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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트도 韓·日 달라" 나카무라 코치의 수업시간 [나유리의 그린라이트]

기사입력 2015.09.01 07:00 / 기사수정 2015.08.31 23:37

나유리 기자



[엑스포츠뉴스=나유리 기자] KIA 타이거즈의 나카무라 다케시(48) 1군 배터리 코치는 선수들에게 다양한 경험을 전수해주는 스승이다.

나카무라 코치는 지난 1985년 1차 지명으로 주니치 드래곤즈에 입단해 88년부터 주전 포수로 활약했다. 주니치에서만 16년 가까이 몸 담았던 그는 요코하마와 라쿠텐을 거쳐 지난 2005년 현역 은퇴했다. 프로 통산 성적은 19시즌 1380안타 137홈런 604타점 통산 수비율 0.995 통산 도루 저지율 0.341(88,89,95년 도루 저지율 1위). 


NPB 올스타전만 총 8차례 출장한 스타 플레이어 출신 코치다. 코치로서도 요코하마, 주니치, 지바 롯데 등 여러 팀을 거쳤고 KIA에서 KBO리그와 첫 인연을 맺게 됐다. 

백용환, 이홍구 같은 나카무라 코치의 전담 마크를 받고 있는 어린 포수들은 스승의 현역 시절 기록을 정확히 알지는 못해도, "유명한 선수 출신이었다"는 점 그리고 "좋은 코치님"이라는 사실에는 입을 모은다. 일본프로야구에서 잔뼈가 굵은 나카무라 코치는 KIA 선수들의 성장에 긍정적인 도움을 주고 있다.

지난 30일 경기를 앞두고 나카무라 코치는 타자들의 번트 훈련을 직접 지켜보며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전날(29일) 주자 있는 상황에서 번트 미션에 실패한 박준태를 비롯해 최근 어린 야수들의 작전 수행 능력이 떨어져 고민이 있는 KIA다. 특히 희생 번트나 런 앤 히트, 히트 앤 런 같은 경기 도중 벌어지는 상황은 순간적인 상황 판단 센스와 상대 배터리의 흐름까지 읽는 눈치가 있어야 가능하다. 나카무라 코치가 꼼꼼히 조언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한국과 일본 모두 희생 번트의 목적은 같지만 방법이 다르다. 한국은 한 발을 뒤로 빼고 대는 경우도 많고, 대는 폼도 다르다. 일본에서는 번트를 눈으로 대라고 하는데, 반대로 한국은 눈에서 떨어져 댄다"는 나카무라 코치는 "상황에 따라 다른 번트 종류만 5가지가 있다. 일본에서 20~30년 전 8번 타자는 무조건 번트만 대는 타자였다. 현재 요미우리의 수석코치인 가와이 마사히로의 경우, 희생 번트 세계 기록을 가지고 있다(가와이 코치는 현역 시절 통산 533개의 희생 번트로 메이저리그 에디 콜린스의 512개를 제치고 1위에 올라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우리 선수들에게 (희생 번트를 댈 때)자신의 스트라이크존을 확실히 만들어 놓고, 그 존에서 공 하나 빠진 것 까지도 번트를 대라고 말한다. 번트를 댈 때는 자기가 주자라고 생각하고 수행해야 한다. 주자가 뛰는 상황을 고려해서 타이밍을 파악해야 한다. 자기 자신만 생각하면 절대 '희생'의 의미를 담은 번트를 댈 수 없다"고 설명했다. 

올 시즌 KIA에서 희생 번트를 가장 많이 댄 타자는 김민우(17개, 리그 2위)다. 주로 2번, 하위 타순으로 출장 중인 '베테랑' 김민우는 작전 수행 능력이 가장 좋은 선수 중 한명이기도 하다. 김주찬 혹은 신종길이 출루하면 김민우의 희생 번트로 다음 작전이 구사되곤 한다. 



그에 비해 김호령, 박준태, 박찬호 등 어린 선수들은 종종 실수를 하기도 한다. 희생 번트는 성공 해야 본전이다. 실패할 경우 다음 상황에 큰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 


나카무라 코치도 이 점을 지적하며 "번트 사인이 나왔는데 실패하면 경기 흐름 자체가 달라진다. 한국은 일본에 비해 번트 연습은 훨씬 덜하고, 배팅 훈련은 3배 정도 많이 한다. 야구 스타일이 다르기 때문이지만, 1점이 필요할 때는 번트도 잘 댈 줄 알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자님도 번트를 잘 댈 수 있다"고 농담을 던지면서 "번트는 누구나 연습할 수록 좋아진다. 타구의 비거리와 투수의 구속은 쉽게 늘어나고, 빨라질 수 없지만 투수의 제구와 타자의 번트 실력은 무조건 향상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에게도 낯선 리그에서의 매일매일이 도전의 연속이다. 포수들 키우랴, 상대 투수 파약하랴 정신 없이 하루를 보내다보니 어느덧 시즌 막바지까지 왔다. "처음에는 한국말을 잘 하지 못해서 답답한 면이 있었지만 지금은 괜찮다. 자주 가는 단골 가게도 생겼고, 한국 음식이 너무 맛있어 체중도 늘었다. 다만 내가 한국말을 못하는게 상대에게 실례라고 느껴질 때가 있다"는 나카무라 코치는 "매일 새로움의 연속이라 재미있다. KIA는 하얀 도화지처럼 가능성 있는 선수들이 많아 성장하는 재미가 있는 팀이다. 야구는 전세계 공통의 룰을 가지고 있지만, 나라마다 리그마다 다르다. 알면 알수록 어려운게 야구다. 그 차이를 배우는 재미가 정말 크다. 언젠가는 메이저리그에서 미국 야구도 경험해보고 싶은 욕심도 있다"며 미소지었다.

NYR@xportsnews.com/ 사진=나카무라 코치 ⓒ KIA 타이거즈



나유리 기자 NY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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