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7 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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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런왕+타점왕' 박병호가 보여준 4번타자의 품격

기사입력 2015.10.03 08:15 / 기사수정 2015.10.03 12:26

이지은 기자


[엑스포츠뉴스=이지은 기자] 팀이 가장 어려울 때, 에이스의 존재는 빛이 나는 법이다. 박병호(29,넥센)가 바로 그랬다.

넥센 히어로즈는 2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리는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시즌 16차전에서 10-6으로 승리했다. 이 승리로 넥센은 두산을 1경기차로 제치고 단독 3위 자리를 차지했다. 잔여경기 1경기를 남겨두고 가까스로 얻은 값진 수확이었다.

팀의 마지막 승부처, 이 승리의 뒤에는 박병호가 있었다. 이날 총 3타수 2안타 1볼넷 3타점. 총 4번 타석에 들어서는 동안 세 번은 출루에 성공하며 팀의 공격을 이끌었다. 특히 5경기만에 홈런을 신고하면서, 한 시즌 개인 최다 홈런(53개)과 한 시즌 KBO 최대 타점(146타점)도 넘어섰다. 

박병호가 KBO의 역사로 남는 날이었다. 하지만 이 순간에도 박병호는 박병호를 내세우지 않았다. 그보다는 '팀'의 승리가 먼저였다. "최근에 팀 공격이 침체돼었는데 나또한 제역할을 제대로 잘 못하는 상황에서 괴로웠다"며 그간의 마음 고생부터 먼저 고백하는 4번 타자였다.

에이스는 에이스의 무게감을 알았다. 박병호는 '4번 타자'가 갖는 타이틀의 무게감을 아는 선수였다. 3위 싸움이 한창인 이때, 최근 5경기 박병호는 타율 1할7푼6리, 1홈런 1타점으로 부진했다. 그러자 미묘하게 팀의 부진도 맞물렸다. 넥센은 그 다섯 경기에서 1승 4패를 기록했다. 그러다보니 타석에 들어설 때마다 예민해졌다. 염경엽 감독도 "4번 타자로서 팀에 뭔가 보여줘야하는데 타격감이 안 좋은 시기이다 보니 자신을 들들 볶는다"며 안타까워 하기도 했다.

"우선 팀이 이긴 게 좋다. 오늘 경기에서 이겼기에 다 같이 기뻐할 수 있는 날이 됐다." 박병호는 개인의 대기록도 팀의 승리가 합쳐질 때 더 의미있음도 알고 있었다. 대기록 달성 뒤 박병호는 "타점은 홈런을 많이 친 것도 있지만, 앞 타자들이 출루 많이 해주고 찬스 많이 줘서 만든 기록이다"라며 "힘들때마다 감독님과 코치님들의 조언과 배려가 있었기에 이런 기록을 세울 수 있었다"는 소감을 전했다. 

지난 28일 SK전을 앞두고 염경엽 감독은 "박병호가 개인 기록들을 경신하고 팀도 승리하는 것이 최고의 시나리오다"라고 말했던 바 있다. 그리고 에이스는 그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그 최고의 시나리오를 써내려간 박병호는 개인보다 팀을 앞세웠다. '팀플레이어' 박병호가 더욱 가치있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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