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이지은 기자] 지고 있어도 질 것 같지 않았던 전반기 '마리한화'. 후반기들어 그 상징이 휘청이고 있다.
전반기 한화 야구의 중독성은 '뒷심'에서 왔다. 거기서 만들어진 '역전승'은 히트상품이었다. 실제로 7월까지 올시즌 역전승이 가장 많은 팀은 한화였다. 점수를 먼저 내주더라도 쉽게 포기하지 않고 추격의 발판을 마련했다. 적절한 투수 교체로 실점을 최소화하고, 타자들은 집중력을 잃지 않고 적시타로 점수를 뽑았다. 한화의 승리공식 '마리한화'는 이렇게 만들어졌다.
하지만 후반기 들어 그 뒷심이 예전만 못하다. 특히 8월의 무더위에 투타 모두 지친 기색이 역력하다. 8월 한 달간 5승10패 승률 3할3푼3리를 기록하며 10개 구단 중 꼴지로 내려앉았다. 8월 1~6일 5경기 5연패, 8월 13일~18일 5경기 5연패로 두 번째 6연패 위기에 들어섰다. 역전승을 거둔 경기보다 선취점을 얻고도 내준 경기가 훨씬 많았다. 추격의 불씨를 살려내도, 역전의 문턱에서 꺼뜨리는 경우가 여러번이었다.
계속되는 '1점차 패배'가 이를 잘 보여준다. 또 한 번 닥친 5연패, 그 중 지난 3경기에서 모두 1점차로 패하며 상대에게 경기를 내줬다. 3연패-4연패-5연패의 기록이 모두 1점의 간발의 차로 만들어진 셈이다. 게다가 세 경기 모두 이기던 경기를 역전당한 뒤 턱밑까지 추격하다 내준 경기였다. 딱 1점 더 따라가는 게 버거워진 한화의 뒷심이다.
15일 포항 삼성전은 4-5 1점차로 패했다. 3회초 더블스틸 작전과 김경언의 적시타로 상대선발 차우찬을 상대로 2점을 먼저 뽑아내며 기선제압에 성공한 한화였다. 하지만 기세는 1이닝만에 꺾였다. 삼성은 3회말 연속안타로 출루한 구자욱과 박해민을 불러들이는 최형우의 적시타로 승부는 원점으로 돌아갔다. 이어 7회말 삼성이 상위타선을 앞세워 3점을 뽑아내며 역전했고, 한화는 8회초 데티 박노민의 적시타로 바로 2점을 따라잡았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1점을 더 낼 힘이 부족했던 한화는 결국 역전엔 실패했다.
16일 포항 삼성전도 5-6 1점차 패배였다. 0-1로 뒤지고 있던 5회초, 신성현의 볼넷으로 시작한 공격에 적시타가 이어지며 순식간에 4점을 뽑아 역전에 성공했다. 7⅔이닝 2실점으로 호투한 로저스에게 시즌 3승을 안겨줄 팀의 4득점이었다. 하지만 8회말 불펜이 순식간에 5실점하면서 손에 다 쥔 선발승이 순식간에 날아갔다. 9회 정근우와 강경학의 연속안타로 1점을 따라붙으며 1점차까지 좁혔지만, 김경언과 김회성의 적시타가 터지지 않으며 잔루 3루 상태에서 경기는 끝이 났다.
17일 대전 홈에서 상대한 NC와의 맞대결 역시 1-2로 졌다. 돌아온 탈보트가 호투하며 NC의 타선을 7⅓이닝 2실점으로 막아냈지만, 한화의 타선은 2득점을 뽑기가 버거웠다. 이날 기록한 안타는 2개. 그 중 하나가 1회말 기록한 김경언의 솔로홈런이었고 이날 득점은 이 1점이 전부였다. 한화의 타선이 선취점을 얻고도 빈타로 고전하는 동안, NC는 5회말 솔로포로 동점을, 8회말 적시타로 역전에 성공했다. 한화는 지키지 못한 1점차를, NC는 끝까지 지켜내며 승리를 가져갔다.
물론 상대들이 모두 내로라하는 강팀이었다. '여름 삼성'과 '포항'의 조합은 엄청났다. NC도 8월 승률 8할로 리그 1위를 달리고 있다. 하지만 필승카드를 내놓고도 단 1점차로 연패를 끊어내지 못하는 한화의 뒷심은 분명 '마리한화'와는 멀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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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은 기자 number3tog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