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김경민 기자] 배우 이범수의 색깔을 어떻게 볼 수 있을까?.
이범수 하면 떠오르는 색깔은 없다. 다만 그의 연기력은 누구나 인정하는 부분일 것이다. 그렇다고 그의 연기 스펙트럼을 한정 짓기는 애매한 부분이 있다.
물론 대한민국에 '연기의 신', '연기본좌' 라는 수식어를 달고 있는 배우들은 많다. 송강호, 최민식 등 영화계 터줏대감부터 대세 배우 하정우, 류승룡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배우들과 이범수의 행보는 조금 다르게 볼 수 있다. 일단 이범수는 강렬한 한 작품을 통해 순식간에 스타 반열에 오르거나, 수려한 외모로 데뷔부터 집중을 받은 배우가 아니다. 또한 영화면 영화, 드라마면 드라마에 국한되거나 특정 이미지를 집중 소비하는 배우 역시 아니다. 때문에 '이범수' 하면 떠오르는 색깔을 찾기 힘든 것도 사실이다.
그의 필모그래피를 보면 이 부분이 더 명확해 진다. 중앙대 연극영화과 시절부터 ‘연기에 미친 놈’ 소리를 들어왔던 이범수는 맨 발로 영화판을 뛰어다니며 ‘개 같은 날의 오후’ ‘은행나무 침대’ ‘접속’ ‘해가 서쪽에서 뜬다면’ 등 10년 간 수 많은 작품 속에 있었으나 그를 기억하기는 힘들다.
지난 1998년 영화 ‘태양은 없다’를 통해 드디어 대중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그는 당시 파격적인 단발머리에 찰진 비속어를 구사하며 역대급 신스틸러의 한 장면을 장식했지만 대부분 그를 조연급 스타 탄생 정도로만 여겼다.
그러던 그가 2000년을 넘어서부터 코미디부터 로맨틱 드라마, 액션, 스릴러, 감동 드라마까지 장르를 넘나들며 슬슬 주연 자리를 꿰차기 시작하더니 드라마 ‘외과의사 봉달희(2007)’, ‘온에어(2008)’ ‘샐러리맨 초한지(2011)’에서 멜로물의 남자 주인공으로 흥행몰이에 성공, 최근 2013년 드라마 ‘총리와 나’에서는 소녀시대 윤아와 러브라인을 선보이기도 했다.
이쯤 되면 주연 배우로서 고급스런 이미지 포장에 치중할 법도 한데 이범수의 장르 넘나들기는 여전하다. ‘신의 한 수’ ‘트라이앵글’ 등으로 2014년 한 해에만 안방과 브라운 관을 넘나들며 선 vs 악을 동시에 선보인 그가 최근 JTBC ‘라스트’ 주연으로서 드라마의 중심을 확실히 잡고 있다.
‘비열하면서도 아픔을 내포한 카리스마’라는 난해한 ‘곽흥삼’ 캐릭터도 이범수가 하면 쉽게 해석이 가능하다. 여기에 개봉작 ‘뷰티인사이드’의 우진 역, 영화 ‘순정’의 우정 출연, 2016년 대작 ‘맥아더’까지 주연부터 특별출연 구별 없이 작품에 뛰어드는 그의 열정이 결국 지금의 이범수를 탄생시킨 원동력이라 볼 수 있다.
장르를 넘나든다는 것은 배우로서 최고의 장점이다. 어떤 배역을 맡겨도 그림이 그려진다는 것은 연기력은 기본, 그 동안의 작품을 통해 대중들에게 신뢰를 쌓은 배우만의 내공이 있기 때문이다.
이범수라는 배우는 색깔이 없다. 다만 그의 캐릭터는 살아 움직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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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민 기자 fende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