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15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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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직도 부족하다"…배우 마동석을 움직이는 힘(인터뷰)

기사입력 2015.09.21 20:30 / 기사수정 2015.09.21 20:30



[엑스포츠뉴스=김유진 기자] 배우 마동석은 시종일관 유쾌하고 또 진지했다. 팬들이 자신을 '마요미'라고 부르는 것을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말하자 "마요네즈도 아니고…"라며 농치다가도 작품 선택에 대한 기준을 묻는 질문에는 진지한 얼굴로 자신의 소신을 전했다.

그런 마동석이 이번에 선택한 작품은 '함정'(감독 권형진)이다. '함정'은 5년 차 부부 준식(조한선 분)과 소연(김민경)이 외딴 섬으로 여행을 떠나게 되고, 인터넷을 통해 우연히 알게 된 식당에서 친절한 주인 성철(마동석)을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스릴러다. 저예산 영화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관객을 끌어 모으며 손익분기점을 넘어서는 등 의미 있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영화 속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역시나 마동석의 변신이다. 극 중에서 그가 연기한 성철은 최근 깜짝 등장으로 많은 화제를 모았던 영화 '베테랑' 속 아트박스 사장님이나, 배달앱 광고 속 친근하고 코믹한 이미지와는 전혀 다른 강렬한 악역이다.

'함정' 개봉을 앞두고 서울 논현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마동석은 "겸손하려고 하는 말이 아니라, 항상 그렇지만 늘 부족하고 아쉬운 것 같다"며 작품을 본 소감을 전했다.

마동석은 '함정' 개봉 전 열린 제작보고회와 언론시사회 등의 자리를 통해 "반드시 해야 되겠다고 생각이 드는 역할이 몇 가지 있다. 성철이 그런 역할이었다"고 설명했었다. 본래 작품 기획에만 참여하고 출연은 하지 않을 생각이었지만, 온전한 악역으로 비춰질 수 있는 성철 역에 매력을 느껴 출연을 결정하게 됐다.

영화 자체가 잔혹 스릴러를 표방하고 있는 만큼, 마동석은 장르에 맞는 연기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이전에 연기했던 악역들이 각자의 사연과 연민이 있었다면, 이번에는 설명은 조금 부족하지만 극 초반부터 차근차근 드러나는 성철의 말과 행동들을 통해 관객들이 캐릭터의 성격을 파악할 수 있게끔 했다.

영화 속에서의 성철의 캐릭터를 더욱 실감나게 살리기 위해 마동석은 실제 산 속 식당의 주인처럼 팔을 까맣게 태우고, 닭 잡는 과정을 직접 소화해내는 디테일함을 덧붙였다.

"산 속에서 일하는 사람인데 팔이 하얗고 뽀얗다면 좀 이상하지 않나. 실제 그 곳에 계신 분들의 모습을 참조했다. 닭 잡는 장면도 잘못하면 여러 마리를 죽여야 하니, 초집중해서 딱 한 마리만 잡았다"고 웃은 마동석은 "영화에서 나오는 지네 같은 보양식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굳이 먹어야 될 이유를 잘 모르겠다"고 고개를 절레절레 내저었다.

마동석은 '함정'에 대해 "정말, 그냥 끌리는 게 있었다"고 강조했다. 이는 마동석이 추구하는 연기관과도 맞닿아 있다. 그는 "그동안 안 해 보던 것에 도전하고 싶었던 것도 있었다. 배우가 전 세계의 모든 직업과 모든 역할을 다 잘 할 수는 없겠지만, 그 역할을 자기 색깔로 소화할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같은 역할이라도 이 배우를 보는 맛이 있지 않을까"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렇지만 그런 것들을 과하게 생각해서 다른 색깔을 내는 것에 집중하다 보면 너무 설정 같은 연기를 해야 되는 거다. 그러니까 그것도 배제해놓고, 조금 부족하더라도 현실감 있고 진짜 같은 연기를 하고 싶다. 연기 같지 않고 현실감 있게 표현해내는 것?  물론 작품에 따라 어떨 때는 정확한 프레임 안에서 움직여야 할 때도 있지만, 원래의 나는 현실감을 좋아하는 성향이다. 그래서 '함정'도 스릴러 장르였지만 진짜같이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으로 연기했었다"고 자신의 생각을 덧붙였다.




"(내가 생각해도) 좋은 대답이었던 것 같다"라며 호탕하게 웃는 마동석에게서 '좋은 사람이다'라는 긍정적인 기운이 물씬 느껴진다.

마동석은 "내 얼굴이 무표정이더라도 사실은 굉장히 즐거운 거고, 사람들 좋아하고 원만한 것을 좋아한다. 사람들끼리 큰 소리 내고 다투고 이런 것들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라고 자신의 성격을 설명했다.

그리고는 이런 성격이 연기를 할 때도 이어진다며 "그런데 연기를 하면 걱정과 고민이 많아지더라. 나는 내 연기가 부족하다고 느끼기 때문에 계속 시나리오를 보지 않으면 겉핥기가 될 것 같아 계속 집중해서 그 안의 답을 파내려고 한다. 연기를 기술이나 순발력만으로 할 수는 없지 않겠나. 막상 촬영에 들어가면 그런 점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기도 하지만,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받는 스트레스니까 좋게 생각하고 있다"라고 털어놓았다.

스스로를 '일 중독자'라 칭한 그는 "일하기에도 바쁘고 시간이 모자라서 누군가를 케어할 시간이 없다. 지금은 일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쉼 없는 행보를 이어나갈 계획을 전했다.

꾸준히 쌓아온 자신의 필모그래피에 '함정'을 더해낸 마동석은 최근 김혜수와 함께 하는 영화 '가족계획' 촬영을 시작했다. 극중 김혜수와 20년 이상 함께한 가장 친한 친구이자 유학파 스타일리스트 평구로 분하는 마동석은 "자꾸 '댄싱퀸'에서의 게이 역할을 연관 지어서 물으시는데 와이프와 아이가 셋 있는 평범한 남자다"라고 마지막까지 센스 있는 설명을 덧붙이며 앞으로의 행보에 대한 기대를 당부했다.

slowlife@xportsnews.com/ 사진= 엑스포츠뉴스 권태완 기자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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