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이종서 기자] 역전과 재역전을 거듭하는 명승부. 그러나 뒷맛이 개운치가 않다.
두산 베어스와 넥센 히어로즈는 1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1차전 맞대결을 펼쳤다. 이날 넥센은 경기 초반 홈런포 두 방으로 2-0으로 기선 제압에 나섰지만, 이내 두산에 꼬리를 잡혔다. 그리고 경기는 연장 접전 끝에 2루타와 안타를 연이어 때려낸 두산이 가지고 갔다.
그러나 2-3으로 두산이 지고 있던 9회. 다소 아쉬운 판정 하나가 이날 경기의 '옥에 티'가 됐다. 9회 1사 김재호 타석에서 조상우는 2볼-1스트라이크 상황에서 몸쪽 높은 직구를 던졌다. 김재호는 공을 간신히 피했지만, 문승훈 주심은 몸에 맞는 공을 선언했다.
그러나 중계화면에 나온 리플레이에서는 공이 김재호의 몸쪽에 바짝 붙여오기는 했지만 맞지 않고 미트로 곧바로 들어갔다. 이후 조상우는 정수빈과 김현수에게 볼넷을 내줬고, 민병헌을 삼진으로 처리했지만 김현수 타석에서 밀어내기 볼넷이 나와 3-3 동점을 허용했다. 아쉬운 판정 하나가 의외의 변수가 된 것이다.
문승훈 주심이 사구를 선언한 것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일단 공이 몸 쪽으로 바짝 붙여왔고, 공이 미트에 꽂히기 전 미트 아래 부분에 한 차례 맞고 들어와 소리가 두 번 났다. 아쉬운 판정임에는 분명했지만, 150km/h 가까운 직구였던 만큼 착각할 수 있는 부분이었다.
김재호 역시 심판 선언에 수긍할 수 밖에 없었다. 당시 공은 몸쪽으로 바짝 붙여 들어온 가운데 피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긴가민가한 김재호는 주심에게 다시 한 번 판정을 물었고, 주심이 재차 몸에 맞는 공임을 선언하자 하자 그제서야 1루로 발걸음을 옮겼다.
석연치 않은 판정이지만 넥센 벤치 역시 쉽사리 움직일 수 없었다. 비록 9회 승부가 막바지였지만, 당시 조상우는의 제구는 흔들리고 있었다. 사구가 나와도 이상할 것 없는 상황에서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본 박동원이 역시 별다른 행동을 취하지 않았다.
이 사구는 나비효과가 돼 두산의 동점으로 연결됐고, 결국 두산은 연장 10회 극적인 끝내기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그러나 이 판정 하나는 승자와 패자 모두에게 찝찝함을 안겨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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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서 기자 bellstop@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