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김유진 기자] 배우 설경구와 여진구가 29살의 나이 차이를 뛰어넘는 남남(男男) 조화를 선보인다.
25일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영화 '서부전선'(감독 천성일)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천성일 감독과 배우 설경구, 여진구가 참석했다.
'서부전선'은 농사 짓다 끌려온 남한군과 탱크는 책으로만 배운 북한군이 전쟁의 운명이 달린 비밀문서를 두고 위험천만한 대결을 벌이는 내용을 그리고 있다. 설경구와 여진구의 출연 뿐만이 아닌, 드라마 '추노'와 영화 '7급 공무원', '해적: 바다로 간 산적'의 각본을 맡은 천성일 감독의 첫 연출작으로도 많은 관심을 모아 왔다.
설경구가 "내가 여진구의 아버지 뻘이다"라고 말할 정도로 실제 1968년생인 설경구와 1997년생인 여진구는 29살의 나이 차이가 난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이런 나이 차이가 전혀 느껴지지 않을 만큼 서로 공감하며 촬영을 이어갈 수 있었다. 빠른 현장 적응력의 여진구와 캐릭터에 빠르게 녹아든 설경구의 노력 덕분이었다.
탱크는 책으로만 배운 북한군 쫄병 영광을 연기하는 여진구는 "현장에서 감독님이 제 캐릭터 자체를 저에게 많이 맡겨 주셨다"며 "이렇게 해도 되나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이런 촬영은 처음이었다"고 설명했다.
농사만 짓다 끌려와 일급 비밀 문서 전달 미션을 완수해야 하는 남한군 쫄병 남복으로 등장하는 설경구는 "여진구를 캐스팅해주면 하겠다는 조건을 걸었었다"며 여진구와 꼭 함께 하고 싶었던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욕'과 관련된 두 사람의 에피소드도 이들의 조화를 기대케 했다. 여진구는 "촬영의 거의 98%를 설경구 선배님과 함께 촬영했는데, 처음에는 연기지만 그래도 반말도 하고, 욕도 하고 때리기도 해야 되니 걱정이 많았다. '선배님이 혹시라도 화내시면 어떡하지' 걱정했는데, 정말 편하게 해주셔서 감사했다"고 얘기했다.
이에 설경구가 "제가 극 중에서 여진구 씨에게 욕하는 장면이 있는데, 이 친구는 그걸 또 따라한다"고 말하자 여진구는 "선배님의 욕을 듣고 있으면 욕 같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오히려 굉장히 편안했다. 욕을 못 들은 날이 있으면 '오늘은 왜 못 들었지' 그런 생각이 들 정도였다"고 덧붙여 웃음을 안겼다.
흔히 전쟁영화라고 하면 전쟁 영웅들을 많이 더올리게 되지만, '서부전선'에서는 가장 평범한 사람들, 설경구와 여진구가 연기하는 남복과 영광이 전쟁터에서 겪는 고군분투를 통해 따뜻한 면모를 선보일 예정이다.
첫 연출에 나선 천 감독은 "시나리오가 처음 쓰여진지 8년이 지났다. 이렇게 임자를 만나서 어렵게 들어간 영화다"라며 작품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며 기대를 당부했다.
여진구는 "현장에서 정말 잘 뛰어논 작품이다"라며 자신이 느낀 편안했던 감정이 관객들에게도 통할 것이라는 확신을 전했고, 설경구 역시 "급박한 상황에서 두 쫄병이 보여주는 조화가 있는 휴먼드라마라고 생각한다"며 애정을 드러냈다. '서부전선'은 9월 개봉한다.
slowlife@xportsnews.com/ 사진= 엑스포츠뉴스 권태완 기자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