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17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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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한 '벌떼 불펜' 작전, 두산에 후반기 과제는 주어졌다

기사입력 2015.07.31 12:33 / 기사수정 2015.07.31 16:21

이지은 기자


[엑스포츠뉴스=이지은 기자] 너도 알고 나도 아는 두산 베어스의 최대 약점, 바로 불안한 '구원진'이다. 강력한 선발진으로 기선제압을 하면서 미약한 뒷심을 보완하고 있지만, 불펜 난조는 여전한 숙제로 남아 있다.

두산의 선발진은 이미 리그 최강이다. 현재 유희관-장원준-스와잭-허준혁-진야곱으로 이어지는 5선발이 기본 6~7이닝은 막아주고 시작한다. 오른쪽 어깨에 통증을 느껴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던 니퍼트도 빠르면 31일 1군에 복귀할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벌써 안정적인 선발감만 6명, 꿈의 6선발 체제도 가능하다. 대부분의 팀들이 선발진 붕괴로 골머리를 싸매고 있지만, 두산은 선발이 넘치는 게 고민인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하지만 불펜을 들여다보면 사정이 달라진다. 불펜에 쓸 운을 모두 선발에 몰아썼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다. 시즌초부터 불펜은 계속해서 약체로 평가받아오던 두산이었다. 올시즌 두산의 불펜진이 기록한 평균자책점은 5.50으로 막내 kt에 이어 끝에서 2위다. BB/9(9이닝당 볼넷)도 4.55개로 역시 리그 9위를 차지했다. 시즌초보다는 구원진이 안정을 찾은 상태지만, 마음 한 구석이 불안한 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그러다 보니 '선발의 어깨'가 두산의 유일한 불펜 활용법이라는 자조도 나온다. 최대한 선발을 길게 끌고가서, 불펜이 소화할 이닝 자체를 줄이는 게 승리를 위해서는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이는 불펜진의 방화로 다잡은 경기를 내주는 일이 많았기에 나오는 아쉬움이다. 뒤집어 생각해보면 오현택, 윤명준, 이재우, 이현승, 함덕주 등의 필승조만 살아나준다면 아쉬울 게 없다는 소리다.

30일 잠실 한화전은 이런 불펜의 한계를 다시금 상기시키는 경기였다. 선발 허준혁이 5⅔이닝 무실점 상태로 주자 두 명을 놓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하지만 윤명준이 이 둘을 모두 불러들이며 2자책을 얹어줬다. 7회초 1사 3루 상황에서 윤명준에게 마운드를 이어받은 함덕주는 결국 아웃카운트 하나도 채우지 못하고 볼넷과 몸에 맞는 공을 기록했다. 함덕주에 이어 등판한 오현택은 김경언에게 적시2루타를 맞으면서 앞선 두 구원진의 자책점 1점씩을 올려줬다. 8회초 2사 1루상황에서 마운드를 넘겨받은 이현호는 연속안타를 맞으며 강판됐고, 마지막 투수 이재우는 결국 밀어내기 볼넷으로 오현택의 자책점을 높였다. 5명의 불펜이 투입됐지만, 누구도 이닝을 제대로 막아내지 못한 채 '폭탄 돌리기'만 한 셈이다.

물론 반등의 여지는 보인다. 선발 니퍼트가 돌아오면 4~5선발 중 하나는 불펜에 합류하는 게 수순이다. 이 중 진야곱(26)의 불펜 전환이 가장 유력하다다. 진야곱은 8일 한화전에 중간계투로 깜짝 등판해 2이닝 1피안타 4삼진으로 완벽한 피칭을 선보이며 한화의 타선을 무실점으로 막아냈던 바 있다. 마무리 노경은이 제 페이스를 찾아 돌아온다면 현재 더블스토퍼로 쓰이고 있는 이현승 오현택의 활용도도 다양해진다.

선발도 강하다. 타선도 뜨겁다. 유일하게 발목을 잡는게 불펜이다. 후반기 선두싸움을 위한 마지막 과제도 여기에 있다.

number3togo@xportsnews.com / 사진=엑스포츠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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