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전주, 조용운 기자] 수원 삼성이 정대세 없이 사는 법을 절반 성공했다.
서정원 감독이 이끈 수원은 26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북과의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5 23라운드서 1-2로 패했다.
수원이 서정원 감독의 고육지책을 통해 전북을 상대했다. 올해 원톱 정대세의 활약으로 공격 걱정이 없던 수원은 이달 초 정대세가 일본 J리그 시미즈 에스펄즈로 이적하면서 최전방에 구멍이 생겼다.
정대세와 함께 공격을 이끌어줄 것으로 예상됐던 카이오가 부상과 부진으로 고생하면서 대체자를 찾기가 어려웠다. 중국 2부리그서 임대로 뛰고 있는 하태균(옌벤FC)을 복귀시키려 했지만 불발됐고 어렵게 일리안 미찬스키를 데려왔으나 풀타임을 뛰기엔 아직 몸이 준비되지 않았다.
서 감독이 택한 카드는 서정진 원톱이었다. 당초 염기훈의 원톱화를 생각했던 것과 달리 서정원 감독은 이날 서정진을 가장 앞선에 두고 염기훈과 산토스, 고차원을 2선에 배치했다. 4-3-3과 4-1-4-1을 번갈아가며 경기에 임했고 정통 공격수가 없음에도 빠르고 재기 넘치는 자원을 바탕으로 전북을 괴롭혔다.
서정진을 앞세운 가짜9번 전술은 효과적이었다. 전북의 최강희 감독이 작지만 빠른 공격수를 차단하기 위해 수비형 미드필더 2명을 내세웠지만 서정진과 염기훈, 산토스의 연계와 움직임의 속도는 수비를 단단히 한 전북도 막아내기에 버거웠다.
서정원 감독은 "서정진이 좌우로 빠져다니면 공간이 생길 것이다. 그 자리를 활용해야 한다. 선수들이 크지 않지만 콤비네이션에 크게 집중했다"고 밝힌 그대로 골이 나왔다.
0-0으로 진행되던 전반 12분 수원은 자기 진영서 홍철이 하프라인으로 길게 연결한 볼이 그대로 역습으로 이어졌다. 상대 오른쪽 수비수 최철순이 공격으로 올라간 공간을 서정진이 왼쪽으로 이동해 볼을 잡아내며 공격을 풀어나갔다.
서정진을 따라 나온 전북의 수비진은 뒤로 파고드는 염기훈을 놓쳤고 염기훈을 거친 패스는 산토스에게 연결돼 호쾌한 슈팅으로 수원의 결승골이 만들어졌다. 서정원 감독이 말한대로 서정진→염기훈→산토스로 이어진 콤비네이션이었다.
이후에도 수원은 앞선에 위치한 빠른 공격수들을 스위칭을 통해 활용하며 전북의 수비를 공략하는 데 성공적인 면을 보여줬다.
후반 들어 전북이 파상공세로 나와 수비에 열중한 수원은 공격에 대한 부분을 많이 보여주지 않았지만 후반 25분 새로 영입한 일리안을 투입하면서 원톱의 대안까지 보여줬다.
아쉽게도 수원은 종료 8분 전 루이스에게 동점골을 내주고 3분 전 이재성에게 역전골까지 얻어맞으며 1-2로 패했지만 후반기 정대세 없이 사는 법을 어느 정도 터득한 모습이었다.
puyol@xportsnews.com / 사진=프로축구연맹 제공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