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나유리 기자] 지금 조상우(21,넥센)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휴식이다.
조상우는 리그에서 가장 '어마무시한' 직구를 보유한 투수로 꼽힌다. 겨우 프로 3년차. 입단 첫 해는 거의 1군 경기를 뛰지 않았던 것을 감안하면, 단 2년 안에 리그 정상급 불펜 투수로 거듭났다. 150km/h를 쉽게 넘나드는 조상우의 공은 강타자들도 연신 방망이를 헛돌릴만큼 위력적이다.
그런 조상우가 조금 지쳤다. 올 시즌도 잘 흘러오다가 7월 중순부터 흔들렸다. 특히 지난 11일 목동 NC전에서 1이닝 동안 피안타 1개와 볼넷 3개를 허용하고 순식간에 5점을 내준 것이 시발점이 됐다. 조상우가 한 경기에 5실점을 한 것은 데뷔 이후 이날이 처음이었다.
그 이후 등판한 3경기에서도 내용이 좋지 못했다. 삼성과의 3연전에서 두차례 등판해 1⅓이닝 2피안타 2볼넷 1실점, 1이닝 3피안타 3볼넷 5실점으로 경기를 어렵게 풀어나갔다. 3경기에 11점을 내준 셈이다.
올스타 휴식기 이후 첫 등판이었던 21일 경기에서도 아웃카운트를 1개 잡는 동안 볼넷 2개를 내줬고, 이것이 실점으로 연결됐다. 타자와의 승부 내용이 좋지 못했고, 최근 볼넷 갯수가 급격히 늘어난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최근 4경기에서 허용한 볼넷이 10개에 이른다.
충분히 피로도가 쌓였을만 하다. 2년째 필승조로 활약하고는 있지만, 지난해에는 발목 부상으로 약 2달간 경기에 나서지 못해 총 45경기에 출장했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이미 지난해 45경기를 돌파했고(48경기), 10구단 체제로 운영되면서 돌아가며 찾아왔던 나흘 휴식이 사라졌다는 것도 아직 어린 조상우를 지치게 했다.
결국 염경엽 감독은 21일 경기가 끝나고 조상우의 2군행을 지시했다. 질책성이 아닌, 나중을 고려한 방책에 가깝다. 페넌트레이스 막바지와 포스트시즌까지 고려했을 때 조상우의 역할이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올 시즌 처음으로 2군에 내려간 조상우에게 가장 먼저 떨어진 명령은 '휴식'이다. 손혁 투수 코치는 "일단 3~4일은 무조건 재밌게 놀라고 했다. 러닝을 조금 뛰고, 놀면서 훈련을 하되 절대 공을 던지지 말라고 했다. 그래야 잊을 수 있다. 어린 선수들은 확실히 나쁜 것을 지우는데 오래 걸린다. 좋을 때는 좋은 것만 계속 생각하지만, 나쁠 때는 좋은 것을 생각하려고 해도 나쁜 것만 생각하게 된다. 그러다보니 마운드 위에서 스스로 꼬이게 된다"고 말했다.
조상우에게 '쉼표'가 필요했다는 사실은 코칭스태프도 인정하는 사실이다. 손 코치는 "다들 괜찮을거라고 생각했지만, 생각보다 투수들은 지난해 나흘 휴식기에 몸이 익숙해져있었을 것이다. 더욱이 상우는 작년에 다리를 다쳤었기 때문에 풀타임을 소화하지 않았었다. 그리고 쭉 잘해온 투수라 한번도 이렇게 무너져본 경험이 없다. 그래서 당황했을 것이다. 본인은 팀에 미안해하지만, 그럴 필요 없다. 상우만 잘 올라온다면 팀도 강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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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유리 기자 NYR@xportsnews.com