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조은혜 기자] SK 와이번스가 5연패 수렁에 빠졌다. 속수무책이었다.
SK는 3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의 시즌 11차전 경기에서 2-14로 완패하며 5연패에 빠졌다. 올시즌 최다 연패 타이 기록이다.
시작부터 녹록치 않았다. 이날 선발로 나선 크리스 세든은 3이닝 6피안타(2볼넷) 5탈삼진 5실점으로 무너지며 조기 강판을 당했다. LG전 완봉승의 영광은 어디에도 없었다. 이어 나온 문광은 역시 삼성은 4점을 더 내줬고, 4회 점수는 0-9가 됐다. 삼성 타선은 이 때 이미 두자릿수 안타를 완성한 뒤 5회에는 선발 전원 안타를 달성했다.
반면 SK 타선은 침묵 그 자체였다. 삼성 선발 차우찬은 4회까지 퍼펙트를 기록했다. SK 타자들은 차우찬을 상대로 단 한 번의 출루도 하지 못했고, 5회말이 돼서야 선두 정의윤의 2루타가 나오며 가까스로 퍼펙트가 깨졌다.
그리고 3회를 마치고 컨디션 난조를 이유로 최정이 이대수로 교체된 이후 라인업의 이름들이 줄줄이 바뀌기 시작했다. 이재원 대신 신인 이현석이 포수 마스크를 썼고, 브라운 대신 박윤이 들어섰다. 점수가 벌어질대로 벌어진 상황이었지만 '경기를 던졌다'는 느낌이 들게 했고, 경기를 지켜보는 사람들에게 이는 썩 유쾌하지 못했다.
타선의 짜임새는 당연히 헐거워질 수밖에 없었다. 타자들은 여전히 차우찬을 공략하지 못했고, 7회초에는 잇따른 수비 실책까지 겹치며 삼성에게 5점을 더 헌납했다. 점수는 0-14. SK는 7회말 신인 이현석의 데뷔 첫 안타이자 홈런이 터지면서 2점을 뽑아내 간신히 영봉의 수모를 벗어났다.
순위 싸움은 남의 일인 듯 보였다. 상대가 한껏 달아오른 선두 삼성이었다고는 해도, 올라갈 의지가 있는 지 의아할 정도로 투타가 무기력했다. 순위 싸움을 차치하고서라도 이날 SK의 경기력은 실망스러웠다. '행복드림'구장은 그나마도 많지 않은 SK팬들의 탄식으로 가득했다. 행복할 리가 만무했다. 홈팬들은 물론 원정팬들까지 맥이 빠지는 경기였을 것이다.
SK는 시즌을 길게, 멀리 보고 꾸려나갔다. 초반에 힘을 비축했다 중반부터 치고 나간다는 계산이었다. 때문에 아슬아슬한 상황에서 확실한 승부수를 띄우기 보다는 카드를 아꼈고, 이것을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로 여겼다. 잡을 수도 있었던 경기를 아쉽게 놓치고도 '전력이 완전치 않다'고 위안 삼으며 어제를 복기하기보다 내일을 기대했다.
그러나 퍼즐을 모두 맞추고서도 기대했던 반전은 없었다. 치고 올라가긴 커녕 오히려 추락하기 시작했다. 8월 25경기를 치른 SK의 승률은 9승16패 0.360으로 최하위. 팀 평균자책점은 6.14로 9위에 WHIP(이닝당 출루 허용률)은 1.66으로 제일 높았다. 팀 타율은 2할6푼2리로 역시 9위였다. 살아날 듯한 조짐은 보였지만 이내 주저앉았고, 살아날 듯 지금까지도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
SK는 10개 구단 중 우천 취소 경기가 가장 많아 그만큼 많은 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한 때는 이 잔여 경기들이 희망이었지만, 이런 실망스러운 경기가 계속된다면 그 경기들이 희망이 아닌 고역이 될 수도 있다. 어느덧 9월. 바로 지금이 과거에 바라봤던 그 내일이건만, SK의 현재는 그 때 그렸던 모습과는 너무나도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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