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5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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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한의 눈] 트레이드? 주저하지 않아도 좋다

기사입력 2015.07.27 10:05 / 기사수정 2015.07.27 10:06

스포츠부 기자


예전 선수들은 트레이드 통보를 받으면 좌절했다. 여기에는 한국적인 정서가 깔려있다. 한 팀에 정과 마음을 붙이고 뛰었는데, 그 팀에서 떠난다는 것 자체를 힘들어했다. 그것은 팬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지금은 그럴 필요가 없다.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기회를 얻는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타당한 트레이드는 언제든 환영이다. 

매년 트레이드 마감 기한이 다가오면 모두 시장의 흐름을 주목한다. 올해도 몇차례 대형 트레이드가 성사됐고, 정의윤이나 유창식 같은 유망주들이 유니폼을 바꿔입었다. 

트레이드를 하고나면 어느 팀이 더 이득인지, 손해인지 따져보는 이야기들이 오간다. 그래서 감독들이 트레이드를 부담스러워하기도 한다. 혹시 자신의 팀이 더 손해를 보면 비난의 화살이 돌아오기 때문에 미처 꽃 피우지 못한 유망주들을 끌어안고만 있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우리 프로야구의 역사가 벌써 30년이 넘었다. 이제 그런 것들은 사라져도 좋다. 트레이드 문호를 더 활짝 개방해서 선수들에게도 기회를 주고, 구단에서 필요로하는 선수들을 영입해야 한다. 

과거부터 지금까지 트레이드에 있어서 한가지 금기시되는 부분도 있다. 바로 프랜차이즈 스타들에 대한 '트레이드 불가'다. 예전에도 김시진, 최동원, 장효조 같은 연고지를 대표하는 프랜차이즈 스타 선수들이 트레이드 대상이 됐을 때 '팬심'에 큰 동요가 있었다. 그렇지만 현대 야구에서는 양 팀의 이해 관계가 떨어졌을 때 합리적인 트레이드는 설령 그 대상이 프랜차이즈 스타라고 할지라도 굳이 불가 항목으로 못 박을 필요는 없을 것 같다. 

현재 한화에서 맹활약 중인 김경언 같은 선수도 트레이드를 통해서 뒤늦게 빛을 보고 있는 케이스다. 물론 트레이드도, 구단 운영도, 선수 구상도 모두 사람이 하는 일이기에 실패할 수 있다. 그러나 비난에 움츠리지 않고 더 유연하게 트레이드를 할 필요가 있다. 

내가 감독을 하던 당시 현대에서 박재홍을 데리고 오고, 유망주였던 정성훈을 현대로 보내는 트레이드를 진행했었다. 박재홍이 부상때문에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하면서 결과적으로는 실패에 가까운 케이스였다. 사람들은 내게 그 트레이드의 결과만 가지고 후회하지 않냐고 묻기도 하고, 비난의 쓴소리도 했다. 하지만 당시 나는 박재홍이라는 간판급 중심 타자가 필요했었기 때문에 트레이드를 결정했다. 트레이드 자체를 후회하지는 않는다. 

나는 단 한번도 다른 팀에 가보지 못했다. 프로 생활을 KIA에서 시작했고, KIA에서 마무리 했다. 지도자가 된 후에도 최근 한화에서 수석코치로 일했던 것을 제외하면 한 팀에서만 머문 셈이다. 프랜차이즈 스타로 많은 고향팬들의 사랑을 받았지만, 그런 부분은 아쉬웠다. 다른 팀의 정서를 알지 못해서 지도자 생활을 하면서 어려움을 느낄 때도 많았다. 다양성을 흡수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 팀에서만 뛰었다는 것이 나에게는 자부심이지만, 다른 각도로 봤을 때는 아쉬움도 분명히 있다.
 
우리는 여러 선수들이 트레이드를 통해 새로운, 또다른 전성기를 맞는 모습을 지켜봐왔다. 3년 연속 굳건히 '홈런왕' 타이틀을 차지한 박병호를 사례로만 들어도 더이상 다른 설명이 필요하지 않다. 

엑스포츠뉴스 해설위원 / 사진=(왼쪽부터)LG로 이적한 임훈-여건욱-진해수 ⓒ 엑스포츠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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