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호의 미국 진출이 확정됐을 때,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은 한국프로야구 '골든 글러브' 수상에 빛나는 강정호의 수비 실력이 메이저리그에서도 통할지 의문을 가졌다. 강정호는 (21일 기준) 3루에서 417.1이닝, 유격수 자리에서 352.1이닝을 소화하며 두 포지션 모두 통한다는 것을 입증했다.
그렇다면 강정호는 3루수와 유격수 자리 중 어떤 포지션에서 더 뛰어났을까? 더불어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팀 전체를 고려했을 때 그에게 알맞은 위치는 어디일까?
이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지난 20일 현재 워싱턴 내셔널스에서 근무하고 있는 스카우트와 함께 강정호의 수비를 파헤쳐봤다.
강정호는 3루에서 42경기, 유격수로는 40경기에 선발 출장했다. 경기 수는 적지만 강정호는 유격수 위치에 있을 시 6개의 실책을 범하며 3루에서 범한 5개보다 1개 더 많았다. 이유인즉슨 경기 수와 상관없이 유격수를 소화하며 총 186개의 공을 받았고, 3루에선 141개의 공이 그를 거쳐 갔다. 수비율[(척살수+보살수)/(척살수+보살수+실책수)]에선 0.965(3루)와 0.968(유격수)로 거의 동일하다.
스카우트는 "강정호는 두 포지션에서 모두 쉽게 공을 처리하며, 시즌 초 그를 따라다녔던 수비 부문에서의 의구심을 떨쳐냈다"며 "특히 조쉬 해리슨과 조디 머서가 부상으로 이탈한 상황에서, 클린트 허들 감독은 강정호를 두 수비 위치 어디에도 의심 없이 기용하는 모습이다. 또한 수비뿐만 아니라 공격에서도 피츠버그에 단비 같은 존재다"고 설명했다.
스카우트의 말처럼 강정호는 내야 두 포지션에서 안정적인 활약을 해내면서 메이저리그에서도 다재다능한 선수임을 인정받는 듯하다. 강정호의 수비력을 더 정확히 알기 위해 세부 기록을 살펴보자.
BIS(Baseball Info Solution)에 의하면 강정호의 평균 DRS(Defensive Run Saved, 수비하면서 얼마만큼 많은 점수를 지켰는지 나타내는 지표. 수비기여도의 개념이다. 0이 평균, +5 평균이상, +10 훌륭, +15 골든 글러브의 수비력으로 이해하면 된다)는 +9다. 유격수에선 이 부문 -3점을 받았다.
간단히 수비율과 비교해봐도 강정호가 0.968을 기록 중인 유격수 포지션의 리그 수비율 평균은 0.974다. 평균보다 낮다. 반면 리그 평균 수비율이 0.954인 '핫 코너(3루)'에선 0.965로 평균치를 웃돈다. 스카우트 역시 "강정호가 3루에 서 있을 때 리그 3루수를 통틀어 비교해봐도 더 넓은 수비 범위를 '커버'하는 것처럼 느껴진다"고 주장했다. 다시 말해 기록도, 스카우트의 시선도 강정호는 3루에 더 적합하다고 외치고 있다.
팀 전체를 봤을 땐 어떨까. 피츠버그는 해리슨이 손가락 부상과 함께 전력에서 이탈한 후로 22승 13패를 거두고 있고, 머서가 무릎 부상으로 떠난 후 16승 9패를 기록 중이다. 현재 강정호는 유격수와 3루수를 볼 수 있고 머서는 유격수, 3루수, 2루수까지 커버 가능하다. 포지션에 구애받지 않는 해리슨은 내야 전체와 외야 전체를 소화할 수 있다. 머서와 해리슨은 다음 주 내로 복귀 예정이며 '베테랑' 3루수 아라미스 라미레즈도 있어 피츠버그는 사용할 카드가 넘쳐난다.
결과적으로 선두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턱밑까지 추격 중인 시카고 컵스를 떨쳐내기 위해선 어떤 기용 방법이 최선일까? 스카우트는 "만약 경기 후반부에 피츠버그가 리드를 가져가고 있고, 감독으로서 수비에서 베스트 라인업을 가동해야 한다면 머서를 유격수로, 그리고 강한 어깨를 가지고 있는 강정호를 3루수로 기용하겠다. 해리슨은 2루로 보내고 닐 워커 또는 라미레즈를 1루에 넣겠다. 이유인즉 페드로 알바레즈의 1루 수비 실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라며 '베스트 수비 라인업'을 전망했다.
이제 곧 복귀하는 머서와 해리슨, 그리고 연일 활약 중인 강정호 덕에 허들 감독은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확실한 건, 강정호는 올해 가장 꾸준한 활약과 함께, 팀에 소중한 선수로 거듭났다는 것이다. 해리슨과 머서가 돌아온 후 강정호가 어느 수비 자리에 서 있을지 많은 이들의 눈길이 쏠리고 있다.
sports@xportsnews.com / 사진 ⓒ AFPBBNews=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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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원문)
Kang Jung Ho is at his best when he is a 3rd baseman
Numerous MLB scouts questioned and wandered if Kang Jung Ho, a gold-glove winner shortstop in KBO, can translate his defensive work to the MLB. After playing 417.1 innings at 3B and 352.1 innings at short, the Pittsburgh rookie has proven himself at both positions. The question is however, which position is he better and more suited at? Plus, what are the best options defensively going forward for the Pirates? To find out on these conversations, I’ve interviewed a current scout for the Washington Nationals on August 20, 2015.
Kang has started 42 games at 3B and 40 games at SS almost equaling his starts at both positions. In comparison, Kang has committed one more error at shortstop than 3B, six to five. Although Kang has played more innings at 3B however, more defensive chances came at shortstop, 186 at short to 141 at 3B. His fielding percentage is about equal as he is posting .965 at 3B to .968 at short. “Kang really has proven the doubts of criticisms he faced earlier in his career MLB career defensively as he’s handling the both left sides of the infield with ease,” the Nationals scout said. “Clint Hurdle seems to be comfortable with Kang at both spots and especially with the injuries to Harrison and Mercer, Kang has been so valuable to the team both offensively and defensively this year.”
It appears that Kang is settling well in MLB as a versatile player in the infield. On the other hand, let’s look at Kang’s defensive stats a closer look. According to Baseball Info Solutions, Kang’s Defensive Runs Saved Above Avg per 1,200 Inn at 3B is +9 compare to -3 playing shortstop. The number comes from the total runs above or below average fielder was worth over 1,200 innings. In addition, the league average of fielding percentage for shortstops are .974 but Kang is below the average number as he is posting .968 fielding percentage at short. However, Kang is above average in fielding percentage when it comes to playing the hot corner as the league average for third basemen are .954 compare to Kang’s .965 at 3B.
Not only does these numbers tell us Kang is better at 3B rather than SS, the Nationals scout believes Kang covers more range when playing 3B. “Kang has below average range when he is at short but when he is at 3B, he seems to cover more grounds than most third basemen in the league,” he said.
Pittsburgh is 22-13 since Harrison went down with a torn thumb ligament and 16-9 since Mercer departed with a sprained knee. Kang can play short and third; Mercer second, short and third; and Harrison is one of the most versatile players in the game, being able to play second, third, and both corner outfield spots. Both of them are expected to join the big league team later this week or next week. In addition to them, there is a veteran third baseman Aramis Ramirez, whom the Pirates acquired from the Brewers last month.
As a result, what is the best option defensively for the Pirates as they try to catch the Cardinals and hold off the surging Cubs down the stretch? “Let’s say Pittsburgh has the lead late in the game and I have to put the best defensive line-up out there. I would put Mercer at short as he has the most range at short and Kang at third base with his strong arm. That puts Harrison over to second base and Neil Walker or Aramis Ramirez taking over at first base since Pedro Alvarez is a poor defender at first,” the scout mentioned above said. Overall, Kang has been the most consistent and precious infielder for the Pirates this season and it will be interesting going forward where Kang ends up playing with Harrison and Mercer coming back soon.
조희찬 기자 etwoods@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