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우한(중국), 김형민 기자] 2015 동아시안컵이 마무리되며 축구대표팀이 얻은 가장 큰 소득은 새로운 재능들의 발굴이었다. 성인대표팀으로는 처음 나선 신예 선수들이 맹활약해줬고 충분한 잠재력과 가능성을 보여 앞으로를 더욱 기대케 했다.
이에 따라 그동안 얇아보였던 대표팀의 선수층도 두터워졌다. K리그를 비롯한 아시아 무대를 누비는 선수들만으로도 어느 수준 이상의 경기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텝들도 유럽에서 뛰는 주축들이 없을때 팀을 어떻게 이끌어야 하는지에 대한 감도 잡았다.
지금까지 대표팀이 발전해왔다고 한다면 다음 단계는 '이원화'다. 일명 '더블스쿼드'의 형태의 대표팀 운영이 앞으로 가능해질지 주목되고 있다. 만약 이원화 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대표팀은 어느 경기에서도 일정 수준 이상의 경기력을 유지하면서 좋은 결과들을 내놓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원화는 어찌보면 우리 대표팀에게 반드시 필요했던 과정 가운데 하나였다. 최근 몇년전까지만 해도 대표팀은 유럽에서 뛰는 선수들의 비중이 높았던 것이 사실이었다. 일각에서는 유럽파들만이 가지는 높은 기량을 이유로 들기도 했고 경기력에서도 이들이 있고 없고의 차이가 분명하다는 평가들로부터 대표팀이 자유롭지 못했다.
하지만 더욱 큰 문제는 어려운 선수 소집에 있었다. 유럽에서 선수들을 매번 대표팀으로 부르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먼 거리를 비행기로 왕복해야 하는 과정에서 오는 피로도는 선수들이 불가피하게 감수해야 하는 핸디캡이었다. 때로는 이로 인해 부상이 빚어지기도 했고 유럽에 있는 소속팀의 일부 감독들은 한국 선수들의 대표팀 차출이 있으면 우려부터 나타내기도 했다.
이번 동아시안컵을 계기로 이원화되면 이러한 부분들이 해소될 수 있다. 유럽리거들이 있고 없고의 경기력 차이를 좁히고 더욱 심화된 주전경쟁으로 전체적인 팀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기대감도 있다. 슈틸리케 감독 입장에서는 다양한 선수들을 활용할 수 있어 팀 운용의 폭이 넓어진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
신태용 코치는 "우리가 이번을 계기로 선수들의 가용폭이 넓어지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 앞으로는 대표팀 운용방안도 획기적으로 바뀌지 않을까 한다"면서 "우리가 꼭 유럽에서 뛰는 선수들에 의존하고 매번 다 불러서 경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 상황에 따라 국내 선수들만으로도 우리가 충분히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충분히 대표팀의 이원화 체제도 만들 수 있다. 감독님의 축구 철학을 믿고 가다보면 국내 선수들에게 조금 더 많은 기회가 가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있다. 스쿼드가 많이 넓어졌따는 점이 가장 고무적이다"라고 밝혔다.
동아시안컵을 마무리한 대표팀은 귀국해 각자 소속팀으로 흩어졌다가 이달말에 러시아월드컵 2차예썬 경기를 앞두고 다시 소집될 예정이다. 당장은 어렵겠지만 점차 유럽 선수들도 체력 등 컨디션을 효과적으로 조절할 수 있고 국내파 선수들도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는, 모두가 조화롭게 공존할 수 있는 이원화 체제가 완비해 가는 대표팀의 향후 행보가 기대된다.
khm193@xportsnews.com / 사진=이재성, 손흥민 ⓒ 대한축구협회 제공
김형민 기자 sports@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