시했다. 자신을 자꾸 흔들자 클롭 감독은 당시 경기가 끝나고 손흥민의 목덜미를 잡으며 소심한 복수를 하기도 해 눈길을 끈 바 있다.
이러한 기억이 있는 까닭에 클롭의 데뷔전에 손흥민이 복귀한다면 어떤 영향력을 행사할 지 관심이 집중됐었다. 클롭의 게겐프레싱을 깨는 법도 몸에 잘 베여 있는 손흥민이었다. 앞선에서 압박하면 자연스럽게 노출되는 뒷공간을 향해 빠른 스피드로 질주해 득점으로 마무리하는 손흥민 때문에 클롭 감독은 독일에서 애를 먹었다. 이러한 플레이 방식을 영국에 와서도 크게 바뀌지 않고 토트넘 공격의 스피드를 올려주고 있는 손흥민이어서 이번 경기에서 재회 여부가 더욱 주목됐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손흥민은 결장하게 됐다. 손흥민 없이 리버풀전에 임해야 하는 토트넘은 대신 라이언 메이슨과 에릭 다이어 등 부상에서 회복돼 돌아온 선수들을 적극 활용해 가동할 수 있는 차선의 전력을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 중앙 미드필더진이 문제 없이 나설 수 있는 상황이 되면서 델레 알리가 공격 2선으로 올라와 크리스티안 에릭센과 에릭 라멜라 등과 호흡을 맞추며 손흥민의 공백을 메울 가능성도 있다.
클롭도 다니엘 잉스와 조 고메스 등 부상 선수들의 여파를 안고 경기에 나설 예정인데 첫 경기인 만큼 승전보를 전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가운데서 손흥민의 결장은 클롭 감독의 고민거리를 하나 덜어주는 희소식이 되고 있다.
khm193@xportsnews.com /사진=클롭과 손흥민 ⓒ AFPBBNews=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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